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이 식어서 한 이별인데 왜 힘들죠0
제 맘이 식었습니다.
좋은 사람이지만 저랑 안맞았어요.
이 남자를 만나면서 알게됐어요.
제가 사실은 보호받고 싶고, 상대방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큰 사람이라는 걸.
그리고 그 남자 역시 그랬어요.
흔히 말하는 댕댕이과, 키링남이었어요.
그 남자가 그런 건 알고있었어요.
만나는 초반에 말해줬거든요.
제가 저 자신을 몰랐던게, 그리고 솔직하지 못했던게, 이 이별의 원인입니다.
항상 솔직했던 그 남자는 잘못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픈지도 몰라요.
저는 주변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고,
대부분 연하남과 연애를 해왔습니다.
잠깐 만난 동갑의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인 태도가 싫어서 헤어졌던 기억은, 저는 연하와 맞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근데 사실은 제가 타인을 챙기고 희생하는게,
정말 마음이 우러나고 사랑해서가 아닌,
제가 그런 대우를 받고 싶어서,
제가 받길 바라는걸 상대방에게 하고있었단걸 알게 됐어요. 전 사실 결핍이 있는 사람이고 보살핌이 절실한 사람이더라구요.그리도 전 거절도 선택도 잘 못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사람이구요.
하지만 저의 그런 표면적인 모습들이,
그 남자에겐 더 매력으로 다가갔던 것 같고,
저는 그게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으니,
제가 정말 그런걸 좋아하는, 리드하는 성향인 줄 알았을꺼에요.
그러다보니 점점 더 저희 관계는 그렇게 고착됐어요.
근데 제가 더는 못참겠더라구요.
결혼을 생각해야할 나이고, 상대도 결혼을 원하는 눈치인데, 결혼을 하면 제가 보호자가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요.
이게 과연 해결이 될 문제인가 싶어 힘든 와중에
상대방 가족의 결핍마저 알게되니...
결혼하면 제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이걸 말로 꺼내며 더 상대방에게 그리고 나에게 상처가 될 것같아 혼자만 삭혔습니다.
솔직하지 못한 제 성격이 또 걸림돌이 되었어요.
그렇게 우울증이 온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한달 정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는 지쳤고 상대방에게 말도 안되는 짜증도 냈지만, 묵묵히 기다려주고 기분을 풀어주려 애쓰더라구요.
그렇게 우울에 빠져 지내던중
이러다 내가 죽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충동적으로 이별을 고했어요.
사실 아직 좋아합니다. 왜 나랑 안맞을까 원망스럽고 그런데, 아직 참 좋아합니다.
절 붙잡지도, 헤어지는 이유조차 묻지않는 그 사람이 야속하기고하고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상처받지않으려고 붙잡지 않는걸 아니까요.
제가 마음이 식어서 이별을 고해놓고
너무너무 힘들어서 일상생활이 안됩니다.
참 이상합니다.... 저 왜 이럴까요...
한 한달만 툭 터놓고, 결혼 생각안하고, 20대 초반처럼 좋아하는 감정만 생각하며 다시 만나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드네요.
이기적인거 아는데 너무 보고싶고 연락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