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유튜브 영상을 보던 중 우연히 내가 구독하는 한 유튜버가 한달전에 올린 영상을 이제야 보게 되었다
불안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은 이유라는 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불안감이 높은 나로서 무언가 그래도 내 성격에 대해 너무 고치려고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내용은 매우 깊이 있었다
왜 내가 그 유튜버를 직업이나 미래의 희망직종이 같거나 비슷하지 않아도 한명의 인생의 롤모델로서 많이 존경하고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줄만큼의 영상이었다
영상의 내용은 주로 미국의 유명인사이자 4년전에 자살로 세상을 떠난 앤서니 고데인이라는 사람에 대해서였다
그 사람은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각 나라의 로컬음식과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깊이 있는 대화들을 하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냥 우리가 흔히 가는 관광지를 구경하고 거기서 호화롭게 음식을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닌
기피지역이 될 수 있는 미얀마라든지, 콩고 등 전쟁을 겪은 사람, 군부독재에 저항했다가 감옥에 갇혔던 사람과의 이야기들을 통해 많은 깊이있는 지식들을 담아내곤 했다
이 사람이 유명의 정점에 있었던 시절에는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대통령 중에서는 처음 베트남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분짜 외교를 할때 앤서니 고든을 초청해 같이 분짜를 한 식당에서 먹기도 했었다
이처럼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그 지역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또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내가 실행할 수 없는 그저 유토피아에 불과한 로망이자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꿈이기도 하다
내가 존경하는 이 유튜버의 삶의 이상향이랑 비슷하기도 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앤서니 고데인은 2018년, 자살을 하고 말았다
흔히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불안한 사람들은 대체로 무언가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다가 어느것에 꽂혔을때 그것이 내 어떤 경험적인 갈증과 욕망을 해결해 줄때까지 중독적인 성향을 가진다고 한다
어떤것 하나에 중독적으로 매진을 하는 과정에서 결국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영상에서 유튜버가 이것과 관련해 생각해볼만한 예시로 든 것이 보들레르의 '여행'이라는 시이다
그 시에는 화자가 세계의 모든 다양한 것을 보고 오니 이젠 세계 어디든지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 지겹다 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세상에서의 지적 호기심을 다 채운 화자는 이제 이 세상에는 더이상 볼것도 없고 지겨우니 차라리 죽음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죽어서 천국을 가든지 지옥을 가든지 그것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라면 모든지 좋다는 것이다
이 보들레르의 여행이라는 시와, 앤서니 고데인의 인생이 너무나 닮았다고 한다
시는 해석하기 나름이고 정답이 없다지만
그 유튜버가 해석한 의미가 내 마음에 매우 와닿았다
흔히 인생에서 물질적인 것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나친 지식의 갈망또한 좋지 않다는 것을 앤서니 고데인과 여행 시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모든지 과유불급이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물질적인 욕구를 끊임없이 충족하는 것은 흔히 악으로 규정되지만
지식의 욕구를 끊임없이 충족하는 것은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그러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
흔히 평생교육이라고 해서 학교를 졸업하고도, 어른이 되어서도, 직장을 들어가서도, 은퇴를 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싶어하고 새로운 것을 찾고 싶어한다
여기서 부턴 내 생각인데
사실 내가 어학연수를 원한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끊임없는 이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싶고 이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어서이다
물론 배우려고 하는 태도나 무언가 새로운것을 항상 도전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내가 추구하는 인생의 목표 중 하나 또한 매일 색다른 삶, 매일매일이 똑같지 않은 삶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인간의 수명은 평균 80년이라고 하지만 각각 인생을 길게 느끼느냐 짧게 느끼느냐는 그 사람이 경험해 온것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나중에 취업을 하더라도 어느순간 일이 익숙해지고 매일매일이 지겹게 느껴질때에라도
주말 만큼은 매주 조금이라도 다른 걸 하면서 인생을 길게 느끼고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 관점에서 취업을 하기 전에 내가 학생신분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 다양한 것등을 하고 살고 싶은것이고
비단 내가 할 수 있는 외국어 말고 여러 외국어등을 죽을때까지 계속 최대한 많이 익히는 것도 다 같은 선상에서 나온 내 가치관이다
그런데 문득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 일상의 지루한 나날들의 반복에서 내 뇌를 리프레시 해 줄 새로운 환경과 경험을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영상에서 말했듯 일상의 안정과 새로운 경험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도, 필수 성분인 물이라도 너무 지나치게 먹으면 좋지 않듯이
항상 어떤 욕구든지 적당하게, 조절을 하는 것이 더 좋은 삶의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정답이라는게 없는것이 인생이니
나중에 다시 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어찌보면 내가 세상의 삼라만상을 모두 겪지 않아서 어찌보면 그 경지에 올라보지 않은 무지한 상태의 내가 하는 어리석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만이 무조건 옳다, 라는 생각만 아니면
꽤 의미있는 고찰이라고도 할 수 있을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어학연수에 대한 생각을 아예 접은것도 아니지만
꼭 어학연수를 통해서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과, 꼭 그런것만이 인생의 정답은 아니라는 것
세상에 대해서 궁금한 것도 많고 알고싶은것도 많아 더욱더 머릿속을 그런것들로 채우고 싶은 것이 욕구이지만 말이다...
여행 시에서 화자에게 순수하게 이건 어땠어요, 저건 어땠어요 하고 묻는 아이의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상태, 세상은 신기한 것들로 호기심 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는 상태가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기도 한다
아이일때는 이것저것 궁금했던 세상이, 막상 그 의미를 알고 났을때 오히려 모르는게 더 나았겠구나...하는 생각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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