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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atoss
2달 전
노력은 무책임한 사람들이나 내뱉는 잔인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물 다섯, 올해 졸업을 앞둔 음악 전공생입니다. 저는 남부럽지 않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라왔지만 중학교 2학년 때 부터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께 처음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말씀드렸을 땐 아버지께선 저는 끈기가 항상 부족하다며 반대하셨고 어머니께서도 지금 잘하고 있는 공부를 갑자기 그만두고 다른 걸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셨습니다. 때마침 사춘기도 찾아와서 저는 반복되는 중학교 생활에 실증을 느끼고 제 장래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로 서서히 반항을 시작했고 그 후론 공부도 거의 안했습니다. 고등학교는 제가 원하던 학교가 아닌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곳에 배정되었고 아는 얼굴은 한 두명이 전부였습니다. 새로 만난 친구들도 저처럼 낯선 얼굴 보다는 익숙한 얼굴들과 어울리기를 원했기에 저는 겉도는 신세가 되었고 몇몇 친구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저를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사람이라고 하며 멸시했고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었습니다. 괴롭힘이나 부조리는 없었지만 관심과 눈길도 없는 존재감없이 고등학교 3년을 보냈던 것 같네요. 고등학교 3년 동안 저는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모두 도망가고 방학 보충수업 역시 도망갔습니다. 그 대신 피***에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같은 매체를 이용하여 백지 상태로 제 나름대로의 음악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학교는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대학 생활도 고등학교 때와 똑같으면 어쩌지 하는 트라우마와 걱정이 있었기 때문이죠. 허지만 주변에서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 라는 상투적인 소리를 수없이 들었고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유일한 실용음악과가 있는 학교 단 한 곳에만 원서를 넣었고 지금의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 대학교 1년은 고등학교 때와 바를 바 없었습니다. 저는 보컬 전공도 아니고 악기 전공도 아닌 비주류 전공이었고 저를 제외한 다른 같은 전공생이 없었기에 여전히 혼자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큰아빠께서 제가 음악 외에도 성우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고 우연히 유명 성우분과 만나서 연락처를 받아 저에게 주셨고 저는 간단한 상담 후에 성우학원을 함께 다니게 되었습니다. 학원에서 저는 비주류 전공생도 아니고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세 달 뿐이었지만 저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학교와 병행하는 것은 시간과 돈이 큰 걸림돌이 되었고 아쉽지만 학원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학원을 그만두기 전 온라인으로도 이와 비슷한 작업과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걸 알려준 학원생이 있었고 전문적이진 않지만 저는 꾸준히 성우 쪽도 공부했습니다.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저는 굉장히 내향적임에도 열심히 참여하였고 그 집단 내에서도 꽤나 좋은 평가를 받으며 처음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고 오프라인에서도 만나며 더 광범위하게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들 뜬 것인지 저는 제가 믿고 따르는 사람 혹은 호감이 있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는 표현이 인색함에도 불구하고 저의 패를 다 보여줬습니다. 작품을 하며 기분이 좋을 땐 행복 카드를 보여주고 슬플 땐 슬픔 카드를 보여주었죠. 세상엔 모두 좋은 사람만이 있는 게 아니듯이 이렇게 제가 모든 패를 보여주자 이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고 저는 그들의 속임수에 넘어가 말할 수 없는 모욕감과 돈과 시간, 저의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에 제가 해왔던 모든 것들이 부정 당하고 송두리째 뽑혀 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영향으로 그 일이 일어난지 3년이 넘었지만 성우, 연기 등등 이 와 관련된 것들을 접할 때 마다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르며 제 자신을 자책하고 후회합니다. 다시는 사람들에게 저의 감정을 함부로 표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후에는 인간혐오 같은 것이 생겨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불가피한 상황에선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가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보니 우울증도 찾아오고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는 호르몬 질병까지 생겼지만 군대도 다녀오고 그 시간 동안에 병원에서 상담도 받고 가까운 사람들을 자주 만나며 어떠한 계기로 인해 다시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대충 그 계기를 요약하자면 같잖은 자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무너져 있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 않은가 라는 친구의 조언으로 조금씩 일어나게 되었고 저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고 그런 상태로 학교에 복학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때 보다 아주 나은 상태로 지내고 있고 며칠 전에는 연애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정도를 간신히 채우고 헤어지게 되었는데 이 역시 표현이 서툰 저의 탓이 큰 것 같습니다. 이번 연애는 뭔가 급하게 사귀게 되었는데요. 저는 이 사람에게 호감이 분명 있지만 더 만나보고 알아보고 연애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왜 둘이 안사귀냐는 말을 입을 모아 얘기했습니다. 저는 안사귀는 게 이상한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렇다면 더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는 미친 생각으로 고백해버렸고 그렇게 급하게 이어진 연애가 시작되었습니다. 사귀는 동안에도 이게 맞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불안했지만 던져진 주사위에 대고 멈추라고 해서 멈추는 것도 아니었기에 저는 그 사람에게 저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위에 쓰여진 내용과 같이 함부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저의 마음을 표현하면 할수록 저의 약점이 노출되는 느낌이 들고 이로 인해 저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굉장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얻게 되기 때문에 연애할 때의 그 표현들은 굉장히 어색했고 거짓되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단어를 보낼 때도 뭔가 로봇이 입력하여 보내는 것처럼, 껍데기만 보여지는 것처럼. 하지만 좋아하는 감정은 진심이었기에 말라버린 제 감정을 바닥까지 긁어모아서 표현한 것에 대해선 틀림이 없었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을 내었지만 이 역시 독이 되었는지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이 것도 역시 상대가 저의 패를 다 보고 언제 폴드를 해야할지, 언제 배팅을 해야할지 다 알려주는 꼴이 되어서 그런 저에게는 흥미가 없어서 헤어진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엔 제가 해왔던 것들, 제가 생각했던 것들의 최선이 모두 부정당하는 느낌이 듭니다. 중학교 입학 시험 때 꾸준히 노력해서 공부한 상태로 꽤 높은 등수로 입학했고 지옥이었던 고등학교 3년 동안에도 부족했지만 음악 공부를 어떻게든 해보려 했고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대학생활에서의 음악공부과 성우학원, 그 뒤의 작품활동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저의 봄날은 감질맛 나는 신기루같은 것에 불과했습니다. 어디 유튜브 동기부여 영상이나 책같은 것에서는 끈임없이 노력하는 자가 성공한다. 대기만성형 인간이다 등등 노력하라는 말들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저는 그리 오래 살진 않았습니다만 인생의 봄날은 운이 100퍼센트라고 생각합니다. 그 운은 모두에게 찾아오고요. 물론 노력한 자만이 그 운이 자신에게 왔는지 안왔는지 확인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저는, 저와 비슷한 삶을 겪은, 저보다 더 한 삶은 겪은 사람들은 무엇일까요?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요? 그래서 운이 찾아왔는데 지나쳐버린걸까요? 아니면 아직 봄날이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하는 걸까요? 아니면 지금보다 더 심한 짓들을 당하고 몸이든 마음이든 어느 한 구석이 성하지 않아야 치료해주겠답시고 찾아오는 걸까요? 이제는 서있는 것도 심지어는 누워서 가만히 있는 것도 지쳐서 못하는 판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노력만 하라는 무책임한 말을 믿고 칼바람을 맞으며 차디찬 진흙탕을 더 뒹굴러야 하는 걸까요? 추위를 피해서 간신히 몸 하나 챙길 구석에 들어와 쉬고 있지만 추위가 가라앉질 않아서 도움을 청하려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싶어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제가 두르고 있는 거적데기들 까지 훔쳐갈 뿐입니다. 제가 사람보는 눈이 영 아닌 건지, 반듯하지 않고 반항 섞인 학창생활을 보낸 업보를 지금 겪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봄을 기다려야할까요.
의욕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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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84
2달 전
사람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계신 분인것 같아요. 그래서 자꾸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상처받고 거기서 헤어나오시기가 힘든 것 같아요. 몇번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때문에 내 인생이 마치 실패한 것 처럼 느끼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것 조차 부정해버리는건 사실 과도해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거든요. 객관적으로 보면 글쓴이님이 지금 노숙을 하면서 끼니도 떼우지 못해 어렵게 살고있나요? 아니잖아요. 현실이 지옥같다고 느끼는 생각과 달리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럴땐 생각과 현실을 확실히 분리를 해보시는게 좋아요. 내가 이렇게 느끼는게 이 상황에서 합당한가?라고요. 다른 사람 때문에 내가 무너져 있는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 않냐고 얘기해줬던 그 친구분 같은 좋은 사람도 인생에 때때로 나타나요. 그리고 나는 몰랐지만 알고보면 나를 도와줬던 사람들, 뒤에서 나를 옹호해줬던 사람이 글쓴이님이 인식하지 못해도 분명이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내 인생이 그렇게 가치가 없을까요? 내가 잘못 살아온 걸까요? 그냥 지나가는 별로인 몇몇 사람들은 어차피 내 곁에 평생 있을 사람들이 아닌데 그들 때문에 내 인생을 부정하지 마세요. 글쓴이님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있고 대단한 분입니다. 이미 사랑받고 있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동안 노력하신 것들은 무형인듯 보여도 글쓴이님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 인생에서 많은 실패는 당연한 겁니다. 말그대로 당연한 거예요. 인생은 원래 힘든 거라는걸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사실이니까요. 인생은 행복해야 하는건데 나는 그렇지 않으니까 불행해라고 생각하는 것과, 인생은 원래 불행한데 나는 그 와중에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만났네 그러니 나는 가치있고 운이 좋은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는건 달라요. 베이스가 달라져야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