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죽으려 하고 몇년 뒤, 고개를 들어 또래 아이들을 보았다.
참 밝고 활기찬 모습들.
나는 왜 저렇게 되지 못할까 부러움을 너머 약간의 질투심마저 들었다.
나와 그 아이들은 뭐가 달라서 나는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고이고 포기하고 싶어질까. 죽고 싶어질까. 결국 내 성격은 원래부터 꼬여있어서 그런 걸까.
또 몇년이 흐른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알 것 같다.
그 아이들은 사람이 좋았고 옆에서 응원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그게 가족이 아닐지라도 친구들이 있었다. 또 누군가는 선생님이기도 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수 없었다. 열지 않았다.
언젠가 받을 상처가 너무 무서워서 꽁꽁 숨겼다. 홀로 있을 때가 되어서야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모두 잠이 드는 시간이 되어서야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뿌리부터 썩은 풀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있을리가 없었다. 겉모습은 그럴듯한 화초인척 해봤자 가까이 왔을 때 느껴지는 썩은 내는 감출 수가 없어서 그래서 그냥 혼자 있는 게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나를 감추다보니 그렇게 조용하고 무기력한 내가 되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