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받으면 좋아지나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안녕하세요 올해 20살 된 한 청년입니다 아마 작년부터 그랬던 거 같은데 올해에는 더 두드러진 거 같습니다 지금 제 상태가 뭘 하든 재미가 없고 의욕도 없고 밖에도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원래는 욕도 안 했는데 욕도 부쩍 늘었구요 그렇다고 막 화를 낸다거나 분노한다거나 펑펑 운다거나 그러는 건 아닙니다 그냥 공허해요 가족들과 통화하는 것도 그냥.. 귀찮고 어쩔 때는 금방 끊고 싶어요 친구들이랑은.. 원래 잘 통화 안 하구요 가족한테나 친구한테나 제가 먼저 전화 거는 일은 드물긴 합니다 대학 와서..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하기 전에도 집에 있으면 방에만 있었어요 가족들이랑 친하긴 하지만 전 제 방에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했구요 그게 더 편했어요 올해는 그냥.. 하루종일 유튜브 틀어놓고 요 근래에는 넷플릭스 틀어놓고 있구요 예전에 봤던 짱구 극장판들 다 틀어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재밌어서 본다기 보다는.. 안 틀어놓으면 안될 거 같아서 틀어놔요 요즘엔 그냥.. 잠 자는 시간도 엄청 많아졌구요 생활 패턴도 괴랄해졌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제가 비참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극단적으로 비참해지는, 그래서 막 우울해지고 그러는 건 아닙니다 그냥.. 제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구나 다른 사람들은 다 자기 할 일 찾고 잘 사는 중인데 나는 방구석에서 손가락만 까닥대면서 어떤 도전도 안 하고 어떤 꿈도 찾지 않으면서 그냥 되는대로 시간 낭비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듯 눈물이 나는 것도 아니고 저를 해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저에게 목적 없는 분노를 쏟아내고 싶은 것도 아닌 거 같습니다 그냥 하루하루가 정말 귀하다는 걸 아는데 이 시간들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도 아는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시멘트로 발라놓은 것마냥 저만 딱딱하게 굳어있는 느낌이 들어서 그게 너무 너무 그래요 어떤 기분이라고 설명하기 힘들어요 왜 사는 지도 모르겠고 어떤 목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지도 모르겠고 다른 분들 보시기에 20살이라는 나이에 쓸데없는 고민한다고 철없는 고민한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서 더더 얘기하기 힘들었어요 20살이면 이런 걱정하기에도 이르고 젊은 나인데 쓸데없는 고민한다고 너는 그냥 공부하면 된다고 너는 그냥 장학금 받는 게 효도라고 일단 교환학생 가고 넓은 세상 보고 생각하라고 그게 맞겠죠 맞을 수도 있겠죠 근데 저는 그렇게까지 어른스럽지 못한 사람이라서요 나이가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마음까지 바로 자라날 수는 없는 사람인가봐요 저는 기분에 이렇게까지 잘 휘둘리는 사람 되고 싶지 않았는데 부모님도 동생도 가족들 모두 다 저한테 참 어른스럽다고 성실하고 똑 부러지고 얌전하고 과묵하고 공부도 잘 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속 썩이는 거 없다고 좋은 누나라고 훌륭한 누나라고 본 받고 싶은 누나라고 저한테는 이렇게 이렇게 과분한 칭찬들 막 해주셨는데 좋은 칭찬들만 들었는데 정작 저는 제가 그런 사람이 못 되는 걸 아니까요 곪아터진, 구더기한테 뜯어먹히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데도 이런 말들을 들으니까요 어떤 게 저인 지도 모르겠어요 울고 싶은데 눈물도 제대로 안 나와서 사실은 울어도 해결되는 거 하나 없다는 거 알아서 기분 나쁜 일 있어서 화내도, 지금 당장 좋은 일 있어서 기뻐해도 다음에는 또 어떤 일 일어날 지 또 모르는 거니까 그냥… 모르겠어요 모르겠어요 제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도 스스로 판단하고 싶은데 그것도 잘 안 되네요 다른 사람한테 제 얘기를 막 하는 타입도 아니라서요 이런 이유들로도 상담을 받기도 하나요?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런 마음 품고 살아가나요? 상담을 받으면 좀 나아지나요? 괜찮아지나요? 궁금합니다.

불안의욕없음스트레스

shinepre

· 3년 전

무엇을 목적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겠지만, 저의 답은 '행복'이에요. 누구도 쓰니님의 행복을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으니까, 쓰니님이라도 자신의 행복을 챙기셔야죠! 그리고 제 경험상, 행복은 저절로 찾아오지 않더라구요. 어떻게 하는 게 진정 행복한 것이고 내가 원하는 것일 지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신대로 당당하게 살아나가셨으면 좋겠네요. 자유롭게 그리고 스스로 행복하게. 좋은 하루 되세요:)

그리고 상담은 안 받아봐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믿을 만한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건 물론 도움이 될 거에요.

asdf9090

시에서 운영되는 무료 상담소 같은게 있을 겁니다 그런 곳에 전화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정신건강의 다른 글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