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때문에 가발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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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qkf
11일 전
항암때문에 가발
안녕하세요 저는 8월 초에 항암치료 시작해서 2주 전에 항암치료를 끝냈어요 다행히 암이 엄청 초기라서 항암치료가 그렇게 길지 않은 일은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장 내일부터 학교를 가게 되었는데 문제는 머리카락이에요 비싼 돈을 주고 가발을 맞췄는데 아직 더워서 그런지 땀 때문에 가발 앞머리 테이프가 자꾸 떨어져서 위로 올라가구요 부모님이 가발 맞춰주실 때 비싸지만 제가 자신감 가지고 밖에 나가는게 더 좋으시다면서 말씀해주신게 생각나서 더 죄송한 기분이 들어요 안그래도 치료비 때문에 돈도 들었을텐데..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왜 안 왔었냐고 당연히 물어볼거고 저는 대답을 하겠죠. 말을 하고 웃을 때마다 가발이 점점 위로 올라가거든요 눈치채는 친구들도 있겠죠 저한테 왜 가발을 쓰냐고 물어보는 것도 두렵고 원래 제 머리랑 다르게 컬도 많이 들어가 있고 앞머리 부분이 숱이 많아져서 어색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가 항암 기간이 짧아서 머리를 다 밀지 않아서 머리가 아주 조금 골룸처럼 남아있거든요 그래서 더 고정력이 약하지 싶고… 그냥 계속 눈물만 나와요 내일 1교시가 체육인데 체조할 때 가발이 흔들리지 않을까 싶고요.. 수행평가도 있네요 그리고 7일 뒤면 시험을 쳐야해요 학교를 쭉 못 갔기 때문에 수업 당연히 못 들었고 공부할 시간도 7일 뿐이에요 지금 성적으로는 고등학교 진학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2학기를 아예 망치면 또 모르는 일이잖아요 매일 이런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더 커져서 요즘에 밖에 나가기가 싫고 학교고 학원이고 정말 가기 두렵고 햇빛을 받는 오후에는 가발이 빛에 반짝거릴까봐 눈을 깔고 학원을 가구요 지금 당장 제가 할 수 있는게 없고, 이 현실을 부딪혀야 한다는 선택지 밖에 없는 것 같아서 두려움은 더 커지네요 비싼 돈 주고 가발 맞춰주신 부모님 앞에서 이런 말 하기도 죄송스럽고 또 가족들 앞에서 울기도 싫네요 매일 가발 티 나냐고 물어보는데 안 난다고는 하더라고요 주변에서 .. 근데 자꾸 제 눈에는 앞머리가 떠 보이고, 가발이 올라가고 친구들 반응이 걱정되고 지나가는 사람 시선이 신경쓰이고 .. 왜 건강했던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건지, 불과 3~4달 전만해도 정말 학교 생활 재밌고 문제없이 잘 했는데 요즘은 정말 너무너무 우울해요 가발이 벗겨질까봐 불안 속에 살고 가족들에게 매일 가발 티 나냐고, 현광등 밑에서 반짝거리냐고 묻는데 제가 너무 자주 물어봐서 그런지 이제는 짜증스럽게 귀찮다는 듯이 티 안난다고만 말을 하네요 이해는 해요… 그래서 더더욱 이런 고민을 말하기가 힘드네요 제가 즐겨서 했던 게임도 흥미를 잃었고.. 친구들 연락도 진심으로 대하기가 어렵고 공부도 가발 때문에 집중이 안돼요 부모님은 상황이 이러니 성적은 너무 아래가 아닌 이상 괜찮다고 하는데 제 성격상 저는 그게 안되거든요 점수를 잘 받아야된다는 생각이 많아서.. 수행도 2일 뒤에 2개나 있네요 수업을 못 들었는데 칠 수 있을까 싶고.. 그냥 무엇보다 가발이 제일 고민이에요. 가발만 괜찮아 진다면 고민의 80%는 해결될 것 같네요 ㅎㅎ.. 물론 자연스러워요 비싼 만큼 자연스러운데 왜 제 마음 속에는 불안이 가지가 않고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더 커져만 가는지, 내일이 너무너무 두렵네요 심지어 내일 태풍도 온다는데 바람에 날아가진 않을지 🥲 아 그리고 저보다 더 힘든 치료를 받고 정말 힘들게 살아가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저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하는 게 정말 기만처럼 느껴질까봐 저한테는 너무너무 고민인데 또 제가 더 힘든분들도 많은데 고민하는게 죄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또 이런 고민으로 남한테 의지하고 싶지도 않아요 원래 성격상 제가 의지하는 걸 싫어하고 잘 안 해요.ㅠㅠ 그냥 아무한테도 못 말하겠는 심정 좀 적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22.09.19 결국 너무 두려워서 학교 못 갔습니다 ㅎㅎ… 가정학습 추가 3일 제출하고 목요일에 가게됐네요 현실에 도망친 제가 너무 작아보여요. 22.09.20 오늘은 친구한테 처음으로 가발 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티 안 난다고 해주긴 하네용.. 저 좋으라고 하는건지 진심으로 말 하는 건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조금 들고.. 과연? 이라는 의심도 많이 드는 하루였네요
콤플렉스불안우울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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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Y0U
11일 전
우선 힘드셨을텐데 치료 잘 마치고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고생하셨어요 ㅎㅎ 어린 나이에 정말 큰 일 인데 잘 이겨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3이다보니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고를 가진 친구들도 좀 있긴할거에요. 없을거라고는 말 못하겠어요. 하지만 정신 제대로 박힌 대부분의 친구들은 마카님을 응원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할거에요. 항암 치료한게 부끄러운 일인가요..? 오히려 무사히 마치고 건강하게 자랑스러워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몸이 좀 아파서 치료받고 돌아왔다 라고만 말해도 진짜 대부분은 응원해줄거고 그 친구들에게 집중하세요. 놀리는 애들은 아직 너무나도 어린 거니까. 공부? 고등학교? 진짜 별거 아니에요. 전 준비하던 고등학교 입시 떨어져서 일반고 갔어요. 그럼에도 현재 누구든 부러워할만한 대학에서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현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께 이런말 기만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진짜로 별거 아니에요 말하신대로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기기 마련이에요. 저같은 경우에는, 망하면 아 그래 망했나보다, 실수하면 아 다음에 잘하면 되지 뭐 같이 될대로 되라 마인드에요. 가발이 괜찮든 아니든, 무사히 건강히 돌아오신 마카님은 이미 충분히 멋있으시다고 생각해요
rkqkf (글쓴이)
11일 전
@forY0U 말씀 감사합니다 ㅠㅠ 댓글 읽자마자 또 눈물부터 나네요 계속 .. 머리로는 이해가 정말 잘되고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 긴 글 읽어주시고 말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forY0U
11일 전
@rkqkf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힘든 일을 겪어 몸도 마음도 지치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찾아오기 마련이랍니다. 그럴때 혼자 이겨내려고 하지 않으셔도 돼요. 사람도 세상 만물이랑 크게 다를바 없어요. 명품이어도,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너무 큰 충격을 받아 고장날 수도 있고 그러면 전문가에게 수리를 받아야하잖아요? 똑같아요. 스스로 잘 회복이 안되는 단계까지 일을 겪으면 초반에 그걸 이겨내게 해주는 건 결국 사람이더라구요. 마카님이 좋은 사람이니까 가족이나 친구 등 좋은 사람도 주변에 많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같이 좋은 경험하고 추억 쌓으면서 나아가는거 아닐까요. 심한 상처는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흉터가 남죠. 사람들은그 흉터를 옷으로 덮기도 하고, 예쁜 문신을 하기도 하고, 그 흉터 자체를 극복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하면서살아가더라구요. 그렇게 해보자구요. 이제 15년 살았잖아요? 행복할 날이 훨씬 많이 남았네요 ㅎㅎ
rkqkf (글쓴이)
11일 전
@forY0U 네 감사합니다!! 댓글보구 결국 엄마랑 이야기하다가 눈물 못 참고 울었네요 ㅜㅜ 역시 말씀대로 누군가한테 말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마음도 조금은 편해졌고 해결책도 같이 찾을 수 있었어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언젠가는 제가 이 글을 보면서 웃고 지금의 저를 안아줄 수 있는 제가 되어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