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갑자기 찾아온 사랑이였지
처음 보자마자 나는 알았어
우린 진짜 뜨겁게 사랑하겠구나
운동 선수였지만 군인의 신분 이기도 했던 당신
시합이 있는 날은 지역이 어디든 몇시간이라도 볼수 있으니 달려갔다
좋은게 있으면 바리바리 싸서 택배를 보내고
일주일에 하루 외출이 나올수 있어 매주 주말은 그사람이 있는곳으로 갔다
휴가를 나오면 휴가에 맞춰 내 직장도 휴가였고 그렇게 일년을 사랑했다
제대를 하고 계획에있던 유학을 간다고 하는 그사람
그것도 괜찮았다
더 나은 그사람의 꿈과 인생을 나는 얼마든지 응원하니깐 그래서 유학 준비를 같이했다
영어 학원에 다니는 그사람을 또 나는 기다렸도
같이 공부도 하고 이젠 곧 떠나니 제주도 여행도 같이 다녀오고
근데 언제 부터인가 내마음이 지치기 시작했다
저사람이 어느날부터인가 기다려달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자꾸 자기 집에서 조건이 좋은 여자와 선을 보라고 얘기한다
우리의 연애를 그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
군인이여서 안된다는 이유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찍은 사진한장을 sns에 올리지 않는다
어느날 데이트를 하는데
내가 사준 옷이 사이즈가 안맞다며 투덜대기 시작한다
사이즈를 변경해서 바꿔다 달라고 투덜거린다
그순간 깨달았다
아 나 지쳤구나 ….
그순간 모든 끈들이 후두둑 끊어졌다
그리고 차갑게 변해버린 내가 너무 가볍다며 내 이별에 내탓을 했다
그렇게 우린 아무도 모르게 사랑하고 아무도 모르게
이별을 했다
육년뒤 우연히 우린 다시 재회를 했고
그사람은 유학을 마치고 대학원을 다니고
나는 작은 가게의 사장이 되었다
육년전과 달라진건 나는 그사람집이 말했던 조건의 여자들보다 더 많은 수입이 생긴거
이악물고 달렸더 지난 육년동안
학벌이 차이가 났던거 그래서 나를 숨겼던 그사람
그게 너무 상처가 커서 진짜 이악물고 달렸었다
그 재회를 하고 일년뒤 그사람의 결혼소식이 들렸다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나와 톡을 하며 만나서 뭘하지 했던 어딜가지 했던 그사람의 결혼 소식이다
그리고 카톡도 sns 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날 차단했고 번호도 바꿨다
그리고 어느날 결혼할 여자의 sns에 둘이 사랑을 시작한 날이 기재되었다
나와 만남을 약속했던날
내가 가게일로 급하게 약속을 미뤘던 그날
다음에 보면 된다고 내게 톡하던 그날이였다
몇일은 멍하니 지냈다
꿈꾸는것 처럼 멍했다
근데 두어달이 지나고 나서 제정신을 차려보니
참 잘됐다 싶다
이런사람 걸러서 참 다행이다 싶다
역시 내 인생이 막장까지는 안가는구나 했다
그래서 나도 그사람과의 모든 흔적을 지웠다
차마 지우지 못했던 그사람이 찍어줬던 사진
나만 올려야 했던 우리둘이 찍은 사진
내가 사준 커플 운동화 모조리 다 버렸다
있잖아 .. 니가 이글을 절대 볼일 없겠지만
부디 그 여자에게는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너때문에 내가 살아왔던 시간들이 너무 부끄러워서 날 매일매일 채찍질 하며 살았어
왜그랬어 왜 그때 대학을 포기했어 이러면서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대학 포기해서 내 가게도 생겼던 거고 그래서 돈도 많이벌게 되었어
우리가 다시 만난낭 니가 나한테 그랬지
‘내가 유학간다고 할때 내가 기다려줄테니 마음 놓고 다녀와라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열심히 살다가 결혼하자 ‘ 이말을 해주길 기다렸다고
내가 그때 말했지
우린 타이밍이 안맞았고
당신은 이미 마음속에 당신의 배우자에는 내가 없었다고
그걸 눈치챈 나는 더 상처받지 않게 하려고 날 지킨거야
당신을 만나는 내내 나는 날 잘 키워준 내 부모님이 작아보였어
근데 막상 알고보니 니네 아빠도 썩 그렇게 잘난 분은 아니시드라
나는 너가 우리아빠 대단하다 그래서 진짜 좋은 집 여자들하고 선 자리 들어온다 이래서 엄청 대단한 집안인줄 알았지 그래서 나같은애는 안되는구나 하며 내 자신 깍아먹고 있었지..
그래서 더 다행인것 같아
너그럽고 따뜻하고 풍족하고 그래서 누구와도 비교하고 살지 않은 귀한 우리집의 가족에 니가 들어오지 않아서
결혼해서 잘살아
절대 그여자에게는 내 존재를 들키지 않길 바래
들켜버리면 내가 다 이야기 해버릴수도 있어
당신한테 사랑한다고 말했던 그날
내게 우리의 다음 약속을 잡았고
당신이 너무 좋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그사람의 미래에 도움이 될것 같아서 결혼을 결심한거라고
아 그리고 하나 더 너희 어머니께 전해줘
나는 좋은 대학에 나오지 않았지만
좋은 부모님들 밑에서 부족함 없이 구김없이 아주 잘 큰 우리집의 귀한 딸이라고
살아보니 대학과 성공은 비례하지 않드라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나는 성공했다고
다른건 하나도 안아까운데
내가 고생해서 번 돈 그거 너한테 쓴거
그거하나는 좀 아깝드라
그돈 모아서 내 가게 차릴때 타일 하나 더 할수 있었을텐데..그치??
행복해
당신이 원하던 친구같은 여자인것 같아서 다행이드라
날 당신의 인생에 깊은 관계로 엮지 않아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