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를 가야 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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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를 가야 할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insideout05
·3년 전
저는 졸업을 하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불안함에 심장이 쿵쿵대고, 사소한 것부터 제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아 무기력해지고, 이미 시작부터 잘못된 인생을 산 것 같아 삶을 리셋***고 과거를 송두리째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어 글을 올립니다. 저의 이 불안의 근본은 어디서부터인지.. 어디서부터 꺼내야 할지.. 애매해서 처음부터 나열해봅니다. 어릴 때 매년 왕따도 당하고, 부모님의 맞벌이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나 학원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많은 상상을 하고 상상대로 살 수 있다는 이상을 추구하며 살아 왔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예쁘고 성격 좋고 능력 좋은 제 자신이 학교에서 인기가 많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다는 그런 상상이요. 그 상상대로 살려고 노력은 안 했으나 그 상상대로 된다는 낙관적 사고와 지금 현실은 내 현실이 아니라는 부정으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제가 뭘 하고 싶다는 욕심은 상상이 되었고, 상상은 이상이 되었으며, 이상은 꿈이 되었습니다. 욕심도 꿈도 많았던 시기인 초등학생 6학년. 저는 음악을 하고 싶었고 부모님은 초6부터 대학생 까지 10년 가까이 반대를하셨어요. ‘너가 음악을 하면 부모와 연 끊고 짐 싸서 나가라’, ‘네 재능을 전문가에게 보여줘서 80퍼센트 이상으로 성공한다는 확답을 받아야 너에게 투자를 해줄 수 있다’는 압박을 많이 받았어요. 다른 사람의 시선도 많이 의식했던 터라 ‘음악적 재능도 외적인 우월성도 없으면서 가수를 하겠다고 하면 사람들이 한심하게 ***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낙담을 했죠. 부모님께 음악이 하고 싶다 이야기는 했으나 혼을 내고 막으면 그 자리에서 울고 다시 또 평상시로 생활했다가 다시 이야기하면 또 막으시고.. 계속 반복된 패턴이었어요. 부모님은 사춘기이니까.. 그런 거다 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저도 그냥 포기하고 살고 싶었는데 음악을 들으면 너무 행복하고 부르는게 행복하고 오직 나를 온전히 위로하고 사랑해주는 건 음악이었어요. 그 음악을 가수가 되어서, 아이돌이 되어서 표현을 하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부모님이 지원이나 허락만 해준다면 난 해낼 수 있다는 근본 없는 확신을 했습니다. 간혹 그 때를 생각하면, 별다른 노력 없이 그저 그렇게 바라기만 했다는게, 그냥 울기만 했던 게 돌이켜 보면 한심하고 답답했으나 그 때의 저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어요. 착한 아이 콤플렉스와 왕따로 인한 사회적 시선의 두려움이 컸으니까요. 고등학생이 되고 정말 진로를 명확히 정해야 했던 시기에, 실용음악과에 대해 다시 이야기했으나 보컬 경쟁률을 제시하면서 안 된다고 하셨고 공부를 잘 해서 결과를 보여주면 생각해보겠다고 하셨죠. 하지만 그 때의 저는 알고 있었어요. 부모님의 틀은 정해져 있었고 제가 그걸 넘어서려고 하면 단칼에 제지한다는 사실을요. 공부를 잘하면 결국 부모님은 공부의 길로 가게 만들 것이라는 확신이 그 때 당시에는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 때의 교육관에서 흔들리지 않으세요. 고3 학과를 정해야 하는 시기에, 저는 저의 예술적 감성을 표출할 수 있거나 방송 연예 쪽 학과를 이야기했으나 부모님은 안정적인 학과를 하야 한다며 사회복지 쪽을 이야기하셨어요. 사회복지가 박봉이이어도 취업은 다른 학과에 비해 유리했어요. 대학생이 되어도 저는 음악을 포기 못 했고 알바를 해서 취미로 몰래 보컬을 배웠습니다. 어떤 날들은 학과 공부가 너무 맞지 않고 왜 해야 하나 싶어서 부모님께 다시 실용음악을 이야기했습니다. 휴학을 하고 1년의 준비 기간을 달라구요. 부모님은 ‘아직도 철이 안 들었네’, ‘이제 그 때 사춘기는 끝났다. 20살 성인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구요. 학원을 다니면서 실력이 는 걸 이야기해도 원래 학원 선생들은 학생들을 계속 다니게 하기 위해 원래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다고 하셨습니다. 학교는 가면 갈수록 다니기가 너무 무서웠고 이대로 20대 초를 끝내면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은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 가면 다들 학과에 잘 적응해서 진로 준비하는데 나는 부적응하고 있고, 내 이상과 다른 현실이 싫었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이, 그 시선들이 무서웠어요. 학교를 가도 화장실에 숨어서 수업을 안 들었어요. 20대 초까지는 내 가수로써, 아이돌로써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조급했습니다. 매일 자기 전 눈물을 흘리지도 못하고 삼켜서 눈물이 많던 저는 더이상 눈물이 나오지도 않았고, 마음이 고장난 것 같았어요. 그저 두려움과 불안함에 가슴이 계속 뛰고, 가슴 가운데 통증은 조여오고, 나가는 것이 두려워 침대에 누워서 학교를 가지 않은 날들에는 부모님이 일하다가 들어오셔서 억지로 차를 태우고 학교에 데려 가셨습니다. ‘너 지금 이러는 거 우리한테 신뢰 떨어뜨리는 행동인가 알지?’라는 말과 함께요. 학사경고는 2번 받은 상태였고 저는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실랑이를 펼치다가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처음에는 가슴이 가운데가 뻐근하게 아픈 것이 드문드문 오다가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 막히게 아프기 시작하고, 심장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고, 위쪽 등과 날개뼈 부근이 아프더라구요. 한의원을 갔더니 달못 하면 공황 장애가 올 수 있다고 하더군요.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자퇴 이야기를 했을 때 부모님이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너무 실망스럽다.’ 라는 이야기도 하시고 집 안 분위기도 너무 안 좋아서 자퇴는 못 했어요. 부모님 몰래 치료를 받고 다행히 몸은 좋아졌어요. 아직도 부모님은 제가 이런 일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이미 2년이나 지난 일이 되었네요. 그 이후로 그냥 학과 생활에 잘 적응하기로, 이 학과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루를 90퍼센트 사용했다고 말할 정도로요. 수업/프로그램/알바/운동 등등 하루에 5개 이상의 스케줄을 보냈어요. 알바도 일주일에 3~4개할 정도면 정말 많죠. 지금은 그러한 바쁜 생활을 2년 동안 보내고 일주일에 알바를 4개 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잠시 2년간 멈췄던 음악도 취미로 다니고, 운동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운동을 안 하거나 식단 조절에 실패한 날은 폭식을 하거나, 알바 때문에 힘들면 거짓말을 해서 빼고, 취업 준비도 두려워서 부모님이 이야기를 꺼내면 가슴이 조여오고, 알바에서 실수를 하거나 가기 싫으면 가슴이 쿵쿵거리고 가끔씩 가슴 가운데 통증이 몰려 옵니다. 음악은 취미로 하고 있는데 잘하고 싶다면서 목이 나갈까봐 두려워 연습을 자주 안 가는 제가 한심하구요. 불어가는 몸, 거짓말을 일삼는 행동들, 예민해진 정신, 사회생활의 두려움들 이렇게 눈에 보이는 부정적 결과가 싫습니다. 불안함과 두려움의 원인은 제가 바라는 이상적 자기의 모습과 멀어지는 게 두려워서이져죠. 하지만 가장 문제는 이 무기력에서 빠져 나가는 방법을 잃어가는 겁니다. 바쁠 땐 다른 일을 하면서 벗어났으나 지금은 침전되는 느낌입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서 털어놓는 것도 에너지가 빠지고, 혼자 계속 기어들어가는게 편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너무 무서워요. 나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게 이제는 시간이 아까우면서도 누구도 이해를 못해줄거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거지만.. 이런 생각들 때문인지, 이렇게 하루를 끝내는 게 억울해서 그런건지 유튜브를 틀어놓고 새벽 3시까지 잠을 못 자게 스스로 괴롭히는 것만 같아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잠들지 않으면 잡다한 생각들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파고 들것만 같거든요. 이렇게 글을 올린 건 객관적인 저를 판단해서 상담을 할지, 정신과를 갈지, 뭘 해야 할지 정하고 싶기도 하고.. 속은 썩어 문드러가는데 사람들 앞에서는 좋은 척, 괜찮은 척 하는 제 자신 때문에 속이 더더 문드러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해서 위로나 공감, 긍정적인 말을 듣고 싶었어요. 긴 글을 읽어주셨다면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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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_아이콘
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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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아직 마카님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뭔지 알지 못할 뿐 마카님이 한심한 사람인 게 아니에요. 지금은 스스로 확신이 없고 그런 자신이 괴롭겠지만 곧 마카님만의 시간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해요. 아주 사소한 것부터 계획하고 하나씩 달성해 보는 게 어때요? 마카님이 꿈을 찾고 이루기를 저도 같이 응원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