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을 쑥대밭을 만들었어요 제가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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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6달 전
집안을 쑥대밭을 만들었어요 제가
제가 지금 언니와 의절한지 2년이 지나가는데요. 제가 10대 후반일 당시, 언니가 학교와 회사일로 우울증이 깊었어요. 정신이 불안정해서 저한테 해코지도 자주하고, 죽고싶다고 자주 하소연했어요. 한 번은 저와 다투고 나서 죽어버리겠다고 부엌에서 식칼을 꺼내들고 자살기도를 하려고 해서 칼 든 손을 붙잡고 몇 십분을 대치하기도 했어요. 언니는 정말 자주 히스테릭했고, 시비를 걸고, 그냥 모든 것에 부정적인 평가를 하려고 했어요. 제가 마냥 언니 편을 들어주고 다 참아왔던 건 아니지만, 언니 때문에 억울하고 머리 끝까지 분노에 차도 언니처럼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삼켜왔어요. 무슨 일만 있으면 죽고싶다고 하는 언니가, 그리고 나 때문에 죽을 것처럼 화내는 언니가 당장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서 죽어버릴까봐 무서워서요. 저는 가족한테조차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으로 컸어요. 비밀이 많고, 쉽게 터놓지 않는 애로요. 누군가의 삶의 괴로움을 일방적으로 듣는 일이 얼마나 상대방의 영혼을 갉아먹는 일인지 뼈저리게 알고 있어서요. 제가 이렇게 시달릴 동안에 엄마는 늘 저한테 언니를 이해해줄 것을 호소했어요. 언니가 많이 힘들고, 괴롭고, 너는 언니보다 강하니까. 하면서 제가 언니보다 정신이 멀쩡하기 때문에 언니를 보살펴야 한다면서요. 10대 후반만 해도 저는 제가 그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제가 25살이 되고, 언니가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함께 지내게 되었을 때. 제가 드디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잘 지내려고 노력을 하다가도, 도저히 언니가 저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엄마한테 도움을 청했어요. 그동안 참아왔지만 이제 더는 힘들다. 엄마가 언니 좀 통제 좀 해달라고. 제가 정신이 나간 건 이때부터예요. 엄마는 네가 대체 뭘 참아왔냐는 식으로, 언니와의 일은 알아서 해결하란 식으로 말했어요. 저는 정말 깊은 배신감을 느꼈고, 언니에 대한 혐오감이 겉잡을 수 없이 커졌어요. 나는 더 이상 보호자가 없으니 내가 나를 보호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언니와의 관계를 끊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가족 관계를 전부 끊고 싶었지만, 상황도 그렇고 용기가 없어 그러지 못했어요. 그래도 언니와 대화 자체를 끊고나니까 마음이 너무 가볍고 편안했어요. 언니는 거만하고 모욕적인 사과문을 몇 번 보내더니 포기했고요. 한참을 한집에서 서로 투명인간처럼 지내다가 1년이 지나고. 나머지 1년은 제가 학업과 일 때문에 집을 나가있게 되고 올해 다시 집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언니는 제가 들어오는 날짜에 맞춰 기숙사로 다시 들어갔고요. 그렇게 마주치지 않고 각자 살고 있었는데 엄마가 언니와 내가 의절한 채 사는 게 너무 괴롭다고, 언니 생일 날 언니가 집에 온다는 소식을 저한테 말하지 않고, 언니를 집에 데려와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저는 그 상황 자체에 속았다는 배신감을 느꼈고, 괴로웠어요. 언니는 내심 화해하기를 바라는 눈치였고, 저는 아직도 언니 목소리 얼굴만 봐도 치가 떨렸어요. 제 상처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없는 엄마에 대한 신뢰 자체가 또 다시 무너졌구요. 그동안 입다물고 있었던 건 제 눈치를 보는 척을 한 거였지, 제가 유난 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더라고요. 엄마는 제가 가정의 화목에 대한 키를 쥐고 있으며, 제가 상처를 이겨내면 될 문제라고 했어요. 실타래를 왜 굳이 하나씩 풀려고하니. 어떻게 사람이 모든 상처를 다 풀고사니. 되레 저를 원망하더라고요. 엄마는 제가 다시 꾹 참고 참아서 언니를 마주하기를 바랐어요. 저는 그냥 이 상황 자체가 절망스럽고, 그럼에도 가족을 완전히 끊지 못하는 나도 혐오스럽고. 자살하고 싶어서 이틀 내내 자살방법에 대해서 검색하고. 날짜를 정하고. 집에서 목을 매달고 죽어있는 나를 상상하고. 그렇게 감정이 끝까지 치닫다가, 그냥 갑자기 저만 이렇게 속앓고 있는 게 억울했어요. 그리고 그냥 다같이 폭발해서, 잔해가 되어버리자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억울함 다 쏟아냈어요. 언니처럼, 엄마처럼, 아빠처럼 할 말 안 할 말 안 가리고. 내가 어떻게 언니하고 엄마한테 감정쓰레기통 취급받아왔는지 낱낱이, 그리고 자세하게 털어버렸어요. 엄마가 언니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를 어떤 방식으로 나한테 풀어왔는지. 언니 이야기를 하면서 나와 비교하고, 언니 달래느라 나를 모함하고, 언니 감정쓰레기를 받아줄 것을 강요하고. 등등등 아주 자세히 써서 모두에게 말 했어요. 제가 그렇게 폭발해서 다 폭로하고 나니까. 모두가 상처를 받았어요. 제목처럼 쑥대밭이 되었어요. 엄마는 저한테 인격적으로 살인을 당한 것 같다고, 모두 앞에서 발가벗겨버린 것 같다고. 저를 또 탓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내가 문제니까 나만 사라지면 되겠다고, 내가 없어져준다면서 자책하면서 또 저를 협박했어요. 저 때문에 죽어버릴 것처럼 말하면서 저를 가스라이팅 했어요. 저는 엄마와 언니가 참 유전적으로 많이 닮았구나 싶었어요. 둘다 자기 목숨을 무기로 저를 어떻게든 삶아보려고 노력하니까요. 미쳐버릴 것 같던 2년전 그 사건 때도 저는 차마 자살암시는 못 하겠던데 다들 참 저런 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는 구나. 나는 또 벌벌떨어줘야 맞는건가 싶고. 그냥 이제는 눈물조차 안 나더라고요. 엄마는 제가 무슨 내부고발을 한 것마냥 배신감에 어쩔 줄 모르고. 저는 어린 애한테 그런 말을 했던 것자체가 학대라고 또 쏘아붙였어요. 엄마랑 언니는 날 것의 감정을 나한테 쏟아내고 들어줄 것을 바라면서, 내 날 것의 감정은 듣기조차 어려워? 힘들어? 하면서 눈을 치켜뜨고 소리를 질렀네요. 이렇게 까지 하는 저도 정신적으로 많이 쇠약해져 있는 것 같고, 저는 엄마가 충격받아서 죽을까봐 또 벌벌 떨고 있네요. 제가 잘 했다기보다는 나만 죽을 수 없다는 최후의 발악이었는데. 한 편으로는 그랬어야만 했나 죄책감이 드네요. 제가 못 되어먹은 거 뼈저리게 잘 알게되었지만 한편으론 그냥 너무 슬프네요. 슬프고 슬퍼서 눈물도 안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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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마카님께
#가족의틀 #독립 #적절한거리두기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카님의 사연을 읽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답글을 남깁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은 10대 때 언니의 불안정한 정서, 행동으로 인해 많이 힘드셨던 것 같습니다. 마카님은 언니가 죽어버리겠다고 하는 협박성 멘트를 자주 해 그 말이 무서워 속으로 삼켜야만 했네요. 그럴 때마다 엄마는 언니가 힘들다는 말들을 하면서 마카님께서 모든 것을 이해해주길 바라셨네요. 마카님이 한계에 다다라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마카님이 뭘 참아왔냐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여서 큰 배신감을 느끼셨네요. 그러다 이번에는 엄마가 마카님께서 언니와 의절한 것이 괴롭다고 하면서 마카님 몰래 언니의 생일날 화해할 것을 요구하고 이 일로 인해 또 한 번 엄마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네요. 엄마는 가정이 화목한 것은 마카님에게 달려있다며 문제의 책임을 마카님에게 돌리셨네요. 힘들었던 마카님은 자살까지 상상하다 억울함이 폭발해 가족들에게 힘들었던 점을 다 쏟아냈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가 언니와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담보로 협박하는 말을 하니 마카님은 너무 억울하고 힘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로 엄마가 죽을까봐 불안하고 죄책감도 느끼고 있네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마카님, 먼저 써주신 글만으로 마카님의 마음을 다 헤아리긴 어렵지만 지난 시간동안 마카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문제의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해보았습니다.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가족'이라는 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연의 등장인물을 엄마, 언니, 아빠로 부르지 않고 호칭만 A, B, C로 바꾸어 다시 사연을 읽어본다면 어떨까요? 그 글을 읽는다면 누구라도 마카님의 이해와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카님은 마카님을 존중하지 않는 A, B, C라는 사람들과 화목해야 할 이유도 없으며 화목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사연 어디에서도 그 키는 마카님이 쥐고 있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아쉽게도 가족 구성원 중에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감정 조절과 행동 조절이 어려운 가족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언니가 보이는 증상들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수준으로 보이나 글에서 느껴지는 것으로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심리 치료는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의 주관적인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가족이나 주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라면 필수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나 어린 나이의, 나이가 작은 동생의 입장에서 널뛰기 하듯 급변하는 언니의 증상들은 이해하기도 쉽지 않으며 그것을 수용하거나 해결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또, 부모님이 보이신 태도와 모든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감히 제가 말씀드릴 순 없지만 부모님이 마카님에게 취하신 태도와 행동이 마카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 가정에서 자녀가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그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부모님도 많이 힘드셨겠지만 적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 그 책임은 부모에게 있을 것입니다. 언니가 마카님께 함부로 행동할 때 그것을 막아주는 것, 또 적절히 방어하여 마카님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는 책임도 부모님에게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니가 더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며 언니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취한 부분도 언니와 마카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리고 힘이 없었던 마카님께서 주변에 도움을 청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 외부에 도움을 청하고 마카님께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 덧붙입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마카님, 물리적으로 가족에게서 독립하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갈등을 겪는 가족일지라도 완전히 단절하며 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카님이 써주신 것처럼 문제는 항상 언니와 함께 물리적으로 지낼 때 일어났습니다. 현재는 따로 지내서 좀 괜찮아질까 했지만 마카님을 보호해주지 않는 부모님과 물리적으로 함께 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행사가 있거나 명절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걱정어린 표정과 마카님의 이해를 구하는 말들을 마주해야 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갈등의 빈도는 잦아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가족들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단 벗어나시는 것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드립니다. 또 정신적인 독립 또한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는 대부분이 적절한 거리두기의 실패로 인한 것입니다. 처음 출발은 언니와의 갈등이 문제인 것처럼 보이고 그것이 사실이지만 저는 마카님께서 겪고 계신 어려움의 핵심은 엄마와의 갈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감정만 든다면 단절은 보다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마카님과 어머니의 관계는 부정적인 감정과 또 긍정적인 감정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대상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엄마가 목숨까지 담보로 말씀을 하시는 상황이니까요. 그러나 마카님 잊지마세요! 언니는 물론이고 엄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것을요! 언니와 엄마 모두 성인이고 본인의 생명에 대한 책임은 그들의 것입니다. 지금은 가족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마카님 마음만을 보살필 때입니다. 그 동안 많이 힘들었을 마카님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많이 억울했을 마카님을 보듬어주세요. 자살에 대한 생각도 가족들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도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서 마음이 주는 경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고통을 주는 사람들과 적절히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돌봐야 할 시간입니다.
마카님 혼자서 다 감당하기 힘들 땐 이렇게 고민 사연도 남겨주시고 상담을 통해 마음도 터놓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ONI
AI 댓글봇
Beta
6달 전
마음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세요. 힘들면 힘들다고, 지쳤으면 지쳤다고 말하세요. 항상 자신을 아껴주세요.마카님은 너무 멋지고, 소중하고, 예쁜 사람이란 사실을 항상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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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6달 전
감사합니다. 상담사님. 분석도, 해결책도 꼭 저한테 필요한 것들이었네요. 독립 계획을 세우고는 있었지만, 당장 자신도 없고 상황도 여의치 않아서 미루고만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를 위해서 그게 최선일 것 같네요. 조언해주신대로 일단 제 마음만 신경쓰고 보호하겠습니다. 글 쓰기 잘 했다 싶을 정도로 위로가 많이 됐어요. 용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영랑 상담사님! 좋은 밤 되셨으면 합니다.
overhere09
6달 전
잘 하셨어요. 죄책감 가지실 필요없어요. 더이상 참지 마세요. 그들은 그들의 인생을 사는 것이고 나는 나의 인생을 사은 것 뿐이예요.. 의절하니까 새로운 상처를 만들지는 않네요..
jurinee
6달 전
충분히 의절하셔도 됩니다. 화내신것도 잘하셨어요. 마냥누르고만있어도 문제가됩니다. 가족이라고 다 화목한것은 아니죠. 안마주치는게 도움이 되는 가족도있습니다. 가족의 성향 스타일에맞게 의절도 방법입니다. 서로가 행복해질수있는 방법. 글쓴이분은 잘하실것같아요. 가족에게 에너지 낭비마시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