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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aeDoHalSuITG
2달 전
건강한 감정표현 방식들을 알려주세요
'뇌에서 나를 인지하는 곳과 내가 가깝게 생각하는 사람을 인지하는 곳이 같다. 나를 인지하는 곳에서 엄마도 인지하더라.' '내가 나라고 느낄 만큼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통제하고 싶어한다.' 라는 뇌과학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제 감정쓰레기통으로 엄마에게 가장 쉽게 짜증내고 하루의 제 생각들을 쏟아 붓습니다.(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잠들기 전 거의 매일 일기를 쓰지만 감정을 쏟기보다 하루 일과를 기록하는 정도고, 글을 적기보다 말로 하는게 더 쉽고, 여과없이 뱉는 말의 희열이 더 크다 느끼는 것 같습니다. 어딘가 감정을 쏟고 나면 후련하다던데.... 저는 항상 죄책감 같은 기분에 찝찝해집니다. 인지하고 있지만 행동이 따라오지 않아 괴롭습니다. 최근 엄마가 건강검진을 받아 가지고 오신 진단표에 '가벼운 우울증' 이라는 진단이 제게 충격이 되었습니다. 짜증을 낼 때 '내가 이러는 이유는 어릴 때 엄마아빠한테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못해서 그렇다','부모에게서 제대로 배운게 없고 난 혼자 컸다.'라는 식의 엄마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합니다. 엄마와 가게를 하고 있어서 쉬는 날 없이 가게와 집에서도 항상 엄마랑 단 둘이 지낸지 3년 정도 되었고, 엄마도 저도 타인과의 교류가 없습니다. 원래 엄마의 성향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항상 혼자가 가장 편하다 하시고, 스킨쉽도 안 좋아하십니다. 제가 기분 좋을 때 가볍게 하는 애정표현도 귀찮아하십니다. (여동생의 성향도 엄마와 같아 이 집에 여자 셋이 모이면 항상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됩니다.) 저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다정한 편이고, 혼자 보내는 시간들도 좋지만 누군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풍족하게 느껴지는 사람입니다. (아버지의 성향과 같지만 저희는 이혼가정이고 아버지는 새어머니와 둘이 지내십니다. 그래서 엄마, 저, 동생 셋이 조금 더 돈독합니다.) 혼자여도, 외로워도 원래 사람은 외로운거라는 엄마의 내면은 제가 보기에 강인해보여 제가 ***을 해도 엄마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엄마의 진단표를 본 이후로 '성질내지 말아야지. 엄마를 내 엄마이기 보다 한 인간으로 생각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텍스트 자체의 생각일 뿐 마음에 새겨지지가 않나봅니다... 조금만 제 기분이 언짢으면 불 같이 짜증을 내버리고 혼자 또 미안해집니다. 이 괴리에 자존감도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기대하는 제 모습과 인식하면서도 바뀌지 않는 제 모습이 이제는 힘이 듭니다. 엄마를, 한 사람으로 제 마음에 꼭 담으려면 얼마나 더 큰 충격이 제게 와야 할까요? 엄마가 죽으면 세상에서 가장 큰 상실감, 후회감.. 더 큰 감정? 충격 그 자체를 겪을 것까지 걱정 하면서도 바뀌지 않는 저를 좀 도와주세요. 일기를 쓰는 것 외에 타인들에게 상처주지 않고 제가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쏟아내지 않더라도 제가 좀 더 건강히 사고 하는 방법도 있을까요?
분노조절불안
전문답변 추천 1개, 공감 1개, 댓글 5개
hoya84
2달 전
모녀관계는 정말 어려워요.. 혼자 컸다라고 느끼는게 잘못도 아니고 그렇게 느꼈다면 정말 그게 사실일 수도 있는데 너무 죄책감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글쓴이님 말대로 엄마를 한 인간으로서 보는 마인드가 제일 좋아요. 그런데 아직 그 면이 낯설게 느껴지시나 봅니다. 충분히 그럴수 있어요. 여지껏 다르게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완벽하게 마인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안되도 계속 노력해보는 거지요.. 어머님 나이대에서 가벼운 우울증은 많이 있을수 있는 일이예요. 혹시 폐경기가 오신건 아닐지 물어보시면 좋겠고.. 제 경험상 한 인간으로 보는데는 어머니 이름에 씨를 붙여서 인식하도록 노력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엄마기 보다는 ‘000씨’라는 한 여자로. 그럼 거리감이 조금 생기는데, 보통 모녀관계에서는 서로 너무 가깝기 때문에 존중하기 어렵고 나와 일치시키니까 상대와 다른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를 만드는 거거든요. 그리고 ‘짜증을 내지 말자’라고 마음먹는 것 보다는 ‘엄마가 나와 있을때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같은 긍정적인 목표로 시작하면, 내가 어쩌다 실수를 해버린다 해도 죄책감도 덜 갖고 어머니와 좀 더 좋은 시간을 더 많이 쌓아가실 수 있을 거예요. 우울증에는 관심이 많이 필요하니, 어머니가 좋아하실 만한 일도 같이 해보시고 좋은 기억을 지금부터라도 많이 만들어드리세요. 그냥 좋은 대화를 목표로 해도 좋습니다. 경청하는 일도 해보시고. 경청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짜증을 내던 내 자신이 어느샌가 좀 달라졌구나..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GuRaeDoHalSuITG (글쓴이)
2달 전
@hoya84 댓글 감사해요.. 엄마는 예전에 폐경기를 겪으셨고 평소에 대화를 정말 많이 하는 편인데, 생각해보니 경청이 저에게 좀 부족한 부분이였던거 같네요! 제 기분에 따라 제가 엄마를 통제하려는 모습이 괴로워요.. 말씀주신거 처럼 '00씨'라고 인식하는 거 너무 현명한 방법인거 같아요 감사해요!!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두고두고 여러번 읽을게요.. 의견 너무 감사합니다.
justbeyouself
2달 전
어릴 적 겪었던 상황으로 많이 힘드셨겠어요. 저 또한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적이 있어서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으면 다양한 모습으로 분출한다고 해요. 마카님께서 그 상처를 분출했을 때 상처가 아물 수 있게 부모님의 사랑으로 치료가 됐으면 좋았겠지만, 더 아프게 곪아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됐어요. 부모와의 애착형성은 성인이 돼서도 많은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한 부분인데, 그 부분이 충족이 되지 않으셨나 봐요. 그러다 보니 마음에 숨겨둔 슬픔은 상처를 계속 덧나게 하고 어머니에겐 짜증을 내면서 또 다른 상처를 안겨드리고 계시는 거 같아요.
justbeyouself
2달 전
마카님의 상처를 혼자서 힘들게 껴안고 계시지 마시고 어머님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짜증이 아닌 마음을 진실되게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그 상처가 어느정도는 보듬어지더라구요. 그런 다음 어릴 적의 나를 위한 애도의 시간을 가져주세요. "많이 힘들었겠다, 그래서 그랬구나, 고생 많았다, 이젠 괜찮아"라고. 부모님에게 듣지 못했을지라도 소중한 나 자신에게 내가 말해주면 되니까요. 내가 나를 알아주면 되니까요. 어릴 적 기억은 없던 기억이 되진 않지만 마음은 우리의 마음먹기에 달려있어요. 그리고 가족은 소중한 만큼 편한 존재이기 때문에 행동과 말이 쉽게 나와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럴 땐 우리의 엄마이기 전에 엄마 또한 여자이고,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하는 친구나 직장동료 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좀 더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못된 말을 하는 것만큼 어리석고 철없는 행동은 없는 거 같아요. 때리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에요. 말로도 사람을 아프게 하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justbeyouself
2달 전
저 같은 경우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그 감정을 바로 분출하기 보다는 무작정 걷거나 운동을 해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불편한 감정은 사라지고 스트레스의 원인만 남게 되니 해결책을 찾기 쉽더라구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집니다. 마카님 진심어린 마음으로 응원하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몸도 마음도 아프지마시구, 맛있는 거 잘 챙겨드시고 잠도 푹 주무세요. 앞으로 어머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행복하고 따듯한 온기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