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그냥 계속 어떤 사람인 척 살아가는 것 같다
평소에는 원래 조용한 사람인 것처럼 살아간다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는 걸 조금 불편해하기 때문에 원래 성격이 조용한 걸로 포장하는 거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밝은 척을 한다
내 어두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나누는 게 당장 좋을지는 몰라도 남에게 의지하게 되는 것보다 무서운 건 없기 때문에, 또 어쨌든 그 사람들을 아끼기 때문에 그냥 밝은 척 별 생각 없는 척 살아간다
근데 또 어두운 것도 척을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남이랑 어울리고 싶지만 또 귀찮음을 느끼는 모습도, 남들한테 힘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또 숨기고 싶은 모습들도 그냥 내가 우울하고 어두워서 그런 거라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러는 걸까
내 인생을 살고 내가 원하는 걸 하기 보다는 그냥 남들에 맞춰서 좋아할 만한 반응들을 해주고 행동들을 하면서 뭔가 인생이 연극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또 그게 어색한 행동이나 표정으로 조금씩 드러나는 것도, 눈치 빠른 사람들은 그 어떤 어색함을 알아차린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
이젠 뭔 말을 듣거나 표정을 보면 그냥 내 맘대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이 사람에 맞는 행동일까를 먼저 고민하고 있다는 게 무섭다
남들처럼 사는 것처럼 보여도 그게 내가 아닐 수 있다는 게 무섭다
어니면 남들도 다 이러는 건데 그냥 좀 더 자연스러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