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공간이자 유일한 쉼터인 집이 피곤하고 힘들어요.
저희 집은 큰 방 하나, 작은 방 하나 이렇게 두 개의 방에서 4명의 식구가 같이 살아요. 저는 작은 방에서 생활을 주로 하는 편인데 여동생과 같이 생활하고 있어요.
동생은 아직 학생 신분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정신없이 준비를 하고 4~5시쯤 들어와요. 그런데 들어와서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와 스피커폰으로 켜놓고 통화를 하며 시끄러운 게임을 해요.
언니는 가족들에게 남자친구를 소개 시켜 준 뒤로 계속해서 집에 불러들이고 같이 안방에서 잠을 자요. 여자들만 사는 집안이라 그런가 이미 친해진 사이여도 불편한 부분이 많구요. 둘이 집에 붙어있으면 대화소리나 생활 소음도 엄청 심해요.
엄마의 경우는 남자친구가 따로 있으신데 그 분과 꽤 자주 싸우세요. 꼭 싸우고 나면 음주를 하시고 제게 속풀이를 하세요. 그러면서 남자친구의 연락을 받지 않으시는데 그럴 때마다 제게 연락을 하세요. 집으로 왕래하시는 분이 아닌데도 엄마와 연락이 안되면 갑자기 불쑥불쑥 집으로 찾아오실 때도 있어요.
주변에 소음도 가득하고 취준생 신분이라 집에만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집안일도 어느정도 도맡아 하고 있어요.
뭐든지 집안일에 관한 건 제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어서인지 그만 하고 싶을 때마다 저는 낮이든 밤이든 잠들려고 노력해요. 그 마저도 억지로 깨워서 무언가를 시키시지만요. 무언가 일이 생기면 가족들의 지인들은 꼭 제게 연락을 해요. 가족들이 무슨일이 생겼는지, 연락을 왜 안 받는지 물어보라면서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제 시간이 필요한데 저만 한가해보인다고 계속 무언가를 하게 하려고 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어떨 때에는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기도 하고 호소도 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더라구요. 요즘은 그게 쌓였는지 그런 상황이 생기면 위가 쓰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누가 제 목을 조르는 것 같아요. 어쩔 땐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해요. 그 생각은 저를 향할 때도 있고 이런 일들을 있게하는 주변인들을 향해서요. 자꾸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불면증도 생기고 불안하면 손톱을 물거나 손바닥을 물어뜯기도 해요. 집안 사정상, 개인 사정상 이사를 간다거나 하지는 못해서 그나마 주변을 산책하는 등의 행동으로 잠시 머리를 식히는데 가라앉았다가 다시 같은 일이 생기면 부정적인 감정이 확 치솟아요. 이런 감정이나 생각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정신과를 들러봐야하나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막상 가족들 다 정신과를 다니고 있어서 그런지 내 감정과 생각은 별 것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니 정신과를 가 보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