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정신과의원을 갔다왔는데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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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정신과의원을 갔다왔는데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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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5년 전 첫 직장을 다닌지 일주일만에 50대 남성인 대표가 저를 성범죄 타겟으로 삼아 회식 자리에서 만취하고 차 조수석에 저를 태우고 음주운전을 했습니다. 기적적으로 가까스로 무사히 탈출해서 몸은 지켰으나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차에 블랙박스도 없었고 저는 제 몸을 지켰기에 대표를 신고할 어떤 증거도 없어서 조용히 퇴사했습니다. 제게 그 직장을 소개해준 분과의 관계의 문제도 얽히면서 제가 힘들었습니다. 이후로 5년을 보내면서 일상을 회복했습니다. 새 직장에서 자리도 잘 잡았고 남자 직장동료분들이 좋은 분들이어서 남자에 대한 불안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취미 생활로 보컬도 배우고 자기계발을 위해 전화영어도 하고, 건강을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 전에 운동하는 시간을 갖는 등, 저는 나름 최선을 다해서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 안에 그 때 받은 상처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어요. 평소에는 남자가 운전하는 차에 저만 동승객으로 타고 있으면 긴장하게 돼요. 2년 전에는 사람들이 성범죄 피해자들의 마음을 모르고 하는 말들에 제가 감정적으로 폭발해서 우는 것을 확인했어요. 최근에 두 달 전에는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이 제게는 '인생의 고난을 받는 사람은 그 사람 잘못 때문에 그러한 고난을 받는 것이다'라고 마음 속에서 해석이 되어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을 느끼고 울었어요. 머리로는 문맥상 그 사람이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님을 알고 있고 저를 타겟으로 한 말이 아닌 것도 알고 있는데, 마음은 이성의 말을 듣지 않고 폭발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타인의 말을 비꼬아 해석하고 혼자 통제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는 제 모습을 보고, 진짜 이건 문제구나 라고 느꼈어요. 이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고 싶어졌어요. 방금 정신의원과를 갔다왔고 약처방을 받고 왔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제게 약처방만 내리시고 상태를 보자고 하셨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질문들에 대답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나의 타고난 성향들로 스스로 인정하는 것들이 여기서는 문제들로 인식되는 것 같다는 불편함이었어요. 사람이 어느 정도 정리 안하고도 잘 살 수도 있지 않나, 좋게 표현해 섬세하다는 말을 듣거나 나쁘게 표현해 예민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세상에 꽤 많지 않나 하는 생각들이요. 제가 과거를 오픈하지 않는 이상 제 친구들은 저한테 이런 마음의 상처가 있다는 걸 모를 정도로 저는 잘 웃고 잘 놀며 잘 지내고 있고, 직장 동료들과도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안정제 약을 처방받아 오전 오후마다 복용하라는 처방에 제 하루가 그 정도로 불안한가 물음표가 자꾸 생기고요. 특정 상황과 말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내면의 문제가 평소에 먹는 약 처방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요. 제 문제를 직면하는 첫 단계로 정신과의원을 찾아가 제 상태를 전문가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듣고 싶었는데, 원하는 바는 못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한 여정에, 제가 무엇을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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