20여 년 만에 국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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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4D
2달 전
20여 년 만에 국내선 항공기를 타기 위해 국내선 항공권을 예매했다. 내 손으로 예매하는 건 처음이다. ‘비행기 탈 때 신발 벗고 타는 거야’라는 농담이 생각날 만큼 떨린다. 이제 정말 돌이킬 수 없다. 이번 결정에 따라 경제적으로는 더 힘들어지겠지만, 내가 ‘어떤 문제’에 몇 개월 씩 사로잡혀 힘들어 하는 걸 알고 관심을 돌릴 수 있게 주변에서 상황을 만들어 줬다고 생각하려 한다. 다른 일로 눈을 돌리려는 시도는 얼마 전부터 조금씩 해 왔다. 예전처럼 작거나 예쁜 카페를 다니며 한두 시간 정도 별 생각 없이 박혀 있어도 될 공간을 찾으려 했다. 일부러 멀리 스포츠 관람을 가서 경기장 특유의 분위기를 머리에 새롭게 불어 넣기도 했고 장거리 운전으로 여행을 다녀 오기도 했다. 모든 시도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는 있었다. 그러나 24시간 내내 머리와 마음에 박혀 있는 ‘어떤 문제’로부터 관심을 돌려 놓을 만큼 충분한 자극을 주지 못했을 뿐이다. 며칠 동안 내가 이번에 벌여 놓은 일 생각만 났다. 다분히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일을 꾸미는 거냐고 물으면 대충 둘러대고 앓는 소리를 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실실 웃기—아직 돈을 안 내서 그렇겠지만—까지 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고 그 와중에 행복회로를 더 많이 돌려 댔다. 최근 몇 달 동안 온전히 나를 위해서 그렇게 무모하게 일을 꾸몄던 때가 있었던가. 머리 속에 신선하고(?) 긍정적인 자극이 들어온 적은 또 언제였나. 사고뭉치인데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여운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로 결정하면 이런 기분일까. 몇 달 만에 설레기까지 한다. 곧 시작될 2년이 부디 즐거운 지옥이길 다시 한 번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기꺼이 내 손으로 지옥문을 열어 젖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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