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몸도 마음도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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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4D
2달 전
나는 몸도 마음도 너무 허술한 사람이라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 금방 이끌리곤 했다. 그리고 늘 망했다. 나 때문이지. 내가 문제지. 나만 없으면 되지. 나는 내가 내 자신으로 존재하는 게 서러웠다. 수십 년을 살아 남아 가지고 있는 게 이딴 몸뚱아리와 이따위 마음이면 그냥 처음부터 세상에 안 나왔으면 됐는데 왜 괜히 기어 나와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하며 아직도 살아 있을까 싶었다. 삶의 의미는 이미 진작부터 없었다. 그 안에서 나름의 재미를 쫓긴 하지만 크게 보면 그저 살아 있으니까 사는 것 뿐이다. 마음 속에 언제나 ‘나 따위가’, ‘이게 다 뭔 소용이라고’, ‘내가 뭐라고’ 같은 말들이 돌고 있다. 난 별로 남들에게 도움도 안 되고, 속된 말로 빨아 먹을 ‘단물’도 없으니 당연한 거겠지. 솔직히 이제는 시골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을 옆자리에 태워 주는 일보다 다른 이에게 친근함을 표시하고 마음을 주는 게 훨씬 더 두렵다. 직장 동료든 지인의 지인이 됐든 처음엔 다들 내색하지 않다가 나중에는 다 떠날 게 뻔하다. 그리고 뒤에서는 열심히 욕하겠지. 그걸 알면서도 마음을 닫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다. 그냥 바로 말을 해 주지. 그러면 멍청하게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가 손발 잘리는 일은 없었을 것 같은데. 이미 늦었지만. 성인이 된 이상 사람의 조건을 보고 판단하는 건 피할 수 없더라. 그런 세상에서 수십 년 된 ‘깡통 옵션’ 중고차 같은 나는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아무도 찾지 않을 테니까 빨리 사라지는 게,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대다수가 나를 모르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게 맞겠지. 그걸 바라고 이 곳에 왔는데 XX같은 나 때문에 또 다시 그런 곳을 찾아야 한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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