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게 너무 힘들어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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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1115
8달 전
학교 가는 게 너무 힘들어요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매일 아침이 지옥같은 것은 입학한 3월달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제 아버지께서는 성적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굉장히 엄격하신 분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 점수가 90점 밑으로 떨어지면 혼을 내셨고, 중학교 때에도 평균이 90 아래면 혼이 났습니다. 언성이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가볍지 않은 체벌까지 가하셔서 아버지는 예전에도, 지금도 제게 공포에 떨게하는 대상입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치르고 제 나름대로 가채점을, 또 평균을 계산할 때면 아버지께 혼나지는 않을까 늘 전전긍긍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와 2학년 초까지는 그럭저럭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께 혼나기 싫어서 열심히 공부를 했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선생님과 주변친구들에게 칭찬을 받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제가 좀 달라졌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으나 엄격했던 아버지에 대한 반항감이라고 나름대로 생각 중입니다. 평소에 하던 공부습관을 무너뜨렸습니다. 문제집이라곤 표지 뒤로 한 장도 넘기지 않았고, 하교 후 집에서는 매일 게임을 하고 소설을 읽고, 공부라고는 1도 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는 생활이었는데, 시간이 가고 시험기간이 다가오자 상상도 못하던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아버지께 혼이 나면 어떡하지? 성적을 못 맞아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나한테 실망하면 어떡하지?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늘 게으른 생활을 했습니다. 놀고 있는 와중에도 불안한 생활이었고, 결국 시험 3일 전 부랴부랴 벼락치기를 해서 괜찮은 점수를 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외줄타기를 하는 듯 이런 생활을 하다가, 마이스터고에 진학했습니다. 이런 모습으로는 인문계에서 쪽도 못 쓴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고, 제 언니가 인문계에 갔다가 아버지와 성적 문제로 많이 다투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결정했습니다. 진로가 맞지 않아도, 적성에 맞지 않아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고등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매일이 우울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전공이 맞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교우 관계의 문제까지 더해지니 버티기가 너무 힘듭니다. 중학교 때는 모르는 친구들이 없을 정도로 발이 넓었고, 친구들이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성적도 아버지도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고민할 시간조차 없었지요. 선생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음담패설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학생들과 화장실에 앉아있을 때면 밖에서 들려오는 온갖 욕설, 그리고 뒷담까지. 중학교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습의 연속이었습니다. 3월달에는 전혀 적응을 하지 못했고, 통제하지 못하는 제 자신의 감정적인 모습이 너무 힘들었어요. 아침에는 눈물이 줄줄 흘렀고 학교에서도 울컥하며 눈물이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고 참아냈던 적이 한둘이 아닙니다. 전혀 통제되지 않는 감정이 참 버거웠습니다. 제 앞가림도 벅차니 학기 초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를 잃고 말았어요. 4월달부터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저희 과 특성상 학생 수가 무척 적습니다. 다른 과는 두 개반에 20명씩 학생들이 있는데 저희 과는 한 개반에 10명이 전부입니다. 굉장히 적은 학생 수, 그마저도 서로 가족같은 분위기 안에서 겉돌던 학생이 저뿐만은 아니라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같은 과의 남학생 한 명과 다른 과의 여학생 한 명끼리 최근에는 같이 놀러도 다니며 우정을 쌓고 있습니다. 5월달인 현재, 저와 같이 다니던 친구가 전학을 가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럴만도 해요. 그 친구는 하지도 않은 행동이 다른 학생들에 의해 소문이 퍼져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힘들어하던 모습을 많이 봐서 전학이라는 결정이 참 잘됐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섭섭하고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생각은 도무지 떨쳐버릴 수가 없더라고요. 저는 중학교 3학년부터 소화불량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더욱 심해져서 점심도 저녁도 사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어요. 참 비참하고 힘들었습니다. 참다 참다 결국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간의 속사정과 힘듦을 토로하니 하시는 말씀이, “3월달부터 그랬으면 이제 좀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니? 네가 학교가기 싫다고, 집에 가고싶다고 할 때마다 부모 심정이 어떨지는 생각도 안 해봤지? 네가 바뀌려고 노력하지 않으니까 그딴 모습인거야.” 그 말을 듣고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죽어야지. 나는 나 힘든 것만 알지 부모님 마음은 생각도 안했구나.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 현실이 바뀌지 않는 거라면, 죽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겠구나. 일요일, 가족이 모두 외출하고 처음으로 식칼을 쥐었습니다. 손목을 그어 자살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글을 본 상태라 심장이나 목, 둘 중 한 군데를 그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무섭더군요. 식칼이 생각보다 무거웠고,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두려웠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 식칼을 던지듯 내려놓고 펑펑 울었습니다. 나는 결국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이구나. 죽고 싶어도 죽을 용기가 없는 한심한 사람이구나. 오늘, 역시나 아침에도 학교에 갈 생각을 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렀습니다. 아버지의 말 때문에 더 이상 부모님께 힘듦을 토로하고 학교가기 싫다는 등의 말조차도 꺼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교우관계의 문제는 이제 아무래도 좋습니다. 전공은 맞지 않고, 저는 하고싶은 일이 없습니다. 미래의 불확실함과 현실의 우울감이 합쳐지니 미칠 것 같은 지경입니다. 뭘 하면 즐거웠는지, 무엇을 해야 행복할지 이제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혼자 있다가는 정말 죽을 것 같아 용기내어 글 적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스의욕없음불안우울
전문답변 추천 1개, 공감 4개,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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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연 님의 전문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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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꼭 도움을 요청하세요
#자해#가정폭력#대인관계
안녕하세요. 마인드 카페 상담원 한정연입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이 쓴 글을 읽으면서 저 또한 마음이 많이 무거워지네요. 지금도 학교에서 이 무거운 마음을 지니고 하루를 버텨내고 있을 마카님을 생각하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어릴 때 부터 성적에 민감하신 아버지 아래서 제법 순응적으로 살아왔었지만 점차 커가면서는 소극적으로 반항도 하면서 점차 아버지가 원하는대로가 아닌 그래도 뭔가 내가 방향을 잡고 싶었던 마음에 지금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오게 된 이 곳은 정서적으로도 너무나 나와 맞지 않는 곳이며 학업적으로도 흥미나 동기가 생기지 않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군요. 이런 상황에서 정말 어쩔 수 없이 부모님에게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전혀 나를 위한 것이라고 느껴지지 않았기에 한 번 더 심적으로 크게 좌절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마카님. 어릴 때부터 주로 아빠에게 혼나지 않게 공부를 해오면서 어떠셨었나요? 공부하는 이유, 즐거움, 목적... 등에 대한 생각을 할 겨를이 거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가 불분명하다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나는 잘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마카님에게는 알 수 있는 시간이나 기회가 없었을테지요. 아빠로부터 질책받지 않기 위한 것에 모든 신경을 쏟아붓고 있었을테니깐요.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마카님. 먼저는 마카님이 정서적인 안정을 되찾는게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인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졌다는 것은 지금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먼저는 마카님의 그런 상태를 부모님과 주변에 알리셔야 합니다. 부모님이 또 상처를 주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마카님이 위험에 빠져있는지에 대해서 인지하셔야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마카님이 원하는 정서적 케어가 어려우시다면 다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하구요. 만약 이 부분도 부모님이 도와주시지 못한다면 마카님이 직접 나서야합니다. 학교에는 위클래스라고 상담실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방문한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움 기관은 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역으로 상담 선생님께서 마카님의 부모님에게 마카님의 상태를 설명하는 것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한, 각 지역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있습니다. 무료 심리검사, 상담등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이용방법 등과 관련하여서는 청소년전화 1388로 24시간 언제든지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폭력 또한 어느 수준인지 모르겠지만 마카님이 느끼기에 견딜 수 없다면 이 부분도 신고가 가능합니다. 지금은 너무 암담하지만 중학교 때처럼 친구들과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나로부터 생겨난 동기로 나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
sosim1
8달 전
제발 죽지 마세요.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을까요.자신이라도 나 그동안 수고 많이 했다 토닥해 주셨으면 해요. 저희 고1딸이 어제 낮에 나갔다가 안 들어오면서 죽고 싶다고 저만 허락해 주면 자기가 알아서 죽겠다고 전화가 왔었어요. 전화 받을 때까지 계속 걸어서 널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다 제발 집에 와라 해서 12시 넘어 택시 타고 집에 왔어요.죽기 전에 저한테 도움 요청 한 거라 다행이면서도 꽤씸하면서도 많이 슬프고 힘들어요. 들어와야 잠도 자고 먹을 수도 있는 게 부모예요.자식 사랑 안 하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다 사랑하시는데 표현 방식을 몰라서 때론 감정적으로 말하고 아차 이게 아닌데..하실 수도 있어요. 저도 사실 학부모 입장으로 저희 딸에게 도움 되는 사연 없을까 하다가 비슷한 님의 사연에 글 남기게 되었어요. 부디 자신을 소중히 여겨 주시고 전문가님 말씀대로 꼭 도움을 요청하세요. '청소년상담1388' 카톡 상담도 있어요.
lee1115 (글쓴이)
8달 전
@sosim1 안녕하세요, 글 작성자입니다. 따뜻한 위로의 글 정말 감사드려요. 학교에서 모처럼 잠깐 시간을 내어 와봤는데 생각치도 못한 댓글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네요. 학부모의 입장에서 제 이야기를 읽어주시고, 따스한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sosim1
8달 전
@lee1115 저도 감사해요. 힘든 세상 살아 계시고 댓글 까지 달아 주셔서요. 저는 어른인데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이지만 같이 힘내서 살아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