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시작해야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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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Frozen
4달 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다소 횡설수설할 수 있지만 잘 받아들여 봐주시면 좋겠네요 시작이 초등학교 2학년 때였을 거에요 저는 초등학교가 완공되던 그 해에 입학한 학생이라서 규모가 굉장히 작았어요. 한 학년에 한 반만 있을 정도로. 그건 제가 초2가 될때까지도 그랬어요.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이 적다 보니까 여러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 놔야 중학교 때도 편할 수 있겠다 싶어서 여러 친구들을 사귀었고 특히 2학년이 되던 해에 전학온 친구들이랑 꽤 가까워졌어요. 비록 이름은 공개할 수 없고, 대신 이 친구들이 훗날 지금의 저를 만드는 ***점이라고는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학 온 친구들 포함해서 여러 친구들이랑 같이 잘 지냈어요. 놀이터도 같이 다니고 꼭 딱지치기 하면 같은 편으로 붙고 그랬고 서로 집에서 자볼까 하는 고민도 할 정도로 친했죠. 그때까지는 제 인생이 최고였는데 제 나이가 두자릿수가 될 때부터 지옥이 시작됐어요. 초3때 일입니다. 친구들이 서서히 저를 멀리하기 시작했어요. 이유는 모릅니다. 그저 남의 집에 놀러갈 때 저만 쏙 빼놓는다던지, 항상 같이 먹던 급식을 저만 떼놓고 먹는다던지. 전 그때 집요하게 파고들던지 아예 손을 놓던지 해야 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붙으려다 떨어지고 붙으려다 떨어지고.. 그러면서 어영부영 초3이 지나갔어요. 초4때는 아예 대놓고 멀리했고, 부모님더러 저랑 놀기 싫으니 저를 데리고 가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또한 거의 매일 지들끼리 제 뒷담을 까다가 제가 보이면 얼른 멈추는 모습도 보였어요. 태생적으로 귀가 좋은건지 제가 교실 한구석에 있어도 저 반대편에서 지들끼리 숙덕거리며 제 욕을 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더군요. 듣기 싫은데도요. 하지 말라곤 안 했어요. 저도 남들 뒷담 까고 다녀봤으니까요. 전 그때 하지 말라고 강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초5. 처음으로 봉합수술을 한 나이네요. 사실 초5때부터 박한 취급을 받는 것에 적응이 돼서 턱이 깨지고 봉합수술을 했던 사건 말고는 별달리 기억나는 게 없어요. 초6도 어쩌다저쩌다 넘어가버렸고. 제 인생이 말 그대로 '나락'으로, 저 밑바닥으로 내려꽂히는 순간이 중학생 때였어요. 초등학교 때 10명 정도가 절 은근히 따돌리고 무시하는 건 예삿일이었죠. 중학생이 되었어요. 걱정 많게 입학한 중학교, 그 걱정이 실현이 되다못해 악몽이 되어버렸습니다. 성년이 된 지금까지도 PTSD가 남아있어요. 비속어를 좀만 쓰자면.. 이젠 친구들도 아깝습니다. 이 새끼들은 제가 죽길 바랬어요. 죽어 없어지란 저주는 일상입니다. 급식 먹으려 기다리고 있으면 제 앞에서 사이비마냥 춤을 춰가며 신나게 약을 올립니다. 남들은 방관하거나 따라서 약올립니다. 같이 웃어요. 신체적 폭력은 없습니다. 무조건 언어폭력만 고집합니다. 제가 이것을 일러바치면 선생들의 대답은 일관성 있게 '친해지려 하는 장난이니 니가 받아들여라'입니다. 양식은 달라지지만 결론은 똑같아요. 니가 찌질해서 그걸 괴롭힘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시각으로 봐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자를 던졌어요. 아무도 안 맞았고 그 탓에 더 멍청이 취급 받았습니다. 상담선생에게 갔습니다. 있는거 다 털어놓고 부모님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부모님한테 결국 꼬질러버린 상담선생 덕에 가뜩이나 분위기 안 좋은 집안에 기름을 부어버려 집에서는 집대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공부가 될 리는 만무하니 성적은 성적대로 바닥을 치고 제 머릿속의 절반은 살인충동으로 나머지 절반은 자살충동으로 꽉 찬 3년이었죠. 치밀어오르는 자살충동을 견디지 못하고 어느날 새벽에 모두가 잠들길 기다렸다가 몰래 일어나 칼을 들고 제 목을 그으려고 했지만 저랑 같이 동거하는 외할머니가 생각나 칼을 들지 않은 손으로 칼을 든 손을 간신히 끌어내리고 숨죽여서 울었습니다. 누군가 제가 우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되니까요. 그렇기 어림잡아 70명 이상에게 신나게 따돌림당하다가 중학생 시기가 지나버렸습니다. 중학교에서 얻은 건 제 성적표에선 볼 일이 죽어도 없을 줄 알았던 30점과 극심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전부였죠. 이것을 온 사방에 참으로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비아냥거리며 제가 졸업한 중학교에 절대 입학하지 말라며, 쓰레기같은 학교라며 주변 초등학생 후배에게 당부하고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하필 준비한 것도 없는데 고등학교라뇨. 한번 바닥을 쳐본 성적은 바닥에 드러눕는 게 편했는지 오를 생각이 없더군요. 저도 올리길 포기했습니다. 대신 다른 것에 매진했죠. 게임. 게임만큼은 제가 노력한 만큼 보상을 줬어요. 그림을 그려도 음악을 배워도 공부를 해도 제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은 절대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가장 나은 것은 음악이었죠. 그림과 공부는 죽어도 제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없었습니다(그래도 지금은 그림만큼은 어찌저찌 그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점점 게임에 빠지다가 현실을 자각했어요. 아. 내가 왜 이러고 살지. 네. 말로만 자각했어요. 행동은 그대로였어요. 학교 가고 집 오면 놀고 또 학교 가고 집 오면 또 놀고의 반복. 평범한 학생의 삶은 절대 아니었어요. 저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적란운만 가득 낀 절망스런 현실에서 도피할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누구한테 털어놓을 고민도 아니고. 게임에서 디스코드로, 디스코드에서 카톡으로 사람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차라리 이게 편했습니다. 남들은 무슨 배짱이냐며, 무슨 사람을 만날 줄 아냐며 경고하고 객기부린다며 폄하했지만 전 이게 가장 편했습니다. 얼굴 보지 않고 목소리 듣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방법은 이것뿐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저에게 아낌없는 위로와 지지를 주었습니다. 이젠 게임도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제가 느끼는 속마음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공감해주기에 전념했습니다. 그들은 제 사연만 들려주면 공감 로봇처럼 감정을 대신 먹어주고 지지를 주었습니다. 반대로 그들도 힘들 때면 저에게 와서 동병상련이라며 저에게 고민상담을 했고 저는 그것을 아낌없이 받아주고 위로를 주었습니다. 도움받고 도움주는 인생. 이때부터 제 인생에 한줄기 빛이 들어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걸 느낀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저 사람들도 절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또 점점 거리감이 느껴졌죠. 그러다가 되도 않는 누명에 씌어 여러 사람들로부터 대번에 차단당했습니다. 뒤늦게 사람들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거기 있는 사람들 함부로 믿을 거 아니다. 왜 그런 허튼짓을 하냐. 맞는 말이더군요. 전 온라인의 사람도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니, 부모님을 제외하면 그 어느 누구도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마음의 문'을 완전히 걸어잠궈버리고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들과만 적절히 거리를 둬가며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다 자기계발 할 시간에 전 과거의 제 손발을 타의인 동시에 자의로 잘라버리고 칼로 찔러가며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론 우울증은 심화되어 조울증이 되어 아무 이유 없이 울다웃다를 반복하고 대인기피증은 더욱 심해져 사람 얼굴을 보는 것은 당연하고 목소리를 듣는 것도 극단적으로 두려우며 이성인 여자는 물론이고 동성인 남자조차도 아무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저처럼 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지옥이 온다고 그걸 그냥 받아들이고 가만히 서 있으면 저처럼 *** 되는 겁니다. 야구빠따를 들든 뭘 들든 해서 본인에게 다가오는 지옥을 베어버리고 날려버리세요. 저는 늦었지만 다른 분들은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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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HEE01
4달 전
끝까지 사연을 읽어보니까 슬프기도 하고 대신 화나기도 한 글이었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니까 마카님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해서 현실적인 조언이나 위로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빈말이 아니고 꼭 힘들었던 시기보다 조금 더 나아지고 괜찮아지고 편안해지고 행복한 삶을 살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꼭 힘낼려고 애쓰지 마시고 힘 빼면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ArcFrozen (글쓴이)
4달 전
@RAHEE01 감사해요. 옛날엔 누구나 힘내라고 했지만 힘낼수도 없는 상황에서 힘을 내라는 건 오히려 절 더 궁지로 몰아넣더라고요. 힘빼면서 행복해라.. 야심한 밤에 눈물나는 멘트네요. 스무살 먹었어도 아직 이렇게 침대에서 남몰래 눈물 흘리는 건 일상인가봐요
RAHEE01
4달 전
@ArcFrozen 저도 남몰래 침대에서 운 적 많기도 하고 100살 까지 그럴거에요 나이에 맞춰서 해도 되고 하면 안 되는 것들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힘들면 같이 펑펑 울면서 내일 살아갈 에너지를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