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때문에 남들과 통화하는게 힘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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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때문에 남들과 통화하는게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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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조금 부끄러운 얘기라 남들 앞에서는 얘기할 수 없어 여기에라도 남겨봅니다 저는 어렸을 적 남들을 서포팅해주는 걸 좋아해서 인기가 없는 인터넷방송이나 스트리밍 같은 곳에서 매니저 역할을 도맡아 했었어요 그런 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제가 매니저 역할을 하던 스트리머가 매니저배 노래대회를 개최하겠다 해서 저는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거절을 했죠 근데 그 스트리머가 거절하면 절대 가만 안두겠다는 식으로 제 신상과 함께 협박을 하는 바람에 어쩔수없이 참여를 하게 됐는데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쯤이었을테니 변성기도 아직 채 오지 않았을 터고 노래 실력도 다듬어지지 않았을 시절이라 정말 형편없는 실력으로 노래를 불렀어요 너무 긴장했던 탓에 덜덜 떨면서 불렀는데 당시 정말 차갑다못해 얼음장처럼 굳은 제 손발, 몸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들이 뜨겁게 느껴질 정도의 상황이 선명하게 기억나요 당시 실시간 채팅에는 제 목소리에 대한 조롱이나 긴장한 탓에 커진 제 숨소리에 대한 성희롱들이 가득했었어요 당시 9살 아니면 10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였는데... 당시 비웃음과 조롱, 욕설, 성희롱으로 가득하던 그 채팅이 자꾸 머릿속에 원치 않는데도 계속해서 떠올라서 괴로워요 그때 그 이후로는 솔직히 어떻게 됐는지 머리가 새하얘져서 자세히 기억은 안 나요 참 그 협박이 뭐라고 그걸 받아들여서 억지로 했는지 저도 바보같죠 부모님이 어렸을 적부터 모르는 사람들하고는 가까이하지 마라 대화하지 마라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데 부모님 말씀을 어겨서 벌을 받은걸지도 모르죠 근데 그 기억이 정말 선명히 뚜렷하게 아직까지 제 뇌리 속에 박혀있어서 아무리 친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 앞에서도 통화상으로는 얘기를 전혀 못 하겠어요 그때 당시 불렀던 노래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인데 그 노래를 다시 듣는건 커녕 그 기억 때문에 그 가수의 이름조차 떠올리는 게 힘겨울 정도예요 친해진지 5년이 가까이 되는 친구들 앞에서도 아직까지 한 번을 제대로 얘기하며 통화한 적이 없어요 한다고 해도 저는 어머니가 옆에 계셔서 안된다, 손님이 와서 안된다는 둥 사실이 아닌 핑계를 대면서 음소거를 하고 듣기만 했어요 이것 때문에 친구들이 대놓고 얘기는 안하지만 (다 착한 친구들이라) 사실 친구들이 서운한 티를 많이 내서 속상하고 미안해요 저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니거든요...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는 것, 문의전화를 하는 것, 전화상담을 하는 것 등등 전화상으로, 인터넷상으로 제 목소리를 비추는게 너무 수치스럽고 두려워요 그래서 제 목소리가 새어나갈까 무서워서 핸드폰, 컴퓨터, 헤드셋 등등 모든 전자기기에 마이크는 있는대로 전부 꺼두고 음성채팅이 있는 앱이나 프로그램은 아예 깔지도 못해요 가족들이 줌이나 영상통화, 전화를 하고 있으면 방문을 굳게 닫고 제 목소리가 들릴까 제 생활음이 들릴까 두려워하며 숨죽이고 있는게 일상이에요 제 목소리 자체도 컴플렉스로 남아서 남들 앞에서 실제로 얘기하는 것도 꺼려지는 상황이에요 전화를 하거나 대화를 할때 제 숨소리가 크게 들릴까 숨을 참고 화장실이나 다른 방으로 가서 숨을 크게 고르고 다시 돌아간 적도 많아요 사실 저는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던 사람이에요 근데 그 일이 있은 이후로 (거의 7~8년 가까이 지났네요) 남들 앞에서 노래는 커녕 입조차 뻥긋하지 못하게 됐어요 씻어지지 않기 때문에 트라우마겠지만 솔직히 다른 분들에 비해서 제 얘기는 사실 별 게 아닌 것 같아서 올릴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 트라우마를 도대체 어떻게 잊어버려야 할까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너무 괴롭습니다
불안우울트라우마강박스트레스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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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17a1a331c2c21355b8b JUNGCHA님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댓글에 정말 많이 힘이 되었어요 저는 늘 회피할 생각만 했는데 이번에는 마주해보려고요 덕분에 힘내서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중국집 전화부터 시작해보려고요! ㅋㅋㅋ JUNGCHA님도 당시 너무 힘들고 괴로우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용기내셔서 이겨내셨다는게 너무 대단해요! 저도 본받아서 앞으로 힘든 일들 모두 헤쳐나가볼게요 감사합니다 😊 시간이 늦었는데 남은 하루도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고 앞으로도 기쁨만 가득한 나날 보내시기를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