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싫다.
나는 여자인데 여자가 싫다.
소음이나 소리에 예민한 편인데,
하이톤인 여자 목소리가 싫다.
음악을 잘 듣지 않는 편인데
듣는다면 남자노래,
특히 잔잔한 남자가수의 팝송을 듣는다.
방송을 볼때도 특히 하이톤에 텐션높은 여자 연예인들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린다.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쾌해진다.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고,
직장도 여초집단이라, 남사친이 없다.
그런데 모임에 가면 여자보단 남자가 편하다.
모순되게도 남녀사이에 친구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데, 서로 이성적인 호감이 있어서일때 관계가 유지되어서 인지, 남자와 친하게 지내는게 좀더 편한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여자인 친구가 많지도 않다.
그래서 늘 남자친구에게 굉장히 의존적이었던 것 같다.
어릴때도 이유없이
나에게 사랑을 주는 엄마보다,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 아빠를 더 좋아했다.
아들없는 종손집 딸부자집에서,
사랑받고 싶어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적 있었고,
여고 시절, 또래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좋고, 보이쉬했어서 인기가 있는 편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더 보이쉬해지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우리집 여자들은 말이 없고 수더분하고 조용한 편이라 시끄럽지 않다. 호들갑을 떨지 않는 편이다. 큰소리를 내면 아빠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내생각엔 아빠가 예민했던 것 같다. 엄마는 예민하지만 우리에게 티를 내진 않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남자이고 싶다는 건
굉장히 순간적인 감정이었고,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늘 남자를 좋아했고, 남자의 사랑이 받고싶었는데, 단 한번도 나를 진심을 다해 사랑해준 남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자가 싫은게 이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
아니면 여자가 싫은게 내가 여자여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