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마당에 찾아오던 새끼고양이가 죽었다. 몇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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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pple0213
·일 년 전
우리집 마당에 찾아오던 새끼고양이가 죽었다. 몇년 전부터 우리집 마당에 고양이들이 쉬어가기 시작했다. 살겠다고 찾아오는 아이들을 내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책임질 수 없는 행동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최대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지않으려 중성화 수술도 해주고 이것저것 신경써주다보니 그 애들은 나를 신뢰하기 시작했고, 이젠 오는 사람마다 머리부터 들이미는 애교쟁이들이 다 되었다. 그런 예쁜 아이들을 돌보다보니 길에서 차갑게 식어버린 아이들이 더 눈에 밟힌다. 그래서 차 트렁크에 늘 이것저것 가지고 다니며 한쪽으로 치워주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것도 시골에 한적한 길이라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더 어릴적엔 어쩌다 이 작은 몸에 태어나서 이렇게 힘든생을 살아내느냐며 이름모를 누군가를 원망하고, 모든게 내 탓 같아 펑펑 울기만 할 뿐이었다. '좋은 곳 가라. 좋은 곳에 가.' 눈을 감고 가만히 읊어보는 말 그 작은 몸에 닿기를 바라며 언제나 뱉는말. 이제 나는 그 어떤 죽음도 내 탓이 아니라는걸 안다. 생명은 곧 죽음이기에 살아가고 죽어가는 거라는걸. 그 모든게 너의 운명이라면 마지막 가는 길 차가웠던 너의 삶에 자그만 온기라도 느낄 수 있길. 그저 그렇게 바랄 뿐. 아침에 우리집 마당에 찾아오던 새끼고양이가 죽었다. 여느때처럼 덤덤하게 그애의 마지막을 지켜주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났다. 내가 모든 생명에게 다정한건, 벌레조차 살려보내는 나로 태어난건, 어쩌면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애가 죽어서 우는건지 그냥 내 속이 시끄러워 우는건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본다. 내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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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dolion
· 일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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