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은 기억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보낸 시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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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F44D
·일 년 전
1. "좋은 기억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보낸 시간과 공들인 노력이 네가 저지른 다른 잘못으로 인해 너를 묶는 목줄이 되어 나중에는 네 운신의 폭을 좁히고, 그로 인해 몇 배는 더 길고 깊은 고독 안에 갇히게 할 수도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과거의 내게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아니라 앞으로의 내가 알기 싫어도 매 순간 마주하며 머리와 가슴에 쑤셔 박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2. 그러나 나는 스스로 저지른 다른 잘못을 후회하는 거지 시간과 노력을 아까워하는 게 아니다. 그 때처럼 누군가에게 그렇게 뜨겁고 구체적인 마음을 품고 무모할 정도로 자원과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던 적이 없었다. 내 선택이 길게는 내년의, 짧게는 몇 시간 뒤의 내게 부담을 주더라도 함께 있는 그 순간 만큼은 아무 것도 재지 않고 전부를 바쳤다. 내가 생각해도 '그 정성으로 학생 때 공부를 했으면 XX대를 갔겠다' 라는 농담이 어울릴 만큼 열심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다신 그럴 일 없으리라. 다시 말하지만 후회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젠 그렇게 나를 불사를—썩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사람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3. 비록 내 잘못으로 마음고생을 시작한 거니까 어쩔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 역시 많이 지쳤다. 좋은 생각은 들지 않고 음식을 먹을 때 이외엔 과거 회상을 멈추기가 힘들다. 아닌 척 하지만 일상은 북녘 땅 선전마을처럼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고 늘 마음이 불편하니 주위 사람들과의 만남도 내가 앞장서서 피하고 있다. 몸이 망가지는 소리는 이미 귓가를 울리고, 어쩌면 마음도 몸과 함께 고장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나 같은 것에게도 아낌없이 격려해 주시는 게 감사해서 하루 이틀 사이에 그동안의 일들은 다 털어 냈다고, 이제 내가 받은 것처럼 남들에게도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도 잘 안 된다. 가슴 진정시켜주는 약을 매일 들이키던 수준에서 조금 나아졌지만 그게 끝이다. 내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유의미한 수준은 아닌 듯 하다. 4. 잘못한 주제에 겁도 많아 내 몸을 해하지 못하는 나는 그 대신 길면 1년, 짧으면 4~5개월 후에 내 일상을 완전히 깨부수려 한다. 아직은 막연하지만 곧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과연 늘 말하고 다니던 '스스로에게 내리는 벌'이 될까. 그 날 몸도 마음도 같이 무너져 버리면 차라리 미련이 없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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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N
· 일 년 전
토닥토닥.... 마카님은.... 벌을 받지 않으셔도 돼요...ㅠ ㅠ... 정말.. 많이 아프셨고 충분히 괴로우셨잖아요... 그러지 말고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있는 자신에게 상을 줘봐요. 마카님이 정말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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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4D (글쓴이)
· 일 년 전
@LoveN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절 용서하지 못하겠어요. 물론 과거의 제 잘못이 없었다 하더라도 다른 요인들 때문에 사람 사이의 거리 변화는 생겼을 것 같지만 아무튼 우호적이던 관계를 제 잘못으로 적대적 관계로 바꿔 버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평생 함께 할 사람들이 아니니 언젠가는 다 떠났을 걸 잘 알지만, 그리 이미 일어난 일이니 어떻게 돌릴 수도 없고 계속 이 상태로 사는 게 제게는 더 손해라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솔직히 차가운 시선을 느끼거나 추억에 빠지면 제가 너무 밉고 싫어서 차라리 팔뚝을 한 번씩 긋고 싶네요... 조금씩 벗어나고는 있지만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진심으로 웃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그래도 언젠가는 많이 나아졌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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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N
· 일 년 전
@F44D 토닥토닥:) 괜찮아요. 급하게 먹는 음식은 체하기마련이니까, 천천히 조금씩 내려놓아보아요. 저도 그랬지만... 이곳에 생각과 감정들을 정리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더라구요:) 마카님의 마음의 짐도 조금은 가벼워지셨길 바라요. 늘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마카님, 오늘도 많이 사랑해요😊 덧. 음... 괜찮으시면 44님이라고 불러도 괜찮으실까요? 아니라면 따로 어떤닉으로 불러주시는 게 가장 좋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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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4D (글쓴이)
· 일 년 전
@LoveN ...건강은 이미 잃기 시작했고 이대로 조금만 더 가면 올해 안에 직장도 잃을 것 같지만 이렇게라도 안에 갇힌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꺼낼 수 있으니 다행이지요... 그럴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는 쓰기 편하신 대로 불러 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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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N
· 일 년 전
@F44D 정말 감사드려요:) 음.. 그럼, 앞으로 에프님이라고 부를게요😊 저도... 러브, 로벤, 럽앤 등등등 편하게 부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속에 담긴 이야기들 꺼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이 곳을 찾아주신 것 부터, 에프님 안에 낫고자 하는 에너지가 충분히 차고 넘칠거라고 생각해요. :) 오늘은 에프님께서 한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랄게요. 오늘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