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 같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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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 같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hushu165
·3년 전
저는 재수를 하고 있습니다. 학구열이 높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다보니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부터 공부를 했고, 그러다보니 공부빼고는 잘 하는 것도 없는, 그렇다고 크게 공부를 잘 하지도 않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부는 유일한 제 자존심 이였습니다. 제 낮은 자존감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으니까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비염때문에 왕따를 당했습니다. 고학년 때는 질이 안좋은 친구를 사귀게되어 자존감을 잃은채로 고생만하다 사고가 일어나 절교를 하게 되는 둥 친구관계가 엉망이였습니다. 다가가는 것도, 끊어내는 것도 잘 하지 못하는 소심한 아이였던거죠. 선생님께서 도움을 주시기는 했으나 크게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해야하는 공부였기에 나중에 학교 친구들보다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바득바득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를 입학하자 저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들은 소심하고 인간관계도 엉망이고, 예쁘지 않은 저하고는 달랐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 마음을 잊고싶다는 생각이 중2병하고 겹치자 그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았어요. 하지만 집안에서 글쓰는 것을 반대를 했고, 당시 학원을 전전하며 바쁘게 살아왔던 저는 언젠가 제가 원하는 것 중에 일부만 글로 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고등학생이 되니 중학교 때보다 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고등학교에 갔더니 내신따기가 어렵더라구요. 게다가 저와 진로가 맞는 친구를 찾기가 힘들었던데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서 세특을 채우는 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작가관련진로 x)어렸을 때부터 가진 열등감이 올라오더라구요. 게다가 다른 친구들은 내신따기 쉬운 학교에 들어가서 저보다 공부를 못했음에도 좋은 내신을 따는 모습을 보니 속이 끓다가못해 허탈해지더라구요. 다시 중학교를 찾아갔더니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공부 잘하던 애가 왜 그렇게 되었냐고 하시더라구요. 누구보다 열심히 했었는데 서운했어요. 결국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제가 가진 꿈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그 꿈을 포기하고 제가 원래 하고싶었던 소설가가 되기로 했습니다. 그걸 위해서,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 겪었던 일을 누군가가 겪지 않았으면 해서 교사가 되기로 다짐했어요. 그렇게 고3이 되었습니다. 뒤늦게 바뀐 꿈을 이루기 위해 내신을 봤더니 간당간당하게 부합했어요. 최저등급이 높긴 했지만 맞추면 붙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죠. 저랑 같은 꿈을 가진 친구를 만나 그 친구하고 자주 통화하며 힘든 시간을 어떻게든 버텼습니다. (다른 학교 친구에요.) 하지만 친구에게 기댄 결과가 이렇게 비참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친구는 대학에 합격했어요. 저하고 내신이 비슷했고, 저와 달리 최저를 맞추지 못했음에도 특수한 전형으로 어떻게 붙었더라구요. 그 친구 학교가 내신따기 쉬운 학교였어서 그런지 더 열불이 났고, 저는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차마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지 못했습니다. 눈물이 났어요. 10년 세월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싶더라구요. 공부하기위해 묻어놓은 진짜 꿈도, 즐거웠던 기억이 크게 없던 인생도 모든 게 후회가 되더라구요. 이럴 줄 알았으면 어렸을 때 소설이라도 1권 내볼 걸, 좀 더 여유있게 살 걸...... 그런 생각들요. 그런 기억에도 친구에게 기대고 싶어서 중학교 친구가 들어간 기숙재종학원에 같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하고 저는 다른 반이 되었고, 그 친구는 수월하게 좋은 친구를 사귀고 지내는데도 저는 삐그덕 거리기만 했어요. 친구를 못 사귄것은 아니지만, 처음 친구를 사귀었을 땐 눈치를 보는 저는 그 친구에게 '불편하다'라는 이유로 절교를 당했습니다. 다행이도 다른 친구를 사귀기는 했지만 그 친구도 밥먹을 때만 친하게 얘기하고, 나머지 때는 아는척도 안하더군요. 제 옛날친구도, 룸메이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엔 인간관계에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기숙학원을 나왔습니다. 공부에만 집중하고 싶어서요. 저는 지금 타지에서 홀로 공부중입니다. 고3때의 습관 때문인지 혼자 지내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외로움 때문인지, 몸이 피로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공부가 손에 잘 잡히지 않아요. 피곤해서 혼자있고 싶은데, 외로워서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처음엔 저와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이젠 다들 바쁘다고 말합니다. 정말 바쁜 것 같긴 한데, 다른 친구랑 노느라 연락을 못받았다는 내용은 서운했습니다.(참고로 저는 그리 징징대는 성격이 아닙니다.) 인생에서는 혼자 있게되는 순간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 순간이 저는 지금이라고 생각하지만, 혼자 지내는데 익숙했던 저는 이제 외로움을 즐기는 법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글 쓰는 것도 지금은 소재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공부하는데 체력, 멘탈을 다 써버려서 다른데에 생각을 하고싶지 않아요. 취미생활이 필요하긴한데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습니다. 심지어 몇 주전에 친구를 만났는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더라구요. 공부가 문제인가 해서 쉬어줬는데도 텐션이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1. 어렸을 때 가진 대인관계에 대한 트라우마와 열등감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2. 적당한 취미생활 추천. 3. 아직까지 1번에 대한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는데, 제가 과연 교사가 되어도 괜찮을지. 이 정도 일 듯 합니다. +)제가 고3때 연락했던 친구가 다른 친구 때문에 못 연락했다고 한 그 친구 입니다. 그 애 잘못은 없는데 제 상황 때문에 정이 뚝 떨어지더라구요. 그래도 그 애만큼 마음이 통했던 친구가 없는데, 이제 그 친구는 저에 대해 공감을 못하는 듯 합니다. 지금처럼 연락을 계속 안 할지, 아님 다시 연락을 할 지 고민중입니다. 가벼운 주제로 얘기하기는 재미있는 친구라서요. 제 사정에 대해 말 할까 고민도 되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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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_아이콘
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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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A
· 3년 전
저도 한 때 공부를 잘 하고 싶어서 인간관계를 소홀이 한 채 공부만 했는데, 결국은 성적도 안오르고 친구들도 잃게 되더라구요... 공부도 적당히 하면서 친구들과 잘 지내보는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