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대화가 잘 안 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저희 부부는 결혼한지 3년차이고 아이는 아직 없습니다.
저희는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사이가 좋은 부부입니다. 하지만, 작은 문제만 생겨도 여지없이 큰 다툼으로 이어지고 그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다툼이 반복될수록 저도 남편도 지쳐갑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게 대화를 시도했다가 남편의 태도를 보면서 감정이 상하고, 결국에는 울기도, 소리치며 화를 내기도 합니다. 또 남편은 이런 제 모습에 지치고 힘들어합니다. 정말, 이 시기를, 이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잘 살아보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저희의 싸움의 과정은 이렇습니다.
[내가 남편에게 애정표현을 함 -> 남편이 무심한 태도를 보임 -> 남편에게 서운하다고 말함 -> 남편은 그게 왜 서운하냐며 이해 안간다는 반응 -> 남편의 반응에 공격적으로 변하는 나 -> 공격적인 나를 보며 방어적으로 변하는 남편]
예민한 제가 싸움거리가 아닌걸 싸움으로 만들기도하고,
남편이 무뎌서 상처가 될말이나 행동을 모르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싸움의 원인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싸우면서 나누는 대화의 방식입니다.
* 조금 더 정확한 조언을 듣기위해 정***가
저는 예민, 세심, 감성적, 배려 / 이런느낌이라면,
남편은 서글서글, 수더분, 무심한, 무딘, 내면이 단단한
/ 이런 느낌입니다.
(참고로 저는 전형적인 ENFJ / 남편은 전형적인 INTJ입니다.. 저는 극F, 남편은 극T)
우선, 제가 느낀 저의 문제점입니다.
1. 심리적으로 불안도가 높습니다.
-> 평소 걱정이 많은 편이며, 이게 남편입장에서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의존적입니다.
-> 현재 남편의 일때문에 해외 거주중인데, 남편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기 때문에 생활, 정신적으로 남편에게 많이 의지합니다.
3. 지나치게 감상적(?)입니다.
-> 예를들면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젖고, 그런 감정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 하기를 좋아합니다.
4. 참다가 한번에 터트립니다.
-> 평소에 마일리지 적립하듯이 서운한 감정을 쌓다가, 어느 한순간에 울거나, 소리치며 화내거나 하는 방식으로 폭발합니다.
5. 흥분하면 말투가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 따따 거린다고 해야할까요? 안그러려고 노력하는데, 대화중 기분이 상하거나 흥분하면 어투가 공격적이어집니다.
6. 때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시도합니다.
-> 예를들어 남편이 바쁜 때에도 틈나면 대화시도..
제가 문제라고 느낀 남편의 태도입니다.
1. 대화 자체를 피곤해 하며 '별것도 아닌 걸로 유난이네..' 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2. 말이나 행동을 꼬아서 받아들입니다.
(Ex. '너 지금 나 테스트 해본거잖아')
3. 자기가 했던 말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언제 한번은 녹음해서 들려줌)
4. 제가 '~~~한 점이 서운해' 라고 하면, 마치 싸움에서 이기고 싶은 사람처럼 '너도 ___하잖아' 합니다.
-> '아 그랬어? 미안해. 그런데 나도 ___해서 서운했어. ' 이런식의 풀어가는 대화가 안됩니다....
5. 이런 대화방식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면, 자기만 문제있는 사람이냐며, '내가 죄인이네, 다 내잘못이네?' 하는 식으로 극단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저는 늘 서운해하고, 남편은 억울해하고 '니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서로 책망하는 이야기들만 오갑니다. 저는 오해가 있으면 풀고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받아주고, 좀 이런 풀리는 대화를 하고 싶은데 그게 되지가 않습니다.... 제가 이야기 하는 방식의 문제 일까요..? 목소리가, 말투가, 절제하지 못하는 감정들이, 상대로 하여금 대화를 하기 싫게 만들어 버리는 걸까요?
남편은 불안정하고 예민한 저와 달리 정신적으로 단단하고 언제나 차분함을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결혼 전, 이런 이상적인 사람이 세상에 있나 싶었을 정도로요.
그런데 저랑은 이런 문제가 있는 걸 보면 모든게 제 문제인가, 아니면 우리가 인연이 아닌건가 고민스럽습니다. 행복하자고 한 결혼인데,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입으며 이렇게 사는게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야기든 좋습니다. 저의 문제점, 남편의 문제점, 저희의 대화의 문제점, 뭐든 말씀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