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못하는 제가 너무 혐오스럽습니다
저는 대학교 4학년 때부터 회사에 입사를 하여
현재 10개월 된 직원입니다. 처음에는 계약직으로 있다가
운이 좋게 정규직이 된 사람인데요.
대표님이 항상 말씀하세요. 원래 직원 안뽑으려 했다고..
계약직이라서 3개월동안 참고 정도 안주고 보내면 될줄 알았다고 그래서 제가 계약직부터 회사 생활하면서 거의 방치하듯 일을 해왔습니다.
이게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그래왔어서 저 혼자 멋대로 일을 만들고 처리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안그래도 내성적인 사람이고 어릴적부터 스스로 해내야한다는게 몸에 박혀 있어서 초중고 시절 때도
질문하고 싶은게 있어도 민폐될까봐 꾹 참고 지내왔습니다.
일주일 전에 대표님이 말씀하시더라구요.
넌 왜 질문을 안하고 멋대로 일을 하냐고.. 손도 빠르고 실력도 좋은데 왜 자기 멋대로 하냐고..
그 말 듣고 저도 제 자신을 고치고 싶어서
대표님이 보이면 컨펌해주세요. 라고 먼저 말을 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회사 사람들 자리로 가서 조심히 피드백
부탁드려도 될까요. 라고 먼저 말하는 일도 늘었구요.
정말 제 성격 고치고 싶어서 노력하고 일도 잘해보고 싶어서 생각 많이하고 실수한거 없나 매일 확인합니다.
오늘은 대표님이 일찍 들어가셨는데
하필 대표님이 가시고 2시간 뒤에 일을 일찍 끝내버린터라
퇴근하기 5시간동안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또 일을 만들어서 하면 실수를 또 반복하게 되서
집에 계신 대표님께 정말 죄송하지만 컨펌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라고 카톡을 보냈습니다.
(제가 했던 작업물은 대표님과만 이야기하고 수정했던 작업물이라 다른 사람께 보여드리기엔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제 개인적인 실수도 있었습니다..)
아까 뭐하고 진짜 화나는데?
다했으면 다음꺼 하고 아니면 집에 가던가.
열받게 하지말고 제때 컨펌받으세요.
다음꺼 뭐에요. 할일. 이라는 답장..
화나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지만
저는 이 일이 마지막이였기에 없다고 대답을 했더니
열받네. 일찍 퇴근하세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컨펌받으려고 문자한거라 정말 지금 퇴근해도 되나요?
라고 묻자
그럼 앉아서 월급 축내려고요? 라는 말씀이 돌아왔습니다.
나는 그냥 컨펌을 받으려고 한 카톡에서 이런 말이 나오자
제가 지금까지 했던 노력이 정말 헛수고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월급 축내는 사람처럼 보이나?"
"일정표 보면 내가 남들보다 두배는 더 많이 작업했는데."
온갖 생각이 들고 억울함이 밀려왔지만
제가 퇴근 안하겠다고 말씀드리니 대표님께서는 그럼
(원래 기획쪽 작업물인데) 다른 작업물을 주시더니
제게 일을 주셨습니다.
근데 실장님이 이 작업물에 대해 알고 있으니까 실장님이랑 이야기하라라고 하시고 0시 00까지. 대답.
으로 대화는 잠시 끝났습니다.
저는 실장님과 대화를 했고 ~이렇게 하면 된다. 라고 끝이나서 저는 대표님께 보고를 드리니 일단 한번 해보라 하시면서 또 0시 00까지 대답. 으로 대화는 끝이 났습니다.
저는 A로 뭔가 새로운걸 기획하면 되는걸로 이해를 했던터라 그리고 구상하고 (그 전에 들었던 말들때문에 멘탈은 이미 나가버린 직후였고..)
결국 대표님이 말씀하신 시간을 넘겨버렸고
1시간 30분을 더 넘겨버리고 제가 작업물을 보여드리니
이럴줄 알았다며 말하는게 말같지 않냐. 늦을 것 같으면 말을 했어야지. 일하는 게 장냔 같냐.. 너무 힘들면 재택을 하던가.. 계속해서 올라오는 화가 섞인 카톡을 잠시하고
대표님이 말씀하신 작업물에 대해 찬찬히 읽어보다가
카톡을 잠깐이라도 안읽으면 씹느냐는 카톡을 보내시면서
대답. 대답. 이라며 대답을 요구했습니다.
그제서야 말씀을 이해하고 ~이렇게 하라는 것 맞지요? 라며 답장을 보내자. 이해하는데 두시간 걸렸다는 답장이 돌아왔습니다.
업무지시도 명확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방을 채운다고 하면 대표님은 그저 방을 채워오라고 말하셨고 실장님과는 방과 가구라는 키워드, 두개. 1분정도의 짧은 말이 다였습니다.
저는 가구들을 가지고 색다른 방을 만들면 되는줄 알았지만
그냥 방에 가구 하나만 놓으면 끝나는 일이였어요.
커뮤니케이션이 익숙치않아서 내가 거기서 더 질문을 했어야했는데 또 멋대로 생각하고 작업해서 일을 크게 만드는구나.. 싶었어요. 더군다나 약속한 시간도 1시간 넘게 지나버려서 늦는다고 그 쉬운 말도 못한 제가 너무 싫었구요.
월급 축낸다. 그건 노력하지도 않고 놀기만 한다는거잖아요. 저는 그 말을 부모님께 수도 없이 들어왔어요. 나름대로 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지만 항상 놀기만 한다고.
월급 축낸다. 라는 말은 정말 제게 너무 큰 상처가 됐어요.
대답. 대답. 하시는 것도 저번에 제가 안좋은 기억있다고 조금은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잊으셨던 것 같았습니다.
컨펌받기위해 보낸 문자가 열받는다. 일이 장난이냐까지
들어야될 일인지도 몰랐고 제 미숙함에 짜증이 나고 자기 혐오가 밀려왔습니다. 정말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마음같아선 정말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습니다.
집에 계신데 일을 만들어버리니 대표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화가 나셨겠어요.. 더군다나 일도 이해를 못해서 엉뚱한거나 만들어서 보내니 대표님이 자신과 회사를 왜 존중해주지 못하냐고 하셨어요.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또 내가 부족해서 이렇게 되는구나.
시간되면 퇴근하라는 대표님의 카톡을 마지막으로
저는 남은 시간동안 일도 못하고 화장실에 앉아서 숨죽이면서 울었어요. 일도 손에 안잡혀서 퇴근시간 딱 되자마자 밖으로 나왔고. 속상하고 기분이 안좋아서 어머니께 전화를 거니 또 눈물이 나와서 미칠 것 같았고
이제 거의 1년이 되고 대표님은 남의 돈 받는 프로면
프로답게 행동하라 하시지만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도 만들어진지 얼마안됐고 다들 오신지도 얼마 안돼서
누굴 가르쳐줄 여유도 없어요. 저는 방치하듯 10개월을 회사에서 지내오고 이제서야 컨펌다운 컨펌을 받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는데 모르겠습니다.
제가 노력하는 일도 대표님의 눈에는 그저 시간을 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사실과 제 자신이 항상 실수만 하는 것 같고 또 내일 컨펌을 봐달라고 하면 크게 혼날까봐.
또 잘못 이해해서 엉뚱한걸 하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되서 내일이 오는게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도 좋은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