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앓는 절친과 의절한 저, 나쁜X인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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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앓는 절친과 의절한 저, 나쁜X인걸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2xxxS2
·2년 전
정말 막역한 사이의 절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네, 지금은 그 친구와 의절했기 때문에 과거형으로 묘사했습니다... 제가 의절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 친구의 우울증 때문이었습니다. 몇년 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집안의 우환 때문에 그 친구는 너무나도 괴로워하고 슬퍼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시국까지 겹치며 이 친구의 우울증이 낫기는 커녕 악화됐던 것 같습니다. 이 친구 나름대로는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이 노력하긴 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우울함이 저한테 옮더군요. 그 친구가 힘들 때마다 저에게 의지를 많이 했습니다. 자주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많이 했고, 통화와 메세지도 거의 매일 하고, 가끔은 편지도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친구의 곁을 계속 지켜주며 얘기를 들어주고 좋은 말로 위로해주는게 절친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몇 년간 지속이 되니 제가 점점 피폐해져 갔습니다. 제가 마음에 여유가 많으면 괜찮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특히나 지금은 제 인생의 최대의 암흑기이기 때문에, 이런 와중에 친구까지 챙기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손절당할 각오를 하고 제 속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더 이상 너가 힘들다며 하는 이야기들을 매일같이 들어주고 위로해주며 배려해줄 여유가 없다고.. 그리고 다른 힘들었던 부분들도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본인은 저에게 "배려", "위로", "동정"을 바란 적 없었고, 친구라면 스스럼없이 쓴소리도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며, 여러모로 저에게 실망했다며 그렇게 저희 인연은 끝났습니다. "어떻게 우울증 있는 친구가 힘들다고 하는데 거기다 대고 입바른 소리를 할 수 있겠냐"며 반박하고 싶었지만, 결국 그 말은 하지 않고 뒤돌아섰습니다. 제가 여태 살아온 인생의 절반 정도를 함께했던 사이였고, 할머니 돼서도 잘 지낼거라고 믿었던 친구라 이렇게 인연이 끝난게 참 통탄스럽습니다. '외부 상황이 이렇게까지 최악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틀어지진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구가 제 인생에서 떠나가버린 이후로, 피폐했던 제 생활은 점차 나아졌습니다. 예전보다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고, 망가졌던 식습관이 저절로 고쳐졌으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전체적으로 삶의 태도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항상 걱정되고 눈에 밟히던 존재가 없어지니까 그제서야 복잡했던 머릿속이 좀 정리되고, 새로운 기회와 인연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근데 이렇게 약간의 후련함(?)을 느끼는 저 자신에게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제가 안 좋은 점만 얘기해서 그렇지, 심성이 착하고 저와 공감대가 넓었고 함께 있으면 즐겁고 재밌는 친구였습니다. 제가 힘들 때마다 응원해주고 힘이 돼주기도 했고요. 함께한 추억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의절한 이후로 일주일에 한 번씩 그 친구가 꿈에 나옵니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너무너무 답답해집니다. 제가 안 그래도 아픈 친구 마음에 큰 상처를 주고 떠나버렸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어요. 그 친구와 함께했을 때 맘이 편치 않았던 적이 많았지만, 끊어낸 지금도 마음 어딘가가 영 찝찝하고 불편합니다. 이렇게 손절한 이후에도 힘들 바에는 그냥 친구로 지내면서 힘든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도 가끔 듭니다. 이렇게 우울함을 옮는 것 같아서 힘들다는 이유로 우울증 앓는 절친 곁을 미련없이 떠나버린 저, 너무 이기적이고 생각이 짧았던걸까요? 전 제가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사람들에게만큼은 좋은 사람이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어쩌면 과한 노력이 화를 불러일으킨 것 같기도 하네요... 전문가분들과 회원님들의 의견,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관계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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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이재규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2년 전
근데 이렇게 약간의 후련함(?)을 느끼는 저 자신에게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우울증
#인간관계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 카페 상담사 이재규 입니다. 친구와의 결별 후에 마음에 죄책감이 들어서 힘들어 하는 마카님에게 제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적어 봅니다.
📖 사연 요약
친구는 우울증 증상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울 증상이 심해지면, 타인을 의식하고 상황을 통제하는 것도 어렵기도 합니다. 계속되는 친구의 우울 증상을 받아주려고 노력하다 보니 더 힘겹고 마카님이 견디기 어려운 감정 상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 원인 분석
친구의 우울 증상이 오랜 기간을 겪는 것으로 보면 친구가 겪는 상황과 자라온 다른 배경들도 친구를 힘들게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친구를 더 깊게 배려하고 도와주려고 한 마카님의 마음은 너무나 소중했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배려와 태도가 친구와 친해지기 보다는 헤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친구를 도와주고 배려하고 공감하려고 한 마음은 너무나 소중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인간관계가 쉽지 않은 부분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과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구분해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내 감정도 상황도 개입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마카님은 친구관계에서 스스로 너무 깊이 개입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관계는 중간 중간 스스로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적절하게 표현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나의 마음도 표현해주어야 상대도 부담이 줄게 됩니다. 중간 중간 표현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만약,나의 감정을 표현해서 헤어질 친구라면 나중에라도 헤어질 친구라고 생각하고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절한 관계의 경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관계에 대하여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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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as0987
· 2년 전
내 친구 하고는 틀리네요 몇년간을 같은말 들어즈고 말하다가 같은구간에서 울고 집찾아 오면 문안열어주고 그런 나를 몇년을 넘어 십년 이십년 되어 이젠 나도 안정 찾았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못견디면 어쩔수 없이 의절해야지요 다행히 의절후 잘 풀렸다니 다행 입니다 나쁘지 않아요 사람이 어느정도 까지는 그 우울을 견디어 줄수 있는데 그 이상을 못견디에 주는데 어떻게 관계를 이어 기겠어요 인연은 그냥 거기 까지 입니다 마음의 짐 벗어 던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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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xxxS2 (글쓴이)
· 2년 전
@qweras0987 말씀 감사합니다. 회원님께서는 이제 안정을 찾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친구분이 곁을 지켜주셨다니, 정말 소중한 인연을 두셨군요. 저도 친구가 안정될 때까지 곁에 있어주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잘 안 됐습니다... 그래도 마음의 짐 벗어 던지라는 말씀 한 마디에 벌써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네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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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amalun
· 2년 전
견디고 또 견디다가 결국 자기 자신이 고갈이 되어서 다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비축해두지 않으면, 타인은 커녕 자신을 돌보기도 버겁게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네요. 죄책감이 드는 이유도 그것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거리를 두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에요. 오히려 서로 건강한 거리를 찾는게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거리에 맞춰서 서로에게 주는 부담이 조정될 거에요.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에게 늘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관계의 형태는 양방향일 때 성립이 되니까, 쓰니님께서 친구분께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쉽게 속내를 털어놓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체감상 저도 그렇구요ㅎ.ㅎ) 그런데 그 좋아하는 대상이 자주 보는 가까운 사이 일수록 '힘든 일'에 대해서 더 많이 공유하게 되고, 거리가 멀 수록 '좋은 일'들을 더 공유하게 된다고 합니다. (가령,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한 자녀가 고민상담 보다는 씩씩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등) 그런 의미에서 친구분께서도 쓰니님을 정말 많이 좋아하고 의지했나봐요. 그런 소중한 쓰니님에게 자신이 버거운 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미안함과 동시에 수치심 및 당혹감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쓰니님과의 관계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차라리 쓴소리를 해서라도 미리 알려 주지 그랬냐'고 말해버린 것일 수도 있어요. 그 과정에서 언쟁이 생기신 것으로 보입니다. 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가려고 애쓰기 보다는 지금의 아픔이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고 관계를 새롭게 다시 정립해나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분이 느끼셨던 강한 유대감은 늘 마음속에 남아 있을 테지만, 상황이나 환경은 늘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는 그 친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부디 좋은 혜안을 찾으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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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xxxS2 (글쓴이)
· 2년 전
@askamalun 말씀 감사합니다. 네,,, 이렇게까지 힘들어지기 전에 한번이라도 속내를 터놓고 가볍게라도 얘기를 나눠봤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이 드네요. 아마 그 친구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이렇게 또 인생을 배워가는구나 싶습니다. 지나간 인연은 어쩔 수 없고, 앞으로는 주변인들과의 관계에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덕분에 생각이 정리됐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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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xxxS2 (글쓴이)
· 2년 전
@은아77 말씀 감사드립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관계를 끝내게 됐습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니까... 그리고 누군가를 돌보기 전에 제가 온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던 것 같네요. 앞으로는 저 자신 챙기는 것을 1순위로 두며 살아야겠습니다 ^^.. 댓글 감사드립니다. 많은 위로가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