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편애하는 어머니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결핍|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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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편애하는 어머니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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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연년생 여동생이 있어요. 전 어릴 때부터 동생보다 키도 크고 체력도 좋고 건강한 편이었어요. 동생은 몸도 약하고 키도 작고, 저보다 손이 더 많이 가는 아이였죠. 그 덕에 늘 동생은 저보다 많은 걱정과 관심, 관대함, 귀여움을 받았어요. 동생은 발을 자주 삐어서 엄마, 아빠에게 곧잘 업혀다녔어요. 저는 뭘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맞거나, 벌을 서거나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짜증내며 혼내는데, 동생에게는 목소리를 높인 적도 많이 없습니다. 똑같은 편식이어도 나에게는 억지로 먹이고, 안 먹으면 못 일어난다고 협박하고, 밥이 싫고 빵이 더 좋다는 투정을 부렸다는 이유로 식빵 한 봉지를 주며 넌 앞으로 빵만 먹으라고 하고는 일주일 내내 밥도 안주고 무시하며 저를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 적도 있었어요. 동생이 싫어하는 음식이 있으면 굳이 그걸 다 빼서는 어머니나 제 접시로 옮겨 놓으면서 말이에요. 어릴 때 그게 참 서러워서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기분이 좋았어요. 어머니가 동생이 아니라 저에게 신경을 더 써주고, 너그러운 유일한 때니까.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아버지는 장녀이고, 왈가닥이어서 사내애 같던 저를 더 아껴주셨거든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며 집안 사정이 안좋아졌고, 아버지는 우울증에 걸리더니 폭력적이 되었습니다. 제가 힘들다고 우는 소리를 하면 발로 차기도 하고, 말대꾸를 하면 밥그릇이 날아오기도 하고, 그게 무서워서 문 걸어 잠그고 들어가면 문을 마구 발로 차기도 하고. 그래서 중학교 이후로는 결국 아버지에게도 완전히 정을 떼게 되었어요. 그 때도 참 서러웠던게, 제가 맞는 동안 어머니는 말리질 않으셨어요. 아버지가 집안 물건을 마구 집어던지고 부수는게 반복이 되니 질리신 어머니가 동생 손을 잡고 친정으로 가겠다고 한 날도 있었어요. 저도 가고 싶다 하니 너는 말 안들으니까 아빠랑 살라고 하며 버리고 가시더군요. 결국 몇 시간 후에 둘이 같이 손잡고 돌아오긴 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로 집에서 행복했던 날이 별로 없어요. 아버지는 밉고 무서웠고, 어머니는 아버지보다야 낫지만 늘 동생 우선에, 저에게만 느껴지는 묘한 냉대가 있었어요. 저는 제가 성격 나쁘고 고집 세고 못되서 미움받는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여기서 뛰어내리면 즉사할까, 내가 없으면 셋이서 잘 살 것 같다는 생각도 자주 했어요. 경제적으로 동생보다 뭘 못 받은건 아니에요. 그래서 불평은 못하죠. 미묘한 냉대라는건, 동생은 학교에서 이런 일 있었다고 조잘조잘 떠들면 잘 들어주는데 제 말은 시큰둥 대충 대꾸하고 못들은채 한다거나, 제가 다치거나 안좋은 일이 생기면 동생에게는 안 그러는데 저에게는 언성이 올라가서 그러길래 왜 ~~를 하느냐, 아니면 왜 더 빨리 말 안했냐, 혹은 걱정도 뭣도 없이 침묵하며 병원에 데려간다거나... 집에 심리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 집에 있는게 싫어져서, 제 목표는 대학 졸업 하자마자 독립해서 저 혼자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되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되어서 다행이고요. 하지만 대학교를 먼 곳으로 가서 나가 살게 되니 어머니가 그 때부터 애틋해지시더라고요. 전화도 자주 하고, 전화를 안하면 서운해하고, 반찬 같은 것도 챙겨주고 걱정도 많이 하고. 순조롭게 사이가 가까워지고, 저도 어머니께 애정표현도 많이 하고 선물도 많이 사드렸어요. 그런데 최근 동생이 취업을 해서 독립을 하면서부터 다시 묘해지기 시작했어요. 동생이 자취방을 구하기 전 제 집에서 한동안 얹혀살았는데, 옆에서 보니 동생하고는 매일매일 통화하고 무슨 일 있었는지 다 털어놓고는 저한테는 필요한 용건이나 동생 걱정, 동생 도와주라는 이야기 아니면 안하시더라고요. 요즘엔 1분 이상 통화한 적도 없고요. 제 짐작엔 동생 상황이 안정적이면 저한테 신경을 쓸 수 있지만 동생 상황이 불안정하면 제 몸이 아프든, 상황이 더 안좋든 어쩌든 동생이 우선인듯한 느낌도 들어요. 제가 지금 여기저기 아파서 병원도 여러군데 다니는데 동생하고 달리 튼튼하게 생겨서는 넌 왜 그렇게 여기저기 아프냐(객관적으로 저는 튼튼하게 생기지도 않았습니다. 동생에 비해 튼튼해보일 뿐), 의사들 돈이나 벌어주냐는 소리만 하고 별로 걱정은 안하시는거 보니 좀 울컥하더라고요. 편애는 저만 하는 착각도 아니에요. 동생이 대놓고 말한 적도 있었어요. 엄마는 언니보다 날 좋아한다, 나 없이는 심심해서 못 산다, 내 걱정을 더 많이 한다... 여러 번 저한테 자랑하듯 말하더라고요. 다행히 이 말을 대학생 때 처음 들었는데, 그 땐 무조건적인 애정을 받는걸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어서 별 상처는 안 받았어요. 그러다 어제 인터넷에서 '부모들은 첫째보다 둘째를 사랑한다, 모임 나가면 10에 9는 그러더라' 라는 글을 보고(그 집만 그렇다기에는 인터넷 서칭하니 그런 글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눈물이 왈칵 나며 아 그렇구나, 그래서 늘 나는 차별 받았다, 사랑을 못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오히려 그 글을 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머니가 늘 말하는 것처럼 내가 못되빠진 애라서 날 미워한게 아니라 그냥 첫째니까 그랬구나, 그 묘한 냉대나 밀쳐내던 행동들도 내가 첫째라서 그냥 그런 거였구나 싶어 위로가 되더라고요 근데 그 글을 읽고 나니, 그래도 어머니니까, 어머니께 내가 덜 아픈 손가락인건 잘 알지만 그래도 잘 해드려야지, 사랑해야지 싶은 생각이 뚝 끊겨버렸어요. 어머니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내 아픈 곳을 건드리는 동생도 필요하지 않으면 *** 않고 사는게 정답일까요? 그러면 제 마음이 치유가 될까요? 부모에게조차 한번도 첫번째가 되어본 적 없다는 결핍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머니께 이런 걸 말한다고 편해질까요? 마음 먹는다고 누군갈 더 사랑할 수 없단 걸 아니까, 고쳐지지 않을걸 뻔히 아는데 괜히 말하면 관계만 해치고 긁어부스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냥 어린 제가 불쌍하단 생각도 들어요. 초등학생이 뭘 안다고 아파트 13층에서 떨어지면 즉사할 수 있나, 즉사 못하면 평생 아파야 할텐데... 같은 생각을 했다니. 아버지는 그 작은 애가 뭘 잘못했다고 때렸을까 이해도 안가고.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 행복하지 않았다, 자살하고 싶었다고 했더니 이해가 안간다고 하더군요. 받을 수 없는 애정을 포기하기만 하면 앞으로 나*** 수 있을까요? 편애하는 부모님을 두신 분들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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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here09
· 3년 전
저는 8년째 의절중이예요. 가족이 남보다 더 큰 상처를 주잖아요. 첫딸은 살림밑천이라는 말 더이상 안 들어서 좋아요. 가족이건 남이건 내 마음 아프게 하는 사람들 멀리하고 있어요. 인생이 짧아요. 내 마음 안 다치게 보호하면서 살고있어요. 난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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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overhere09 그냥 본가에 가길 싫어요... 아버지는 말 섞기도 싫고, 어머니도 사실 좋은 추억이랄게 없어서, 집이란 곳이 내게 행복한 곳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이게 의절할 수준인가? 라는 고민도 들고요. 어쨌건 경제적으로 못해준것도 없고, 정 없다 뿐이지 희생***서나 부려먹거나 한 적은 없으니까. 조심스럽지만 혹시 님은 의절할 때 이 정도로 의절하는건 내가 너무 예민한 것 아닌가? 라는 고민을 하셨을까요... 부모가 어느 정도의 상처를 줘야 자식이 의절을 하는게 괜찮은 걸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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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here09
· 3년 전
저를 대학까지 가르친 이유가 집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라고 교육시킨 거래요. 일찍 결혼한 저는 늘 원망을 받았죠. 돈 안벌고 시집가서 남의 식구 됐다고. 더이상 진짜 가족이 아니래요. 아이들 데리고 친정 방문해도 늘 표정이 안 좋으시고 살림밑천 운운.. 시부모와 마마보이 남편때문에 자살충동에 시달리며 아이들때문에 참는데, 친정까지 원망의 말만 쏟아내니 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다 끊어냈어요. 아이들 데리고 다른 나라로 이주해서 연락 다 끊었어요. 그 시절엔 하루에도 몇번씩 자살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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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overhere09 부모가 되어서 어떻게 딸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돈 나오는 구멍도 아니고... 진짜 가족이 아니라면 어째서 살림밑천은 해주어야 하는건지. 님 너무 고생이 많으셨네요ㅜㅜ 저도 지금 자살하고 싶습니다. 창문을 열고 여기서 뛰어내려서 지금 죽어도 하나도 슬프지 않다, 내 장례식도 안 치르고 무연***로 처리되었으면 좋겠다, 가족들이 내 죽음 아는 것조차 싫고 내 영정사진 앞에서 우는 것도 꼴보기 싫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내가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하고 있어요. 차라리 당분간 안 보고 저 자신을 추슬러야겠습니다. 방금 통화도 차단했어요. 힘든 일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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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here09
· 3년 전
우리 잘 살아낼 수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