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에서 제가 잘못한 것인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해요
남편이 최근 퇴사를 하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아기가 8개월이고 저는 출산 후 4개월차에 온라인 강의 일을 다시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남편 퇴직은 같이 의논했고, 아기가 아직 어려서 힘든 시기지만 전적으로 응원하며 같이 노력하자고 했습니다. 남편이 새로운 시작을 위해 여러가지로 집중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집에 아기가 있다보니 몰입해서 집중하는 시간을 갖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최근 며칠간은 새롭게 강의를 구상하고 시작하기 위해 제가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방에 들어가 일을 했어요. 남편도 나름대로 해야할 일들이 있는데 더 급한게 제 일이었기에 서로 배려를 한거죠.
그 배려가 고마워서 오늘은 오전부터 제가 아기를 데리고 근처 사는 친언니네에 갔어요. 언니가 가까이 살아서 주중에 한두번은 가서 시간을 보내는데 오늘은 남편에게 아기 없이 집중하는 시간을 주고 싶어서 일부러 마음을 먹고 나간거였어요. 저녁식사 전까지는 집에 들어가지 말아야지하고 다 챙겨서 나왔죠. 물론 남편에겐 언니네 다녀온다고만 말했고, 남편에게 시간을 주고 싶어서 나간다는 말은 안했어요.
그렇게 언니네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오후 5시쯤 남편에게 전화가 왔어요. 언제 오냐고 묻기에 6시30분쯤 저녁 먹을 때 들어가겠다 했죠. 알겠다고 끊고 또 언니와 이야기 나누고 하느라 핸드폰을 못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남편이 저에게 전화하기 몇 십분 전에 카톡을 먼저 보냈었던거더라고요.
배고픈데 언제오냐고요. 저는 뒤늦게 아까 전화한게 단순히 언제오는지 묻는게 아니라 배고프니까 저녁같이 먹게 더 빨리 들어오라는 의미였구나 깨달았어요. 그래서 카톡 답장으로 이 메시지를 지금봤네 많이 배고파? 하고 물었죠. 그때가 6시쯤이었어요. 슬슬 언니네서 일어나야지 하던 참이었고요.
그런데 답장으로 "우선 한숨만 자고"라고 오더라고요. 저는 출발하려다가 남편이 피곤해서 잠깐 자려는데 방해될까봐 그래도 한 한시간을 자라고 좀더 언니네서 있다가 7시에 집에 도착했어요.
제가 도착했을때 남편이 부엌에서 국을 데우고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보자마자 짜증을 내더라고요. 왜 이렇게 늦게 오냐고. 그래서 벌써 깼냐고 한숨 잔다길래 좀 더 자라고 늦게 나왔다고 했죠. 근데도 배고프다고 했으면 빨리 오지 왜 늦게 오냐고 계속 투덜대는거에요. 평소에 외출하면 5시에는 들어오더니 오늘따라 왜 이리 늦냐고. 그래서 저는 억울한 마음에 여보 일에 집중할 시간 주고 싶어 일부러 아기랑 나가 늦게 온거라고 설명을 했는데도 계속 짜증을 내더라고요.
물론 제가 그런 마음으로 나갔던 걸 몰랐으니까 카톡 연락도 좀 늦게 보고, 집에도 늦게 들어온 게 짜증 났을 수는 있어요. 근데 제가 본인을 배려하느라 그랬다고 설명을 했으면 쉽게 기분 풀고 그런줄 몰랐다 할 줄 알았어요. 저도 억울해서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둘다 뚱하게 앉아 식사를 했어요. 식사 후 저녁에 제가 일하는 동안에도 저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오해 받은게 불쾌했는데 그 사이 남편은 혼자 감정을 풀었는지 일 끝나고 방에서 나오니 아무일 없다는 듯 저를 대하더라고요.
저도 뭐 그냥 받아주고 저녁시간을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보냈어요. 아기도 재우고 밤늦은 시간에 남편이랑 소파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제가 아까 오해 받았던 게 억울해서 이야기를 꺼냈어요. 뭔가 제가 잘못한게 없다는 걸 상대가 인정하고 말해주길 원했던 거 같아요. "근데 아까 왜 그랬어? 난 자기 배려한거였는데..." 근데 이 말을 꺼내자마자 남편이 한숨을 쉬더니.. 또 시작이냐며, 자긴 다 풀고 지나갔는데 그 이야길 왜 또 꺼내는거냐더라고요. 자기가 뭘 던지고 소리지르고 난동을 부렸냐며 그냥 기분 나쁠 수도 있지 않느냐고.
제 입장에선 제가 잘못한게 정말 단 한개도 없는데 상대가 화내고 상황 설명을 해도 짜증을 부리다가 본인 혼자 기분 괜찮아졌다고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 하나도 없이 슥 넘어가는데 너무너무 억울했어요!
아니 '고맙다'는 인사는 못 받을망정 그게 쿠사리 받을 일인가요? 배고프면 먼저 먹던가... 6시30분에 들어간다고 했다가 한숨 잔다기에 30분 더 늦게 들어간게 그렇게 짜증날 일이냐고요. 제가 다시 이야기를 꺼내니까 또 짜증을 짜증을.......
저는 갈등이 생기면 말로 해결하고 감정도 추스려주길 원하는데 상대는 갈등이 생기면 회피했다가 혼자서 감정 수습한 뒤에 그 갈등상황에 대해서 다신 말을 꺼내지 않고 그냥 없던일처럼 하고 싶어해요.
전 충분히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절대 그 갈등 상황에서 빠져나오질 못해요 ㅜㅜ 덮으면 그냥 해결이 안된 상태로 쌓이지 없어지지 않아요.
이런 큰 차이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남편 말대로 제가 그냥 덮어두고 말을 꺼내지 말았어야 했던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