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힘든데 다른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게 벅차고 짜증나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자살|정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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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힘든데 다른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게 벅차고 짜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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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저는 힘든일이나 고민을 아무때나 털어놓지 않는 성격이에요. 신중하게 생각하고 다른사람의 조언이 필요할 때만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가 주변 사람들이 제게 하는 모든 이야기가 다 짜증나고 듣기싫습니다. 저도 위로받고 칭얼대고 싶죠. 근데 항상 제가 엄마같은 포지션에 있습니다. 고3이라 한창 진학할 대학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반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는 최상위권 대학에 가지 못할것같다며 저한테 한탄하고, 성적이 어중간한 친구는 어떻게 입시전략을 세워야할지 모르겠다며 찡찡댑니다. 이게 하루이틀이 아니라 나만 보면 할 얘기가 이것밖에없나 싶을정도로 빈도수가 잦습니다. 진짜 정신병걸릴것같아요. 이대로 갔다가 정말 못참고 막말을 퍼붓게될까봐 겁이납니다. 저도 정말 힘들거든요? 매일매일 죽고싶고 미래에대한 두려움이 날이 갈수록 커져서 잠 자는 시간 빼고는 죽을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까지 저에게 도움되지는 못할망정 자살충동만 부추깁니다. 외롭고, 우울하고, 무기력한 일상의 반복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냥 혼자 지내는게 저한테 더 이로울까요?
분노조절우울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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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ow78
· 일 년 전
나이 50을 바라보면서 알게 된게 있습니다. 내가 너무 잘 들어주고 있구나... 거절 혹은 내가 힘든티를 잘 안내는 구나... 나도 아프고 힘들었는데 외면하지도 거절하지도 내가 지금 좀 힘든상황이니 내가 진정되면 다시얘기하자... 이런 방법을 잘 써보지 못했더라구요... 말하는 사람은 내가 괜찮은줄 잘 들어준다 느껴서? 인지 자꾸만 그런 얘길 하고 난 나도 모르게 그런 얘기에 반응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더군요 ^^;;; 결국 저는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도 나 자신이 힘들어도 모른척 지나갔더라구요... 그리고 서로에게 선이라는 것이 있는데 제게 넘어 오는 선의 한계를 제대로 표현을 안 했더라구요... 하지만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재능일지도 모르겠어요 ^^ 지금 생각해 보면 마카님도 재능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해봅니다. 전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을 줄이기위해 연구직으로 일을 했습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혹은 적게 만나면서 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있는 것 같아서요 ^^;;; 헌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으면서 그리고 아이의 유아기에 전 제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직업병 때문인지 육아서적들을 읽고 아이와 저를 분석?하며 키웠고 결국 운이좋아서 근본 원인을 건들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정서상태, 나의 정서 상태... 같은 상황에서 사람마다 반응하는 정도의 차이... 나를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마카님의 장점이 이런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정신과나 심리상담 이쪽으로 전공을 한번 고민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사실 사람이 자기 힘든거 얘기하고 싶은 사람이 따로 있더라구요 ^^;;; 그리고 상담을 전공해서 잘 하고 싶은데 맘처럼 안돼서 고민하는 분도 봤구요 ^^ 고3... 저도 조만간에 수험생엄마가 되네요 ^^ 아이의 1차 독립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려하지만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혹 수능이 끝나고 기회가 된다면 이런걸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노하우들 전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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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rainbow78 따듯한 댓글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위로인것 같아요. 동시에 제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들은..어디가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저한테만 열었던것은 아닐까 싶네요. 한 발짝 떨어져서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니 이제야 해답을 좀 알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