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나르시시스트나 소시오패스 같이 느껴지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대학생 때 알게된 6년지기 친구가 있습니다.
편의상 a라 칭할게요.
a는 10대 때부터 남친과 남사친이 끊이질 않았고 저는 20대 초중반까지 모쏠이엿어요.
a와 20대 초반에 클럽에 자주 놀러다녔었는데 저는 남자보다는 친구랑 놀고싶은 마음이 컷는데 a는 아니였나봐요.
자꾸 사라져서 제가 어디냐고 연락하고 찾아다니는게 싫었는지 한번은 저한테 짐짝 같다고 말했어요.
그 전에 a가 자기는 남자들 꼬시는게 너무 재밌고 이용하는게 좋다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저는 이해는 안갔지만 제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건 아니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어요.
그래서 짐짝 같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상처는 받았지만 a와 내가 추구하는게 다르단걸 깨닫고 집착하지 않으려 노력 했구요.
어느 날 a랑 자주 가던 클럽에 혼자서 놀러가는데 a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자긴 이미 다 놀고 귀가하는 중인데 자기가 먼저 놀았던 남자들이랑 엮이지 말라고요. 그 남성들 테이블 위치를 사진까지 보내 설명하고서는 표시한 곳 근처에는 얼씬도 말으라 했어요.
a가 지인들 겹치는거 싫다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황당한 요구라 생각돼서 무시하고 놀았어요.
제가 a의 요청을 듣지않자 전화로 그 클럽에 발도 붙이지 말고 그 방향으론 지나다니지도 말라며 놀고싶으면 다른 곳에 가서 놀으라고 역정을 냈어요. 이 일로 저도 화가 났고 서로 연락이 끊겼어요.
1년 뒤에 a한테서 먼저 연락이 왔고 사과 하길래 앞으론 안그러겠지하고 화해했어요.
그 후로 a랑 놀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제가 예민한건지 조언 부탁드려요.
※1, 2번은 연락 끊기기 전에 있었던 사건
※3번부터는 화해한 후에 일어난 사건
※시간순으로 1-2-<1년간 연락X>-3-4-5
1. a랑 저랑 같이 알고 지내는 오빠한테서 자기가 일하는 곳에 놀러오라는 연락이 왔어요. 저는 가고 싶어했고 a는 가기 싫어했어요.
a가 싫다해서 못 갈 것 같다고 답장 했더니 오빠가 a한테도 물어봣는데 너가 가기 싫다해서 못 간다더라 왜 서로를 탓하냐며 a와 대화한 내용을 캡쳐해서 제게 보내줬어요.
보내준 사진에는 오빠가 말한대로 a는 가고 싶어하는데 저를 탓하며 못 간다는 내용이였구요...
당시 a가 제 옆에 있었고 열심히 타자치고 있길래 곁눈질로 a의 핸드폰 화면을 봤는데 계속 저 때문에 못 간다고 오빠한테 거짓말을 하더라구요.
그걸보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런걸로 따지고 들면 a를 잃게 될까봐 모르는척 넘어갔어요.
2. 한 주점에서 a와 같이 놀고 있는데 외모가 뛰어난 남성 한명이 저에게 와서 자기네 테이블에 가서 술 한잔 하자고 제안을 했어요. 저는 a가 혼자 있게 되는게 마음에 걸려서 같이 갈래?라고 물어봤고 a는 간다고 답했어요.
셋이서 같이 이동 하는 중에 테이블에 다 와갈 때 쯤 a가 갑자기 남성의 손목을 낚아채서 자기 옆에 있게끔 하려는게 보였어요. 남성은 뿌리치려하고 a는 안 놓치려고 있는 힘껏 쥐고있었구요. 저는 맨 뒤에 있어서 그 광경이 다 보였어요.
남성이 a의 손을 뿌리치고 제 손목을 잡고 저에게 술을 건넸고 a는 표정이 굳은채 간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떳어요.
저는 제가 a에게 뭔가 실수한게 있나 의구심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서운했어요. 하지만 a에게 말을 꺼내면 사이가 멀어질까봐 그냥 넘겼어요.
3. 길을 걷다가 a가 갑자기 대뜸 사과를 하더라구요. 자기가 괜찮은 남자들을 다 차지해서 제게 미안하다면서요.
저는 a랑 노는게 좋았기에 굳이 짚어보지 않고 넘겨들었어요.
4. a가 여행을 가자고 몰아붙여서 2박 3일로 가게 됐는데 계획은 제가 세우고 a는 거기에 군말없이 따르기로 했어요.
상의하에 아래와 같이 일정을 계획했어요.
1일차는 a가 가고싶은 곳 위주
2일차는 둘다 가고싶은 곳 위주
3일차는 제가 가고싶은 곳 위주
여행 2일차 밤에 a가 헌팅을 해서 알게 된 남성이 있는데 다음 날(3일차)에도 만나면 수상레저를 공짜로 시켜주기로 했다며 제게 각자 놀다가 오후에 만나자고 하더군요.
저는 a가 친구보다 남자를 우선시 하는걸 알고 있었기에 이해하려 했어요. 여행까지 와서 이럴줄은 몰랐지만요.
3일차 중요일정이 바다 보러가기 + 미리 알아놓은 맛집 가기 였는데 a가 수상레저를 꼭 해야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약속을 정했어요.
1. 수상레저 외에 다른 것은 하지말것.
2. 최대한 빨리 끝마치고 돌아올것.
3.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올것.
4. 합류 후에 시간여유가 없더라도 중요 일정은 모두 소화할것.
그렇게 a는 먼저 숙소를 나갔고 간간이 연락을 주고받다가 카페에서 빙수 먹는 사진을 마지막으로 연락두절 됐어요. 한참 뒤에 약속장소로 가고있다는 메시지만 드문드문 왔구요.
저는 약속장소에 먼저 가있었고 3시간정도 혼자 대기했어요. a는 약속시간보다 1시간 30분도 더 넘어서 나타났구요. 사죄할거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a는 미안한 기색은 하나도 없고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였어요.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는 천불이 나는데 여행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분위기 망치고 싶지않아 꾹 참았어요.
a가 너무 늦은 바람에 중요일정은 당연히 못하게 되고 침울해진 저는 폰으로 바다 사진을 보면서 "여기 바다.. 진짜 가고싶었는데..." 라고 혼잣말을 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a가 자기는 다녀왔다고 말하더군요.
알고보니 수상레저 운영하는 곳이 휴무여서 남성과 그냥 헤어지긴 아쉬우니 먼 바다로 드라이브를 다녀온거였어요. 늦은 이유도 돌아오는 길에 차가 막혀서 그런거였구요. 저에겐 일절 언급해주지 않고서요. 이걸 설명하는 와중에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 당당하게 얘기하더라고요.
제가 수상레저는 다했냐는 등 정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을 하면 자꾸 시간텀을 두고 말돌리며 딴소리하는 답장을 하길래 이상함을 느꼈지만 아닐거라 믿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은 수상레저도 했는데 남자랑 더 놀고싶어서 휴무라 못하고 다른걸 했다고 거짓말 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사람이 갑자기 큰 충격을 받으면 초연해진다고 하잖아요? 당시에 제가 그랬던것 같아요. 분명히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표출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 정신이 멍해졌다고나 할까요. 그러곤 a에게 다시는 너랑 여행 가지 않을거라고 덤덤히 말했어요.
서울로 돌아오고 a가 밥을 사며 사과를 했어요. 저는 a를 많이 아꼈었고 단번에 정떼는게 힘들어서 용서해줬구요...
5. a랑 둘이 라***를 가기로 약속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자기 남자친구도 데려가고 싶다길래 알겠다 했어요. 가기로한 라***에 문의해보니 남성 출입은 불가능하다길래 a에게 전달해줬어요.
a가 그걸 듣더니 태도가 확 바뀌어선 아예 가지 않겠다더군요. 저와 둘이서 가기로한 약속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요.
a는 저를 자매나 마찬가지인 친구고 소중하게 생각한대요. 이 세상에서 정말 저를 위한 말을 해주는 사람은 제 부모님과 자기 뿐이래요.
저는 a가 알면 알수록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데 제가 예민하게 생각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