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어릴땐 좌절해도 일어났는데... 이제 못 일어나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육아|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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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릴땐 좌절해도 일어났는데... 이제 못 일어나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ganadara823
·3년 전
항상 내면 한켠에는 어릴때 정말 열심히 해서 이뤄낸 것들이 원동력이 되어 살아왔어요... 스스로 자부심이었죠. 지금은 서른 중반의 나이로 한 아이엄마이자 아내인 워킹맘입니다. 자꾸 과거에 얽매여 사는건가 싶지만 그 원동력으로 살아왔는데... 뭔가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거 같아서 이제 힘이 안나나봐요... 제 인생의 자부심은 예를 들면 중,고등학교 예체능을 했었는데 집이 넉넉한 편은 아니어서 미술학원 외 공부학원은 한번도 다닌적이 없어요. 과외나 국영수 학원 다니지 않고 학교수업으로 내신은 빵빵하게 잘 만들었죠... 고3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결심했지만 당시 집도 함께 힘들어져서 엄마아빠한테 진중하게 재수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고1년의 독학 재수생활을 했어요. "인터넷 강의로 필요한 강의만 듣겠다. 집근처 도서관에 다닐 예정이니 강의를 들을 수 있는 PMP만 있으면 될 것 같다. (당시 패키지 강의 들으면 증정하는 상품도 많았고요) 미술학원은 다니지 않고 수능 끝나고 입시미술만 하겠다" 그렇게 1년을 원하는 공부를 하며, 온전히 제 시간을 쓰며 나름대로 즐거운 생활을 했어요. 제 전공에서 가장 좋은 학교, 좋은 학부로 진학했습니다. 입학하고나서 1학년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병행했어요. 물론 놀기도 하고 알찬 대학생활을 하며 넋놓고 즐겼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2학년쯤 되니... 학생들간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나더군요. 방학마다 어학연수니 해외여행이니.. 자연스럽게 나가는 친구들을 보니 아차.. 나도 가봐야겠다 싶었구요. 그때만 해도 신세한탄을 하기보다 방법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간 알바로 돈을 모았다기보단 생활비로 썼기에 유럽여행을 갈만한 목돈은 없었고 당시 인턴으로 회사에 다니고 있었기에 부모님한테 손을 벌릴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인턴계약만료 마지막 월급으로 일단 비행기를 먼저 발권해두고 여행 경비는 엄마한테 근처 공장 단기 알바를 구하고싶다 이야기를 하니 빵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하루 12시간씩 주,야 교대로 한달 바짝 일하고 번 돈으로 풍족하진 않지만 혼자 25일간 여행을 보냈지요. (다른 친구들은 이미 다녀온 후라 혼자 가게 되기도 했구요) 그 이후로 여행에 눈 뜨고 더 많이 또 가고싶어서 대학생 여행보내주는 프로젝트 등에 당당히 합격해서 다녀오기도 하고 체험단 등으로 다녔어요. 대학 졸업 전 대기업 인턴도 합격해서 잘 보내다가 정규직 전환이 안되어 쉴때도 이렇게 불안하거나 스스로 못믿진 않았어요. 돈이 없어도 집안이 좋지 않아도 충분히 제 스스로 원하는걸 이룰수 있던 시기지요.. 또 원하는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요.. 이제 저 혼자가 아니라 가정이 있고요.. 결혼생활의 불만족라기보단 스스로가 더 이상 나를 위해 원하는걸 취하기위해 노력하지 않아요. 잊어버린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예전같지 않고요.. 뭐랄까요.. 계속 인생을 허덕허덕 온전히 노력으로 일궈낸것들이 그냥 다른 사람의 평균 그정도 언저리인 것 같고 서른 중반인 여자사람 월급이 그냥 20대 대기업 초봉정도이고 이게 내 인생의 한계인 것 같고요. 다 그냥 제 안에서 결정한 한계가 이정도구나 싶어요ㅡ 아기를 낳고 복직하고 일을 하니 편도 55km 대중교통 출퇴근하면서.. 부모님 도움을 받고싶지만 부모님도 각자의 노후준비로 일을 계속 하고있어 결국은 또 다시 나의 몫, 남편과 제 몫인거죠.. (남편도 저와 닮은 사람이라 같이 짠해요..) 다른 친구들 동기들보면... 같은 시기에 아이를 낳아도 누군가는 대학원을 다니며 육아를 하고 있고요. 누군가는 일찍 복직해도 아이를 케어해줄 부모님이 옆에 있고요. 온전히 남편 월급으로 살아가도 괜찮은 집도 있고요. 그냥 좀 저도 도움도 적당히 받으며 적당히 욕심 부리고 살걸 왜 이렇게 지금껏 바득바득.. 살아왔을까 싶어요... 이뤄왔던 그 방식이 원동력이었는데 그게 회의감이 드니... 더 많이 무기력해지네요. 모두다 해내려고 했더니 여기저기서 탈나는 시즌인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무것도 아무생각도 하기 싫어요... 다시 어떻게 해보겠다 이런마음이 없어요.. 그냥 서른 중반... 다시 인생을 시작하고싶어요. 그동안의 방법이나 과거의 성취감 같은것들 다 잊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지금의 가족 남편과 아이와 행복하고 싶어요....
우울의욕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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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m19970
· 3년 전
참 조심스럽네요 우선 힘들게 인생을 살아오셨다는게 느껴지네요 50대 중반을 달려가고 있는 저로서는 괜히 댓글 다는게 아닌가 슆기도 하네요 행복의 기준은 누구도 아닌 본인 마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지만 500만원 옥탑방에 전세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어요 행복했어요 3개월 월급을 안주는 직장에서 방송자동화일을 했는데 그래도 기술은 배우겠구나 하고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배달일을 하는데 점심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저번주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비옷을 입었는데도 속옷이랑 신발이며 다 젓고 빗줄기가 강해서 얼굴을 때리는 되도 저녁에 퇴근 하고 샤워 하면 되겠다 했어요 물론 너무 힘들어서 토요일 하루종일 잠만 잤어요 그래도 글을 쓰는 이 시간은 행복하네요 진짜 장기적으로 힘든 일이 계속된다면 멀리 ***맙시다 오늘 아니 지금 당장 행복한 일을 나를 위해서라도 억지로 머리나 마음으로 만들어 보는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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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adara823 (글쓴이)
· 3년 전
@lsm19970 지나치지 않고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언가 스스로가 자꾸 옥죄는 느낌이들어서 어떻게 시선을 돌려야할까 싶은 마음이였어요. 행복의 기준은 본인 마음인데 사실 지금껏 돌아보면 타자를 의식하며 살아온게 아닌가 싶어요. 멀리*** 않고 지금이 중요함을 느끼게해주신 댓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