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비공개·3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서른살이 된 남자입니다.
2019년부터 전문직 준비 시작.
1년 반정도의 준비기간 중 3개월정도
열심히 하다가 중도 포기.
학원을 다니며 준비를 하다가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등하원의 어려움을 사유로
동영상을 통해 준비를 해보*** 했으나
혼자서 공부를 하는 것에서 어려움에 부딪힘.
수험 준비를 포기하고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미루며 학업 등을 우선적으로 마치기로 함.
시험을 미루며 얻게 된 기간을 시간 때우기만 하며
잘 보내지 못함.
마음을 다잡고 의지를 세우기보단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등에 빠져 자신도 주변도 살피지 않은 채 허송세월을 함.
지난 3년여의 시간을 위와 같이 보내왔습니다.
그러다 서른살을 눈 앞에 둔 작년 하반기에 이르러서 2022년 시험을 전혀 준비하지도 않았고 그 이후로도 수험생활을 지속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생각이 들어 원래 준비하려던 전문직 자격증은 포기하고 해당 분야에 취업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정하고 그에 필요한 자격증 준비도 하고 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했음에도 어떠한 실력이나 능력, 스펙도 갖추지 못한 결과만이 남았다보니
지금까지 준비해 온 분야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트는 것도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서도 아무런 결과물도 내지 못했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우습긴 하지만
지난 3년의 시간동안
경제적인 자유가 있던 것도 아니고
일단 명목상으로는 수험준비를 하는 중이었으니
뭔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해보거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것들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원래 해야했던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니 취미를 찾아 여가를 즐기는 등의 일도
죄책감이 들어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눈에 띄지 않는 동영상이나 소설책, 만화를 보며 혼자 시간을 때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 결과 뭔가 새로이 도전을 하고 의지를 낼 에너지가 소진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집중해서
공부를 하는 것도 어렵기만 하고
취업이 너무 늦어진 건 아닌지,
늦어진 것에 비해 아무런 준비를 못한 건 어떡하면 좋을지,
원래도 과체중인 상태에서 수험생활을 한다며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더 늘어난 체중으로 인해 더 안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닐지 하는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핑계 삼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시간만 때우기 일쑤입니다.
주변 모든 상황과 환경들이 핑계와 합리화의 도구로만 여기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자기계발이나 동기부여 주제의 책이나 영상도 적잖게 봐서
이성적으로는 어떻게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심적으로는 동의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삶 자체가 굉장히 무가치한 것으로 느껴져서
이를 지속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툭툭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죽음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내가 막상 죽음을 직면한다면 꼭 만족할 것 같지는 않다. 다시말해 죽음을 전적으로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의 삶과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를 타개할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니
흔히 말하듯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리는 것이다."
라고 제 자신을 설득(?)은 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가족들에 의해서 심한 스트레스가 되는 트리거가 건드려지거나 하면
감정이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도 있긴 한데
아직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서인지
적당히 넘어가고는 있습니다.
이제 와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까지 몰리게 된 데에 제가 가진 어려움들을 주변 그 누구와도 나누지 못한 것 또한 그 이유가 될 것 같아 익명의 힘을 빌어 두서 없이 몇 자 적어봤습니다.
부디 모두가 오늘은 덜 아픈 하루를 보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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