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점점 싫어져요. 어떤 시도를 하면 좋을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상담|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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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점점 싫어져요. 어떤 시도를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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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어릴 적부터 엄마와 애착 형성이 가장 강했어요. 유치원 다닐 정도 나이 때부터 주로 엄마가 케어해주셨거든요. 평소에 아빠는 직장 회식자리에 많이 나갔고, 한번은 아빠가 회식자리에 간 날 밤에 엄마와 저만 집에 있을 때 웬 술 취한 아저씨가 우리집 문을 쾅쾅 두려워서 엄마가 무서워했던 기억이 나요. 저는 자다 깨서 그땐 아무것도 몰라 겁은 안 났고 엄마가 무서워했다는 건 나중에 알았어요. 그래도 평소에 아빠는 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셨고, 비행기 모형을 만드는 거나 종이접기 같는 활동도 같이 했던 추억이 있어요. 가족들 사진도 평소에 많이 찍어주셨고 가끔 주말에는 가족 다같이 나들이 가기도 했고요. 유치원생 때 한번은 엄마와 아빠가 크게 싸웠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저도 같이 막 울면서 엄마 편을 들면서 아빠를 때렸던 기억이 있어요. 둘이 왜 싸웠는지는 모르겠고, 일단 엄마가 막 울고 있고 아빠가 크게 소리치니까 저도 모르게 선악을 나누고 아빠를 공격했던 것 같아요. 나중엔 아빠에게 미안하기도 했네요. 그 이후로 제가 중학생 때인가 엄마가 한번은 저와 대화하다가 본인이 힘들다고 말해주셨어요. 그러다가 이혼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셨고요. 저는 그땐 엄마 감정에 공감하면서도 놀라서 좀 눈물을 흘려버렸는데, 엄마가 그것 때문에 이혼을 못한 걸 수도 있어요. 엄마가 그때도 나중에도 말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엄마가 고통스러워하느니 이혼하는 게 훨씬 낫다는 입장이에요. 그 비슷한 시점에 아빠도 엄마와 다시 잘 해보고 싶다고 했었나봐요. 엄마와 아빠는 천주교 부부모임 같은 것에 나가게 됐어요. 십년 정도 됐을 거예요. 그 이후로 엄마와 아빠 사이는 조금씩 회복이 됐어요. 그 이후로는 관심 껐었는데 근래 들어 점점 아빠에게 실망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 별일 아닌 데에도 '뭐?!'하는 신경질적인 말투 - 비꼬는 화법, 가끔 나오는 차가운 말투 - 아빠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데, 그 성격 때문에 성당 일로 사람들에게 곤란한 얘기를 해야 할 때도 엄마가 주로 도맡아요. 또는 아빠 집안 사람들에게 할머니 일로 부탁하는 일도요. - 엄마가 힘들었던 일을 얘기했을 때 먼저 공감하기보다는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나무라는 듯한 아빠의 사회성 없는 대화법 - 막상 아빠도 힘들었던 일 얘기할 때 엄마의 공감을 바라면서도요. - 요리, 설거지, 일상적인 청소, 가끔 손빨래, 쓰레기비우기 등 대부분의 가사 노동을 엄마가 도맡아 한다는 점 - 명절에 여자 어른들이 요리할 때 아빠는 가만히 앉아 남자 어른들과 떠들다가 받아먹기만 해왔다는 점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로 이런 식의 제사는 없어지긴 했습니다) -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신 이후로 평일 낮 시간 돌봐드릴 요양원 찾은 사람도 엄마고, 정신과 약을 챙기는 거며 치과 진료를 데려가서 보게 하는 것도 거의 엄마인 점. 할머니 자식은 아빠인데도. 아빠가 엄마보다 조금 더 바쁠 수 있으니 여기까진 이해해봅니다. (둘다 같은 직종이에요 참고로) 하지만 - 엄마가 할머니 관련 일로 고충과 감정을 토로했을 때 아빠는 팔이 엄마쪽으로 굽은 적이 없어요. 이게 가장 화납니다. 고마운 걸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게 받아먹기만 하는 게 화나는 거예요. 할머니를 가장 많이 챙긴 건 엄마인데도 아빠는 엄마를 나무라기만 합니다.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지만 무의식중에 감정은 남으시는지 엄마에게 고맙단 표현을 많이 하십니다.) - 불만인 점을 말했는데 그게 아빠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낼 경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 한번은 제가 할머니 관련 일로 아빠에게 화를 내며 '엄마에게 대리효도 ***냐'는 소리를 했는데, 아빠가 '대리효도'라는 단어에 버튼이 눌려서 화내면서 소리지르는데 진짜 놀라서 죽는 줄 알았어요. 솔직히 엄마가 좀 더 부지런하고 가만히 못 있는 성격이고 일을 찾아서 하는 것도 있어요. 저라면 남이 같이 할 때까지 같이 아무것도 안 하고 버텼을 거예요. 근데 엄마는 자꾸 ***처럼 혼자 다 하는 게 버릇이 단단히 들어버렸어요. 아빠는 반대로 너무 너무 게으르고 직장 일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다 남이 다 해주길 바라는 성격이라 눈꼴시려워요. 당연한듯이 남 ***고 아주 상전처럼 굽니다. 아무튼 아빠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감정적인 상태가 되어버려서 같이 대화를 할 수가 없어요. 대화를 시도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고요. 필요하면 가족상담 같은거라도 받아보고 싶은데 엄마는 몰라도 아빠가 동의할지 모르겠고 '생판 남이 가족사에 관여하냐' 따위의 소리를 또 할까봐 겁나네요. 물론 아빠가 항상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지금 단점을 나열한거고 아빠도 장점이 많습니다. 이런 것만 다 배제하면 참 웃긴 사람인데, 문제는 엄마가 지쳐가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 가족은 어떻게 보면 화목해보여요. 남들이 보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잘 모를 거예요. 엄마가 너무 희생적으로 감당하고 사니까 갈등이 드러나지 않은 거라서요. 저도 지금껏 이걸 상담까지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다가 제가 더이상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지금에서야 문제라고 인식하게 되었어요. 남들 생각이 어떻든 당사자인 가족 구성원 입장이 중요하니까요. 엄마는 할머니나 집안 사람들 일 관련한 일에 대해서는 아빠에게 말해봤자 공감을 못받으니까 저한테 주로 말해요. 그럼 저는 공감을 하죠. 엄마가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요. 저는 이러다 엄마가 무너질까봐 불안한 감정도 갖고 있어요. 최대한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엄마의 지지대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제가 엄마의 반복적인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는데, 저랑 엄마가 생각하는 문제 대처방식이 다르다는 거예요. 저는 엄마의 감정을 흡수하지만 제 조언은 엄마에게 잘 먹히지 않죠. 저라면 자기 자식한테 털어놓을 게 아니라 남편에게 대화를 계속 시도할 거예요. 여차하면 이혼 생각까지 하겠죠. 욕을 먹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피하고 나는 살고 보자는 게 제 방식이에요. 저는 '나는 남을 바꿀 수 없다'고 믿고 있어요. 나 자신을 바꿀 수는 있지만 남을 바꿀 순 없다고요. 아빠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는 기대는 점점 버리고 있어요. 하지만 엄마는 이혼 생각이 없어요. 근데 대화를 시도하고 싸우는 것도 에너지가 이만저만 드는 일이 아니니까 그냥 할 수 있는 한 다 감당하고 사는 거예요. 일부러 마사지샵 가고 하는 것도 일종의 도피성인 것 같대요. 그런 데 가면 대접 받는 기분이 드니까. 엄마 대처방식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해도 돼요. 싸우는 데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드니까 일회성으로 털어버리고 다시 그 굴레 안에 들어가는 거예요. 제가 엊그제는 엄마에게 절 감쓰로만 쓰지 말라고 했어요. 나는 영향을 받는데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랑 엄마가 생각하는 방식이랑 달라서 나는 벽에 막힌 기분이라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쥔 사람은 엄마랑 아빠인데 해결할 의지는 나한테만 있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말했어요. 엄마의 슬픔, 힘든 점을 같이 짊어져줄 수 있으니 언제든 토로해도 좋다고 했지만 감정 쏟아버리는 것처럼 그렇게만 하지 말아달라고 했어요. 엄마는 제게 미안하다고 하셨고 앞으로는 조심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아빠에게 말할 용기가 조금은 생긴다고 하셨어요. 잘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감정적인 사람도 발전적으로 대화할 수 있게 하는 대화법 같은 게 있나요. 공감능력이 바닥인 사람을 어떻게 개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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