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할 수 없는 고통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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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0927
3달 전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배경을 먼저 말하자면 제 아버지는 제가 날 때부터 외도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그 사실을 제가 3살 때 알게 되었고, 이혼이며 뭐며 아버지와 싸우며 온갖 욕설을 듣고 정신적으로 많이 병드셨습니다. 대학생때 결혼해 당시 서른이었던 어머니는 경제활동 능력이 없었고 그래도 의사인 아버지와 이혼하는것보단 저와 오빠를 부족하지 않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아버지와 합의하에 별거하며 매달 생활비를 받고 있습니다. 그때 받은 상처와 우울증, 공황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로 세월이 흘러 저는 고2, 오빠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우리 남매 역시 힘든 상황 함께 이겨내려 열심히 공부하고 있구요. 오빠는 결국 서울의 내로라하는 학교에 들어갔고 저는 전교 3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뭐 성적은 중요한게 아니니 넘어가구요. 요즘들어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어머니가 많이 통제하려 하시는게 보입니다. 어머니는 각박한 상황에 위로나 공감은 쓸데없는 일이라 여기셨고, 그래서 제가 어릴적 집단 따돌림으로 슬퍼할 때 일어서만을 외치며 그 흔한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다만 어머니는 가끔씩 감정이 올라오시며 제게 감정 쓰레기들을 쏟아부으셨죠. 저는 어머니의 고통을 알기에 늘 공감해드리고 위로해드렸습니다. 초등학생인 저는 딸인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스스로의 무능함에 좌절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자기 편이 많았습니다. 어쩌다 친해진 학교 선생님과 이모, 할머니, 등등.. 주변인들에게 전화로 감정을 쏟다가도 부족하면 제게 왔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부족하셨나 봅니다. 최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느낀건데 본인이 감정적으로 위로받지 못했다고 생각하십니다. 그건 저인데 말이죠. 그리고 요즘들어 감정기복이 심해져서 말한마디에 욱해서 노발대발하십니다. 제가 억울해서 말대꾸를 하면 저는 아버지와 똑같은 패륜아가 됩니다. 니 아빠랑 똑같다는 말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들었습니다. 그 말이 어머니에게는 교육을 위한 최고의 무기였죠. 반항을 하다가도 아빠랑 똑같다는 말만 들으면 고분고분해졌습니다. 집의 특별하지만 기쁘지 않은 상황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밖에다 이야기하지 못하게 입단속시키셔서 늘 명절에 가족이랑 뭐했냐는 질문이 제일 두려웠습니다. 여행을 갔다고 하면 엄마는? 아빠는? 이렇게 따라오니 정상적인 가정은 어떤식으로 여행을 하는지 상상하며 진땀을 빼야하는 제 자신이 너무 비참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제가 잘나가는 의사 딸인줄로만 압니다. 몇달에 한번씩 그 의사가 욕설과 함께 돈을 끊겠다는 연락을 하는 줄은 모르죠. 어머니는 제가 아주 어릴 적부터 너때문에 여기서 버티고 있는 거다, 너 때문에 이렇게 힘들었다, 너 때문에 이렇게 고생했다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이제 저는 그냥 어머니 발목만 붙들고 어머니의 청춘을 빨아먹으며 자란 기생충같습니다. 누가 이 인생을 살았는지도 모르겠구요. 별로 살아야 할 필요성도 못느끼겠습니다. 공부를 하는데도 공부방식이 마음에 안들면 이거저거 간섭하시는데, 간섭을 조금이라도 싫어하는 티를 내면 또 자신을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화를 내십니다. 조금 노는 것 같은 친구를 사귀면 그 친구 앞에서 예고 없이 호통을 치고 비난을 하며 저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그 친구가 제게 해코지를 할까봐 겁준거라네요. 그냥 공부 싫어하고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였을 뿐인데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금 어머니는 위험에 빠진 자식을 훌륭하게 지켜낸 엄마이자 자식에게 더할나위없는 존경을 받는 엄마이고 싶어하십니다. 본인이 하는 간섭과 통제, 모든 비난들은 아버지가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식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택한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하시고요. 반대로 제가 뭔가를 주도적으로 하려고 하면 바로 성인만 되면 엄마버리고 집나갈 배은망덕한 자식이 됩니다. 아빠랑 똑같다는 비난은 기본 베이스고요. 저는 아버지가 싫습니다.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어요. 이 모든 게 어머니 잘못이 아니란 것도 압니다. 어머니는 원해서 한 결혼도 아니었구요. 그런데도 어머니가 벅찬 저는 결국 아버지랑 똑같은 인간인 걸까요? 저는 왜 존재하는 걸까요? 제 책상 옆에는 통유리 창문이 있습니다. 가끔 공부하다가 하늘을 보면 자유롭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하늘을 참 좋아했는데, 이제는 날고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이러다 정말 뛰어내리는 건 아닐까 무섭고 비참해서 글 씁니다. 왜 나쁜 건 그 새끼인데 우리가 고통받아야 할까요? 언제 이 고통이 끝이 날까요? 저는 왜 여기서 고통받아야하는건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망상트라우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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