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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가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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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몇 년 전, 한 유튜버를 구독한 적이 있습니다. 유튜버가 운영하는 실시간 방송에서는 구독자들의 일상 이야기와 고민상담이 주로 이루어졌습니다. 인터넷 특정 커뮤니티에나 보는 쓰레기 대화가 아닌, 서로를 존중하며 예쁜말만 하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매일 실시간 방송에 참여했습니다. 거기다 구독자들 대부분은 또래라는 사실에서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특별한 친목과 자세한 신상없이도 대화가 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때까진 건전한 취미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유튜버는 생각보다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때가 되면 구독자 한 사람씩 공개저격을 했습니다. 구독자 누구는 지금까지 유튜버 본인을 뒤에서 괴롭히고 있다, 유튜버인 본인은 을이자 피해자라며, 특정 구독자를 비난을 하도록 했습니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공개저격 및 마녀사냥을 했습니다. 이 유튜버를 오래 구독한 사람들은, 이 사람이 화를 내거나 신경질적일땐 일리있었다며 두둔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런가보다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저를 공개저격한 일이 있었습니다. 학창시절이 주제였는데, 그 유튜버가 학창시절 첫사랑을 떠올리며 했던 이야기가 결국은 학교폭력 관련 이야기로 이어지더라구요. 자신이 했던 학교폭력을 미화한 이야기에 제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정색하고 제 이름을 부르며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다른 구독자들이 그 유튜버의 편만을 들어줄 수는 없었나봅니다.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고 중재자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 어떤 구독자도 유튜버 본인의 편에 서지 않다보니, 유튜버가 빈정 꽤나 상했나봅니다. 당일에도, 그 다음 날도 저에게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 실수한 것도 아닌데 괜히 껄끄럽고, 며칠이 지나도 공개저격당한 일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날이 갈수록 수치스럽고 점점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 유튜버에게 1:1 오픈채팅으로 사과받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했습니다. 마치 우는 애에게 사탕주며 다독거리듯이요. 결국 끝까지 사과는 없었고, 제 글자 하나하나 지적하며 깔보더라구요. 상대방의 일방적인 키보드 배틀에서 모멸감까지 느꼈어요. 차라리 그 유튜버 나이를 몰랐거나 나보다 어렸다고 생각하면 아직 철이 없다고 넘겼을지도 모릅니다. 저보다 훨씬 연장자인 분이, 사람의 고민을 들어준다는 분이, 그런식으로 저를 대하니까 더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도 아닌데, 글자 하나하나 꼬투리 잡아 지적당하는 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정신차리고 봐도 조롱과 멸시의 의미가 가득 담긴 어투는 여전했습니다. 어떻게 써봐도 초등학생들의 유치한 말싸움 수준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좀 더 어른스럽게 대처하려고 해도, 그래도 그거 니 사정이고. 라는 식의 유치한 싸움밖에 안되는 것 같아 더는 상대하지 않았습니다만, 그 상처가 없어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수치스러움이 어느 정도였냐면 사람들 앞에서 강제로 속옷까지 벗겨지고 조롱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그런가보다 입장바꿔 생각해보겠는데, 나중에 다른 구독자들도 그러더군요. 그 당시 유튜버의 언행이 어이없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유튜버는 방송에서 항상 자신의 말재주가 뛰어남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코스프레를 한 자신은 늘 억울했고, 특정 구독자는 악인이라는 주장이 먹혔나봅니다. 그 이후로, 유튜버에게서 멀어졌지만, 더 이상 글쓰는 게 참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충고나 건의와 같은 말을 하면, 또 조롱당할까봐 겁이 납니다. 내가 앞으로 부당한 일을 겪어도 그냥 참고 넘기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나약한 생각이 듭니다.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고, 그 누구에게 당당하게 말도 못하겠습니다. 말과 글의 능력부터 폄하하고 조롱하고, 아 됐고 네 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겠다, 대화가 안통한다투의 무시를 또 겪을까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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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shida
· 3년 전
공감 백배 공감이요! 얼마나 놀라셨을까... 트라우마가 안 생기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예요! 괜찮습니다 사람 성격을 며칠만 보고는 다 알 수 없는 게 맞네요. 처음에 좋았던 사람들, 겪어보니 이런 점들도 있었고 무례한 부분도 있었구만 ! 하고 깨달을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이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의지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할(불쌍히 여길) 대상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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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ddashida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ㅠㅠ 이런 이야기 나눌 사람도, 공간도 찾기 어려워서.. 혼자만 끙끙 앓았거든요. 사람 성격 며칠보곤 다 알 수 없겠죠. 하긴 10년 친구도 본색드러나서 실망하고 손절한 일도 있으니까요 ^^;; 아무튼, 유튜버는 1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지켜봤는데 그걸론 사람성격알 수 없는건 당연하겠죠.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유튜버 폭로전이 일어나서 실체를 알게 되었어요. 보여준 모습은 전부 연기였고, 구독자들 기만하고 돈줄로 알며 자기보다 어리고 예쁜 구독자에겐 성적인 대상취급. 먼저 들킨분한텐 폭로말아달라며 협박과 욕설, 사람들 앞에서는 나쁜사람이라 모함했던거에요. 저한테 했던 것처럼. 나중인 다 들키고도 억울하다며 징징짜고 며칠간 어거지로 썼던 반성문도 형편없더라구요. 저를 지적할 수준이...ㅎㅎㅎ; 지나고보니까 진짜 별거없는 놈한테도 저는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정당하게 건의하고 힘을 내서 이야기해야할때도 괜히 다른 사람들 마음 불편하게 해서 일을 키운걸까 자책합니다. 솔직히 두려워요. 저를 이상하게 바라볼까봐요. 그러나 사람을 의지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할(불쌀히 여길)대상이라는거.. 명심할게요. 진심어린 조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