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도 부모에게 종속되어 있는 걸까요? ㅜ
어제 밤에 일찍 침대에 누웠습니다. 어머니가 거실에서 주무시기도 하고 그래서요.
여친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일찍 자냐는 말에 그냥 무심코 "어머니가 거실에서 주무셔서 일찍 자라고 해서 잘려고."
근데 여친이 갑자기 이야기하는게, 부모님께 모든 걸 의존 하는지를 물어보네요.
예전에도 가족들이 제가 염색한 것을 가지고 뭐라해서 검정색으로 바꿔야 하나 이야기 했던 것도 좀 불편했다고 합니다.
(남동생이 그냥 검정색으로 바꾸라고 계속 뭐라했었기 때문인데, 그냥 고민 끝에 다시 검정색 하진 않았고 주욱 이어오고 있습니다.)
성인이 하고 싶은데로 온전히 결정하고 살아가는 건데 왜 가족들에게 휘둘려야 하냐는 겁니다.
그냥 누군가에게 결정 책임을 떠넘기고 싶었을 수도 있겠지요. 무의식 중에.
그래서 그냥 그런거 아니고 내 스스로 결정권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잘 끝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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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마음 속에 뭔가... 컴플렉스가 드러난 느낌이에요.
여자친구한테 화나는 건 아니고, 그냥 보이는 그대로 표현해 준 거니까요.
사실 20대를 생각해보면 부모 뜻대로 이거 해라 저거해라 하면서 살아왔던것 같아요.
군대 장교로 임관한 것도 그랬고, 안정적이라는 비영리단체 쪽으로 취업 한 것도 그렇고.
그냥 부모 말을 거역하는 게 불안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다행히 그런 주도권을 찾으려고 노력해왔어요.
한바탕 하면서 전역한 것도 온전히 제 선택으로 한거고, 이직하는 것도 제 선택으로 하고요.
장교 전역해도 세상 안무너진다는 것도 제 스스로 배운거고요.
그래서 그런지 내가 그동안 수동적으로 살아왔나 싶어서 기분이 몹시 좋진 않네요 ㅜ
뼈 아프게 느껴지네요. 뭔가...
그냥 여친한테도 오늘 아침에 기분 좋진 않았다고 솔직히 이야기는 해줬는데,
한편으로는 내 기분 상하는 것 때문에 여친한테도 연락 제대로 못하기도 하고.
그냥 주저리주러리 써봤습니다. 출근 했는데 일도 안 잡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