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을 잘 다뤄내지 못하겠어 고민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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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을 잘 다뤄내지 못하겠어 고민입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hereiammm
·3년 전
안녕하세요. 나름대로 화목한 가정에서 지내고 있는 30대입니다. 부모님은 평균 이상의 좋은 부모님이십니다. 꿈에 대한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시고 모자른 것 없이 자식들을 키우려고 고군분투하시는 모습을 존경하며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 외에 부모님께 받았던 상처도 많은데요, 부모님의 언어 습관 때문이 큽니다. 부모님은 자기 주장이 강한 분들로 저나 형제들이 의견을 내면 그 의견을 항상 자신들의 기준으로 판단하곤 하셨습니다. 별 생각없이 하셨다지만, 부모님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고 별로라고 생각하는 것을 할 때는 '그건 틀린 생각이다.'라고 하셔서 제 자신을 부정당하는 느낌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저는 자신이 착한 아이 컴플렉스가 있다고 느껴지고 제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회사 생활과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데, 어떤 분들은 섬세하다고 칭찬해주시지만 그냥 제 의견을 부정당하는 게 싫어서 책임 회피처럼 이야기하는 것이라 저의 이런 언어 습관이 싫습니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이 때때로 찾아오는데, 인생의 큰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상태인데요. 제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찾아보려고 해도 항상 부모님의 기대와 제가 원하는 것을 비교하게 되어 제가 원하는 삶을 못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쉬려고 해도 제가 나태한 것처럼 느껴지고 제대로 쉬지 못하니 항상 피곤하고 인생의 목표도 없어 쓸모 없는 삶을 사는 것 같고 위대한 일을 해야된다는 압박감이 있습니다. 이런 일이 쌓여서 저는 집에서의 생활이 불편했고 회사를 다니면서 독립자금을 모아 독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2년 동안 부모님과 따로 살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듯 하였으나, 해결되지 않은 채 그냥 외면해 왔음을 독립 생활을 정리하며 다시 본가에 들어오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이런 언행에 많이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려왔고 부모님도 많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한 번만 이런 부정을 들어도 버튼이 눌린 것처럼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또한 저의 인간 관계나 회사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나 생각했더니,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이런 관계들을 다뤄내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며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면 원망의 감정이 세게 일면서 부모님께 화풀이 식으로 왜 그랬냐 하며 울면서 소리치고 다음날에 후회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났습니다. 제가 취약한 부분을 딛고 일어나고 싶은데 이 원인이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니 원망스러우면서 존경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제대로 미워할수도 없어서 힘이 듭니다. 이런 부모님 이슈를 말해내고 위로를 받아야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성격 때문에, 그리고 굉장히 감정적인 이슈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어 친한 친구들에게도 편하게 털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상담을 할까 했으나 가족사를 남에게 털어놓는 기분이 들어 잘 안 가게 되더라구요. 익명의 힘을 빌어 여기에라도 글을 써 봅니다. 이런 어렸을 때부터 쌓아온 상처들을 어떻게 보듬고 해결해낼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의욕없음우울콤플렉스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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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e
· 3년 전
부모님께 하고싶은 말을 글로 정리해서 편지처럼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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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anmelan
· 3년 전
너무 힘든 문제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제 동생은 결국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부모님과 아주 멀어지는 방법을 택했구요. 또 아는 분은 부모님께 솔직하게 다 이야기하는 방법을 택했는데요.. 제 동생은 부모님이 싫지만 동시에 멀리 있어 제 할 도리를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글쓴이 님처럼 힘들어하고 있구요. 아는 분은 그 대화의 끝에 부모님께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들었으나.. 자기 마음이 온전히 다 편안해지지 않았는데 .. 미안하다는 말은 들었으니 계속 괜찮지 않은 상태로 있기엔 또 죄책감이 드는 … 그런 마음이라고 하더라구요. 전 .. 저도 엄마에게 이야기해보았었는데 결국 엄청 큰소리내며 다투는 걸로밖에 안 되더라구요. 저도 완전히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제게 도움이 된 부분들은 우선 엄마가 저어어얼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두 번째로는 이 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는) 과거의 엄마’와의 문제이다라고 인식하는 것이었어요. 현재의 엄마와 잘 지내보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더라구요. 또 한 가지가 있다면.. 이건 글쓴이님과 좀 다른 상황인 것 같지만 과거 엄마의 행동을 ‘언어 폭력’이다. 라고 정의내린 것도 도움이 되었어요. 엄마가 날 사랑해서 한 행동과 말들이니 모두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날 사랑했지만 그건 언어 폭력이었고 옳지 않은 거였어. 라고 생각하는 거… 말이에요. 저희 자매는 이런 문제로 자주 이야기를 나눠서.. 왠지 .. 마음이 동해 길게 글을 남기네요.. 너무 어려운 문제 같아요. 스트레스 받는 게 당연하고 마음이 힘든게 당연한 거에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모님인데요.. 앞으로도 우리 인생에서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니 힘들 때마다 그나마 좀 쉽게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봐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