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내가 좋은 게 아니라
내가 있음으로 당신의 짐을 덜어주는 게 좋다는 걸 나도 잘 알아
당신 대신 당신이 해야할 일들, 당신이 신경쓰는 것을 해결해 주길 바란다는 것도
그래서 그럴 때만 내가 필요하다는 것도-
다 알아.
날 좋아하지 않는 거.
당신이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하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나를 골칫덩어리, 눈엣가시, 짐짝으로 여기는 거..
나를 얼마나 싫어하는 지 잘 알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부터 마음까지 다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거..
알면서도 난.. 어쩔 수 없어
항상 맞추고 노력 해. 마음에 들려고..
성인이 되고 당신 사랑 같은 건 필요도 없고 더는 구걸하지도 않겠다 했지만..
나는 여전히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으니까
당신이 그랬지
토 달지 않아서 좋다고
말하면 바로 다 해서 마음에 든다고
그래...
내 감정 표현도 못 하고, 내 사정 내 상황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게..
내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려도..
당신의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나를 곱게 보는 구나..
나도 사람인데... 나는 당신의 아랫것이 아닌데..
내 현재 상태 따위는 당신의 계획에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고 내 감정 따위는 나홀로 삼켜야 하지.
내 마음이 시켜서 내 감정을 말하는 데도 눈치를 봐야 하고 잘못된 취급 받는 게..
동등한 관계여야 할 당신과 나 사이에 맞는 걸까?
나는 왜 감정과 생각을 들어내면 안 되는 거지?
당신과 나는 상하관계도 아닌데 나는 왜 항상 수긍해야 하고 수용해야 하지?
참 아이러니하지?
당신은 나한테 바라는 것도 많고 따지는 것도 많지만..
나는 그랬던 적이 있었나?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대하는지 알고 그럴 수가 없었는데
당신은 쓰레기통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자고,
나는 쓰레기통이야
당신은 쓰레기통에 무언가를 버리고 쏟아내고 뚜껑을 덮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고장나거나 마음에 안 들면 쓰레기장에 버리고 새 것을 들이면 그만이겠지만
그 쓰레기통은 묵묵히 그 자리에서 당신의 온갖 쓰레기를 다 받아내야 하지
피하지도 도망가지도 움직이지도 그만하라고 말도 못한 채..
있지
난 태어난 게 너무 싫어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난 정말 행복했을 거야
혼자 속 앓이하고 마음 아파하고 우는 일 없었을 거야
나는 매일 매일 바래
제발 눈 뜨지마
제발 그냥 영원히 잠들었으면
그냥 사라져버렸으면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상처가 깊은지
얼마나 우는지 얼마나 존재하고 싶지 않은지
궁금하지도, 안다고 해도 달라질 거 없는 당신이여
나를 좀 이해하려 노력할 순 없겠니?
나를 좀 숨 쉴 수 있게 해줄 수 없겠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줄 수는 없었니?
나는 너무 지치고 버거워
나 너무 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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