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험에 떨어지면 난 끝이다. 1년 준비한 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불행]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3년 전
이번 시험에 떨어지면 난 끝이다. 1년 준비한 친구도 떨어지는 시험이지만 난 6개월만 공부했어도 절대 떨어지면 안된다. 아빠가 여태 나한테 했던 말을 생각하면.. 떨어지면 몽둥이로 쳐맞고 날 집에서 내쫓으려 할거다. 뭐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구제불능한 년, 무능한 백수***라고 욕도 엄청 들을거다. 내 수명만 늘어나겠네. 그렇게 *** 취급 당할 바에야, 또 압박과 두려움으로 엄청 스트레스 받으며 하루하루 죽여줘.. 제발 죽여줘... 거리면서 살*** 바에야, 어차피 죽은 목숨인거 그냥 미리 죽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엄마가 시험 끝나면 여행 가자고 했다. 여행이라면 죽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어 바다로 가자 제안 했다. 결국 일요일에 시험 보는데 시험 끝난 그 날 바다로 여행을 간다. 나, 내 동생, 엄마만. 그리고 여행 가서 어떻게 죽을지 계획 했다. 새벽에 조용히 나가야하나. 아무래도 다들 자고 있을때 조용히 나가는게 나을거 같은데 최대한 안 깨게 하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그런데 오늘, 공부하다 잠깐 쉬던 도중에 엄마가 유튜브를 보는걸 봤다. 노후에 대한 얘기였다. 대충 주변 사람과 잘 지내서 고립되면 안된다는 얘기인거 같았다. 주변인들과 손익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에이, 손익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어디있어. 어른이 되고 늙어갈수록 그게 더 심하지. 라 하며 엄마와 같이 수다 떨었다. 그런데 엄마가 웃으면서 했던 말이 머리속에 또렷하게 박혔다. 그래도 엄마는 00(내 이름)와 말도 잘 통하고 같이 있을때 편하니까 노후에 같이 살면서 얘기도 하며 지내면 좋을거 같은데? 같이 놀러도 다니고. 물론 너가 결혼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엄마가 정말 미래를 꿈꾸듯 활짝 웃으면서 했기에 머리속에 남은건지. 아니면 내가 죽을 각오를 했기에 그 말에 미련이 남는건지. 어느쪽이든 엄마가 꿈꾸는 그 미래엔 내가 없을것이라는게 갑자기 생각나 눈물이 나오려는걸 열심히 참았다. 그래서 결국 마음을 바꿨다. 계획까지 짜고 있었는데 엄마의 말로 바뀌어질줄은 몰랐다. 그리고 아빠가 그렇게 나온다 해도 엄마 때문에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고생 끝엔 봄이 오니까 힘든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 하루종일 내 뇌를 세뇌 ***듯 중얼거리고 있다. 그런데도 잠깐 멍때리고 있으면 또 죽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난다. 요즘은 자꾸 남들에게 시비를 걸게 된다. 전혀 그런 성격 아니었는데... 웃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난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왜 저 사람들은 행복한것처럼 웃고 있는거지? 이러면 안된다는걸 안다. 나쁜 마음이라는걸. 얼굴은 웃고 있어도 모두 다 하나씩 각자만의 힘든게 있을거라는걸 안다. 내 고통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웃는게 짜증이 난다. 아이는 절대 낳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말했다. 이 더럽고 멍멍이같은 세상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했다. 행복하지 않은 세상에 아이를 낳아봤자 불행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자 엄마는 00(내 이름)가 요즘 많이 힘든가보구나. 하긴 하루종일 공부만 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라 했다. 간단한 말이었는데 눈물이 나와서 엄마가 볼 수 없게 자리에서 도망쳤다. 아..... 이렇게 보니 나 애기 같다. 몸은 성인이지만 정신은 유아 같다. 아니, 사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아이가 다시 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아이가 부럽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치만 결국 너희도 얼마 안 남았어, 이렇게 될 날이. 웃을 수 있을때 많이 웃어둬. 로 끝났지만. 나.. 얼마나 더 살아가야할까. 죽을래, 아냐 살거야. 아냐 죽는게 더 나아. 아냐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살아야해. 무슨 인격이 두 개로 나뉜것도 아니고 계속 죽네마네로 고민하는것도 이젠 지친다. 나 얼마나 더 살아가야할까. 이렇게 살아있으면 미래의 나는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