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버렸다는 죄책감..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사연글
정신건강
비공개
6달 전
강아지를 버렸다는 죄책감..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29살 여자입니다 제가 17살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새엄마, 동생, 할머니랑 같이 살고 있었어요 아빠는 잦은 해외출장 때문에 4개월에 한번씩 볼 수 있었고요. 새엄마는 폭행과 폭언이 심한 사람이어서 자주 폭력을 썼고 욕도 많이 듣고 제가 아끼는 물건들을 다 망가뜨리거나 버리거나 시험 못보게 교과서를 찢어버리거나 학교, 학원을 못가게 한 적도 있었어요 그때 제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던 강아지가 있었는데 제가 당시 가족 중 강아지를 제일 예뻐했고 동생이나 할머니껜 상대적으로 조금 무신경했었어요 아마 가족 중 의지할 만한 존재가 강아지뿐이었던 거 같아요 할머니도 저에겐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서 제가 말도 툭툭 뱉을 때가 있었어요. 그걸 알고 새엄마는 제 강아지를 싫어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밤, 새엄마가 제 방에 들어와 제 강아지를 마구 때려서 강아지가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대변을 봤어요 제가 말리면 말렸다고 더 심하게 때릴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저도 도저히 못참겠어서 강아지를 안고 집밖으로 뛰쳐나와버렸어요. 저희집은 단독주택이었는데 새엄마가 따라나와서 마당에 있는 저를 대문 밖까지 밀어내고 집앞에서 강아지를 뺏어들더니 이 애를 길에 버리던지 가족을 선택하라고 했어요 강아지를 선택하면 가족을 버리는 거니까 다시는 가족을 못보는 거라고 했어요 저는 그자리에서 무릎꿇고 싹싹 빌었지만 통하지 않았고 선택하라 했어요.. 동생과 할머니는 집앞까지 같이 나와서 저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더라고요. 이제 막 17살이 됐던 저는 미성년자인데다 독립할 수 있는 능력도, 돈도 없었을 뿐더러 그때 저를 보는 동생을 보고 있으니.. 도저히 동생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동생이 저를 평생 '나와 가족을 버린 나쁜 언니'로 생각하고 저와의 인연을 끊을까봐, 다시는 제 동생을 보지 못할까봐 두려웠어요. 또 제가 강아지랑 나가서 살면 강아지를 더 불행하게 만들 거 같았고 제 인생도 망할 거 같았어요. 학교는 어떻게 다닐 거며 학교를 못다닐 수도 있지 않을까.. 강아지는 신경쓰지 못한 채 계속 알바로 전전긍긍하며 살게 되지 않을까.. 강아지를 잘 키울 자신도 없었고 무엇보다 하나뿐인 제 동생을 잃고 싶지 않아서 강아지를 버리겠다고 했어요.. 그때의 저로 되돌아가고 싶어요. 되돌아가서 강아지를 선택하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그 말을 하자마자 새엄마는 강아지를 옆에 주차된 차들 있는 구석으로 버렸고 발짓으로 가라고 하니까 강아지가 어디론가 뛰어가버렸어요.. 그리고 전 가족들이랑 집으로 들어갔고 그날 제 선택을 너무 후회하면서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그땐 이미 강아지가 사라졌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밖으로 나가 찾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생각이 너무 어렸어요 그리고 이틀 뒤 제가 학교 갔다오니까 할머니는 그 사이 오전에 강아지가 집앞에 다시 찾아왔다며 새엄마가 돌아오기 전에 강아지를 큰아빠의 지인한테 보내주셨대요. (오전엔 새엄마가 일하러 가서 집에 없었어요) 그 지인이 키우기로 했다고 했는데 가족끼리 사는 집에 보내졌다고 들은 거 같아요 거짓말이 아니라면 너무 다행이고 새엄마가 학대하는 우리집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잘 살고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아직도 그날의 죄책감 때문에 너무 괴롭고 죽고싶어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강아지를 버린다는 선택을 했는지... 제가 정말 쓰레기인 걸까요 만약 이 글을 보는 분이 저였다면.. 저와 다르게 강아지를 선택했을까요 지금 저는 스무살에 독립해서 가족과 연을 끊고 길에서 만난 고양이 한마리를 8년째 키우고 있어요 평생 책임질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문득 문득 그 아이가 생각날 때면 너무 괴롭고 아무것도 못하겠고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 키우는 고양이가 언젠가 별이 된다면 그땐 저도 목숨을 끊고 싶어요. 시간을 되돌리고 싶고 새엄마를 찾아가서 죽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요.. 이런 저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저도 그때의 제 자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끔찍하게 싫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적은 글인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울스트레스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2개, 댓글 3개
mumble1
6달 전
17살 미성년자에게 강아지와 가족 중에 고르라면 그건 솔직히 심각한 아동학대고 폭력이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은데 죗값은 이미 스스로 치른 것 같으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마음 편해지길 바라요.
duck1235
6달 전
저는 작성자님이 잘못하신 게 아니라 새엄마나 옆에서 방관한 가족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17살에게 그런 선택지를 주는 건 어른이 할 짓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강아지를 선택한다는 건 같은 상황에 처한 누구라도 어려웠을 거예요. 저도 고양이를 키우지만 고양이와 가족들 중에 선택하라면 망설임 없이 가족을 버리겠다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 조심스럽지만 제가 그 강아지는 지금 어디에 있든 작성자님과 행복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새벽이라 글이 제 의도대로 쓰여진 걸지 잘 모르겠지만 작성자님이 앞으로 많이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charm486
6달 전
그때에 비슷한 강아지를 한번 정성껏키워보는거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