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임 귀는 당나귀 귀, 내 귀도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으로 두서없이 끄적이는 글. 나는 어릴적부터 기억하기 싫은건 더 기억이 튀어나오는 몹쓸 성질을 갖고 있다. 어릴때 어떤 영화 포스터에서 사람 눈에서 피가 흐르는 포스터를 봤는데 그게 무섭고 싫은데 자꾸 생각나서 한동안 누구한테 얘기도 못하고 혼자 고생한 기억이 있고, 어릴적에 죠스라는 영화라도 봤는지, 아직도 어디서 상어 사진만 보면 깜짝 놀라곤 하고, 샤워할때 벽을 뚫고 상어라도 나올까봐 얼른 다른 생각을 떠올리곤 한다. 이건 그나마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근데 요즘에는 다른사람의 반응을 떠올리며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닌지가 계속 떠오르고, 그걸 잊기위해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들어도 떠올라서 괴롭다. 심지어 일이 바쁠때도 떠올라서 집중은 안되고 미칠 지경이다. 그중에 하나는, 내가 핸드폰 앱으로 홈트 강의를 듣는게 있는데 미션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강사님이 미션사진을 보고 보충 설명을 해주시는게 있다. 내가 어느날 미션사진을 올리며, '강사님이 말씀하신게 이 동작이 맞나요? 제가 하니까 이상해 보여서요'하고 올렸고 다음의 강의들 미션사진과 글을 달았는데, 내가 말한 위의 게시물부터 강사님 댓글은 보충설명을 해주시는게 아니라 '수고하셨습니다'가 다였다. 내 글을 보고 기분이 상하셨나보다. 나는 정말 궁금해서 고쳐달라고 저렇게 말한건데 '강사 니가 말한게 이거 맞어? 아닌거 같은데'로 알아들으셨나보다. 나는 얼른 사과하며 해명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30분만에 지워버렸다. 다른 수강생들도 내글을 다 볼 수 있는데 참 수치스럽고 구차하게 구는 것 같아서이다. 그리고는 그냥 미션사진 안 올리고 강의만 듣고 운동하는데 기분도 이상하고 흥미가 떨어져서 잘 안하게 된다. 문제는 '내가 왜그랬지'하는 생각이 자꾸만 일할때도 튀어나오고 다른 뭔가를 할때도 튀어나오는거다. 그리고 다른 일이 또 있는데, 내가 다니는 정신과 상담 선생님이 지난번에 아프셔서 못나오셔서 상담을 못받았었다. 그러다가 상담을 다시 받게 되었는데 나는 선생님 건강이 나아지셨는지 걱정도 되고 인사말도 할겸 '건강은 나아지셨나요?' 여쭤봤는데 '네. 괜찮아요. 늙느라고 그러죠.'하고 농담을 던지셨다. 나도 웃으며 '에이~'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나에게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보셔서, '잘 지냈어요. 일 열심히 하면서요.'하고 말한 다음에 할말이 생각 안나서 내가 좋아하는 BTS를 언급하며 'BTS소식 기다리는 낙으로 지냈어요.'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일하는게 힘들거나 하진 않죠?' 하셔서 돈이 잘 벌리니까 힘들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럼 일이 바쁘신 것 같으니 가보세요.'하셨다. 지난번 상담때 내가 잠을 두세시간밖에 못잘 정도로 일이 많다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서 그러신 것 같지만, 나는 한 1,2분 남짓한 상담 시간에 약간 당황해서 '아..네..'하고 일어났다. 내 표정이 이상했는지 선생님은 내가 부모님과는 잘 지내는지 물어보셨고, 나는 '전에는 다툼이 가끔 있었는데 제가 자취해서 떨어져 지내다보니 오랫만에 만나면 서로 반가워서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혹시 다음 오기 전에라도 이상증상이 있으면 전화달라고 하셨다. 그렇게 상담을 마쳤는데, 나는 혹시나 내가 잘못 말한게 있어서 상담시간이 짧았던 건지를 지금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내가 환자면서 선생님 건강을 물어보는게 이상했나?? 내가 BTS얘기를 끈금없이 꺼냈나?? 내가 너무 일얘기만 했나?? 내가 뭘 잘못했나?? 이런 생각이 지금도 일하고 있는데 자꾸 생각나서 고생이었다. 글을 정리해서 쓰다보니 신기하게도 아무 일 아닌 것 같다. 나는 정신 상태가 그렇게까지 걱정할 정도가 아닌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일이나 열심히 해야겠다. ...아 근데 또 이젠 이 글을 사람들이 어떻게 보려나. 한심하게 ***나 않을까. 이런 걸 걱정이라고 하고있나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게 참 미칠 지경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