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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6달 전
저 작년 고3때 우울증 너무 심했을 때 엄마도 우울증이 심했거든요. 그때 제가 엄마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아픈 걸 숨기고 정신과를 끊고 지금까지도 엄마 앞에선 아픔을 숨기고 있었는데, 오늘 엄마한테 얘기했어요. 난 엄마의 불안정함이 밉다고. 엄마가 목숨까지 놓아버릴까봐 무서웠다고. 엄마도 인생이 너무 힘들었던 사람이고 저보다 훨씬 더 고된 삶을 살았다는 걸 저도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아요. 아는데 제가 어렸던 시절부터 가장 힘들었던 시절까지 우울함을 표출한 엄마가 미워요. 제가 못된 딸인가요. 제 감정도 정당한 감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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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랑 님의 전문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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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마카님께
#우울증 #가족 #정당한감정 #안전한대상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카님의 사연을 읽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답글을 남깁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은 작년 고 3일 때 우울증이 심하셨고 어머니도 우울증이 있으셨네요. 당시에 어머니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정신과 치료도 끊은 채로 아픔을 숨기고 사셨네요. 그러다 오늘 엄마의 불안정함이 밉고 두려웠다고 말씀하셨네요. 엄마 인생이 힘들었다는 걸 알지만 마카님 어린 시절부터 가장 힘들었던 시절까지 우울감을 표출했던 어머니에게 미운 감정이 드네요. 그 감정이 정당한 것인지 묻고 계시네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먼저 짧은 글만으로 마카님의 힘든 마음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마카님께서 많이 외롭고 두려우셨을 것 같아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카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고민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1. 우울한 엄마 마카님, 먼저 우울증을 지닌 엄마에게서 자란 아이의 마음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녀를 키운다는 일은 상당한 체력과 정신적인 에너지가 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울한 사람은 에너지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자녀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어렵고 충분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또 기분 변동에 따라서 일관적인 양육을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자녀가 자라고 말이 통하면서부터는 힘이 들 때 오히려 자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감히 마카님 어머니의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순 없지만, 어머니의 우울증 증상으로 인해 마카님이 어떤 심리적인 영향을 받았을지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마카님께서는 글에서 ‘엄마가 목숨까지 놓아버릴까봐 무서웠다고.’, ‘제가 어렸던 시절부터 가장 힘들었던 시절까지 우울함을 표출한 엄마가 미워요.’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마카님 어머니께서 우울증으로 힘든 마음을 어린 마카님에게 많이 표출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울증을 극복하는 그 과정과 우울감을 표출한 그 대상은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카님은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린 아이였고 마카님도 힘이 든 상황이었으니까요. 2. 기댈 수 있는 대상 마카님은 고3 시절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기댈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요. 하지만 마카님,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일 때 더 외로워질 수 있다는 걸 아시나요? 기댈 수 있는 상대가 누군지에 따라서 말이죠. 우리는 가까운 대상, 특히 엄마라는 존재에게 공감과 이해, 또 위로를 받기를 기대합니다. 아이에게 주양육자라는 존재는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또 아이는 주양육자와 애착을 맺고 그 신뢰감을 가지고 세상을 탐험합니다. 그렇기에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깝다고 해서 엄마라고 해서 모두 기댈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댈 수 있는 대상은 충분한 정신적 에너지를 가지고 그 에너지로 상대의 얘길 듣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 다음 마음으로 품고 잘 소화시켜서 상대방을 위한 위로나 조언을 건네줄 수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 대상으로 부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으로는 신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자기 스스로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사람들일 것입니다. 글에서 마카님은 '엄마도 인생이 너무 힘들었던 사람이고 저보다 훨씬 더 고된 삶을 살았다는 걸 저도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아요.'라고 써주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우울증도 앓고 계셨고 인생도 많이 힘이 드셨네요. 아마도 어머니께서는 본인의 마음을 돌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지친 상태셨을 거라 짐작이 갑니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어머니는 기댈 수 있는 안전한 대상은 아니셨던 것 같습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마카님께서는 물으셨지요. ‘제가 못된 딸인가요.’ 거기에 대한 제 답변은 이렇습니다. 못된 딸 아닙니다. ‘힘든 딸’입니다.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딸입니다. 마카님이 선택할 수 없었던 가족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사람입니다. 또 ‘제 감정도 정당한 감정일까요?’라고 물으셨습니다. 마카님이 느끼신 엄마에 대한 미운 감정은 ‘정당한 감정’입니다. 정당하지 않은 감정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생각이 드시는 건 엄마와 함께 나눴던 좋은 감정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가족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통념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카님이 현재 혼란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 누구도 사회적 통념 앞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마카님, 이제 기댈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안전한 대상을 찾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적어도 나의 상처에 귀 기울여 주고 상대에게 실망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했을 때 자기를 한 번 되돌아보고 사과를 건넬 수 있는 사람 말이에요. 앞서 얘기했듯이 어린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그래서 힘들 때면 엄마라는 존재가 가장 먼저 생각날 거에요. 하지만 엄마가 나를 아프게 한다면 더 이상 내가 힘들 때만큼은 안전하지 않은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안전한 대상을 만나세요.
만일 주변에 그런 대상이 없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또 힘이 들 때면 여기 마카에 진솔한 마음을 남겨주세요. 저의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myongmyong
6달 전
당연히 정당하죠... 토닥토닥
jurinee
6달 전
털어놓으세요 울고불고해도 괜찮아요. 토해내지않으면 나중에 더힘들어요 여기에라도 털어놓아서 다행스러워요^^
RONI
AI 댓글봇
Beta
6달 전
엄마는 누구보다 내 편이길 바라는데 나에게만 혹독하고 냉냉하게 대하시는 거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프군요. 내가 힘들 때 공감받고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거예요. 가족들과 진솔하게 내 감정을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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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er81
6달 전
저도 우울증을 심하게 앓으신 엄마와 지내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평범한 엄마와 평범한 가정이 너무 부러웠답니다..떨어져죽고싶다는 엄마의 전화에 직장에서 일하다말고 집으로 달려간적도 있답니다..제가 더 힘들었던건 엄마가 외로운 마음을 술로 달래는것이었죠..너무너무 치가 떨리도록 엄마가 싫어졌지만, 걱정도 미치도록되고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어요...정말 더 미치겠는건..엄마가 정신과 치료도 잘 안받으시려 한다는거에요, 그런데 이젠 저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오는것같아요..그래서 아이들을 대할때 최선을 다하지못할때가 너무나많답니다..저에게 무기력감이 너무 심해서 아이들을 방치하게 될때가 많다는거에요..그러니까 님께서는 치료든 상담이든 잘받으셔서 저처럼 되지마시고 마음이 건강하고 단단한 어른으로 거듭나길 바래요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