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기장. 내 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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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G07
2달 전
내 일기장. 내 추억. 처음 시작한 날을 기억하고 내 시간과 기억을 담아주었기에 소중한 친구가 되었지. 늘 그랬듯이 친분만 유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질러진 마음을, 생각을 편하게 흘려두고 원하면 덮을 수 있는 이야기를. 차마 말할수 없던 생각부터 감정을 담아내고 있는 내 일기장을 펼친지도반년넘게 흘렀지 뭐야.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나왔고, 방안에서 근근히 목소리만 듣고, 겁이나서 여러 눈앞에 서있는건 물론이고 글로도 남들에게 전하질 못하고, 허점만 많은 모습을 숨기고 싶었고 그와중에 너무 좋았던 일은 오래된 상처를 가려주었고 얼마가지않아 상처는 더 깊어갔지. 둔한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 애에게 감정이 아닌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뒤늦게 알았지. 무슨일이 일어나면 뭐할까. 그때 내가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가 중요했는데. 그런데 나는 감정표현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글로도 말로도 표현할수 없는 감정은 대체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어. 이게 나쁜건지 좋은건지 모르겠어 정말. 이번 새학기 첫날. 다행이도 아는 얼굴이 있는 편이었지. 비대면과 대면. 어느곳을 가더라도 얼굴을 가렸다지만 나만 혼자있는 이곳은 적응이 안돼. 이사와 전학. 하필 내게 좋지 않을 타이밍에 이어진 일은 고학년이 될때까지 나를 외딴 섬에 있게 했지. 다들 그럴줄 알았어. 다들 말할 상대가 있는데 나만 입을 다물고 말도 못하고. 너무 공허했어 글로 전하면 더 깊어질까봐 담을수 없었어. 내 생각을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할때, 그때만큼 답답한 날이 없어. 3층. 낮은층이지만 낮지 않은 곳. 스스로 커튼을 걷고 아래를 내려다봤어. 창문 너머로 나뭇가지 몇개, 딱 그정도만 보여 예고된 그날, 전날밤에 떨어져 보기로 결심했지. 맨 앞자리. 집중도 못하고 생각에 엉켜서 잘못된 페이지를 피고있는지도 모르고 그대로 지적당한건지. 어쨌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열이오르더라. 당연한건데도 시선이 닿더라. 이와중에 원망이 들었나, 대체 왜였는지 의문에 빠진듯해. 먹먹하고 답답하고, 옷이 조이는듯이 숨이 막히고 고개를 숙인채 참아내고, 또 반복. 그날 집으로 돌아갈때 꽉 막힌 지하가 아니라 다른 길로, 지상으로 올라와서 어제 보았던 창문 아래, 땅을 바라봤어. 어두워서 잘 안보였지만 보일건 보이더라. 군데군데 나와있는 나뭇가지들. 뾰족하지만 금방이라도 부서질것만 같은. 저녁을 먹는데 너무 가라앉은건지 눈도 못마주쳐. 그대로 혼자서 밤을 보냈어. 혼자서 커튼을 올리지 않는내가 살짝 커튼을 올려두었지. 가로등 빛이 방을 비추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듯 고요했어. 무슨짓이라도 해보려고 한 당일날. 하필 비가오더라. 눈앞에서 비가 오는데 나도 눈물날거같더라. 왜 하고픈데로 할 수도 없고, 금방 그치길 바라고 하루를 보냈는데 비는 그치지를 않더라. 그날 밤. 옷을 갈아입고 창가에 섰어. 난간은 내키에 비해 좀 높아서 옆에있던 의자를 밟고 그 위에 서있었지. 난간을 붙잡고 어제도, 오늘 밤에도 본 젖은 땅을 바라보는데 내가 이리 겁이 많은줄은 몰랐어. 아무리 위에 있더라도 혹시 떨어질까 긴장만 했지 무섭진 않았는데. 힘주어 난간만 붙잡았지. 솔직히 죽을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서 고작 3층에서 그랬는데. 나중에 혹시 내가 하늘과 더 가까워진 곳에서 마음 먹으면 망설이지 않게끔. 그럴 생각이었는데 세상은 날 가만두지 않는걸까. 난간을 붙잡고 있는동안 하루종일 고요하던 심장이 뛰는게 느껴졌지. 그 순간 우리 엄마가 날 붙잡고 끌어내렸지. 그 눈을 똑바로 보니까 눈물이 나와. 아침에도 날 깨우던 그 사람 앞에서 말도 못하고 숨도 못쉴만큼 울었던거같기도 해. 우는데 숨이 막혀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내고 두시간은 지나서야 내 방에서 나왔어. 거실로 가고, 부엌가로 갔는데 식탁에 남은 내 저녁을 아직도 기억해. 힘들게 퇴근하고 나 먹일려고 스파게티 해주셨는데. 결국 못먹었던게 기억에 남는 걸 잊을수가 있을까. 엄마가 우는걸 눈앞에서 봤어. 내 손잡고 우는데 겨우 멈춘 눈물이 다시 흐르고 나는 다시 깨닫더라. 우리 엄마는 맘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었다는걸. 다음날 나는 늦게까지 침대에서 누워있다가 일찍 퇴근한 엄마랑 점심먹으러 갔어. 눈은 부었는데, 그래도 맛있더라. 나는 이때부터 내 친구에게 무슨 말도 못했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반년넘게 보냈는데도 한글자도 쓰질 못했어. 너무 창피해서, 한심해서 그때 나는 내 감정 모두를 전하질 못했는데, 어떻게 전달하는지도 모르고 시작하는 방법도 몰랐고. 결국 제자리더라. 그때 말하지 못한 감정을 전하고 싶은데 이제 글로 써서 전하는게 최선인데도 내 친구와 같고, 직접 이름을 붙인 너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래도 자주 핸드폰 메모장에 글을 써두곤 하루를 마감했지만 결국 전하질 못했으니. 난간에 서있던 날. 뜯지 못한 커터칼을 샀던날. 침대 구석에서 울었던 날.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던 날. 모두 남겨두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지금은 그때보다 나아. 말하고, 대화하고, 문자로도 연락할 사람이 있으며 말하는게 일상이 되었으니. 하지만 나는 연기하는 듯이 사는것만 같아. 그냥 같은 소속이라기엔 가깝고, 친구라기엔 가볍고, 인연이라기엔 영 아닌듯이. 그래서 밝은척 연기하는듯 사는데 내가 내가 아닌듯이 위화감이 들어. 오늘도 이 감정을 담아내지 못한채 내일이 오겠지. 이 새벽에 이렇게 무력한 나는 의미 없이 타자만 치다가 과분한 꿈을 꾸겠지. 언젠가 내가 썼던 모든 글이 한심해질때면, 수치스러워 없애버리려 한다면 어찌해야 할까. 오늘을 사는 이유를 생각하다보면 이룰수 없는 꿈을 이룬 나를 상상하다보면 현실이 더 강하게 나를 밀어붙여. 결국 또 도망치겠지. 기분 좋은척 또 연기하겠지. 나는 오늘도 이렇게 살아. 조만간 내가 꼭 오늘을 적어 줄꺼야. 조금이라도 빨리 용기내고 싶어. 언제나 고마워. 라이 반년이 넘은 시간동안 기다려 주어서 고마워. 이리 한심한 나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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