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것에 데미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사연글
자유
rilicada
한 달 전
결혼이란 것에 데미지를 입지 않게 된 지금이지만. 그래도 가끔 결혼이란 것에 데미지를 입는다. 아는 녀석들이 주변에 결혼하는 걸 보고, "우리는 왜 이러고 있을까?" 같은 말을 내게 할 때가 있다. 난 괜찮은데. 우리라는 세트가 되니. 안 괜찮아지는 이적이 터진다. 결혼. 결혼. 안 하고 싶다는 말이 이제는 더 이상 거짓말이 아니게 되었지만. 가능하면 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도 한다. 그러나, 내 현실을 보고 가능성을 닫아버린 상황으로 돌아와서 보면. 역시 안하는 게 자유롭고 좋다. '실컷 달리다가 안되면 세상과 이별 밖에 더하겠나?'라는 막장의 사고 방식도, 책임질 것을 많이 털어내버린 지금이라 가능한 거라. 결혼은 역시 일부러 하려들만큼 내키진 않는다. 단지, 뭐랄까...현실성이나 현실적인 능력이 나보다 났고, 정상적인 지인들이 저런 걸로 힘들어하는 걸 보면. 데미지를 같이 입는다는 게...참, 별나게 느껴진달까...완전히 안 내려놓은 건 아닌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싹이 튼다. 하긴, 덜 내려놨어도 상관은 없다. 그런 거 욕심부릴만큼 상황이 좋지도 않고, 절반쯤은 내가 내 스스로 이 상황까지 나를 몰아붙여놨으니. 욕심낼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대로는 불나방으로 생을 마감할 것 같지만. 이건 이것대로 맛이 있다. 이기적일지도 모르는 거지만. 이미 정반대의 길에서 연전연패의 맛을 봐서. '모두를 위하여' 같은 건, 더 하고 싶지도 않다. 나 혼자 돈을 아낄수록, 수중에 돈은 없어졌고(내 돈은 가족 모두의 돈이라 생각했기에 내가 안 쓴 것에 지나지 않아서임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선을 다할수록 요령이 없어서 효율이 떨어졌다. 그렇다고 사람을 끝없이 위해서 사람이 남았나 하면...아니,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위함도 그 끝을 기대하지 않게 되어 절제가 되자, 그제서야 사람이 되려 남더라. 직장도 주인 의식을 가지고, 직장을 위한 최선을 다했지만. 남은 건 다치고 병든 몸이 다였다. 돈도 남아있지 않았다. 직원이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은 회사와 사장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이게 요령이 빠진 주인의식일 경우, 해당 직원은 자기파멸적인 방향을 향하게 된다. 그러나 이걸 그 누구도 바로 잡아주지 않는다. 당사자를 제외한 모두에게 득이되니까. 이래저래 나름 바른 삶의 모습이라 생각했던 것은 다 해봤다. 그리고 다 실패의 맛을 보았다. 오히려 덜 바르게 살았을 때, 좋은 맛을 본 경험에 비추어볼 때. 과거의 나는 바른 삶을 잘못 생각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과거의 내가 바르다 여긴 결혼도. 내겐 바른 길이 아닐거라 본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면, 감정이입으로 인한 이 데미지도 뱉어낼 수 있다. 어차피 과거의 내가 바르다 여긴 모습으로는 못산다. 과거의 내가 원인인지, 주변이 원인인지는 모르나.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집단을 먼저 생각하고, 모두가 서로에게 그래 주는 게 참 좋을 거라던 과거의 망상도. 씀씀이를 아끼면 돈이 모일 거라던 망상도. 평범한 게 행복할 거라던 망상도. 전부 틀렸다고, 내 경험이 말하니까. 후우. 그저 바른 삶이란 나침반과 지도를 믿고 따른 끝에 지금에 이른 내가 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동조해서 데미지를 입는 것으로 봐서, 역시 나는 아직 갈길이 구만리다. 뭐, 이것도 나름 맛있다. 잿빛보다는 아파도 색감이 있는 게 생동감 있고 좋지. 그래. 오늘 일은 잿빛으로 물드는 내 세계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일이라 받아들이자. 이런들 저런들 다 먹어치우면서 나가다보면. 언젠가 생의 끝에 닿을 거다. 그것 밖에 안남을때까지 가기로 결정했으니. 그저 스스로 지킬 뿐.
, 공감 7개, 댓글 1개
rilicada (글쓴이)
한 달 전
그리고 그 어떤 올바름도, 자기파괴적 성향이 담기기 시작하면 그름이 된다. 이것을 항상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