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고 시험까지 치루느라 무척 피곤해진 상태에서 친구의 연락을 받았군요 어느 정도 준비는 된 상태이고 만날 약속도 되어 있긴 했으나 예상치 못한 저녁 약속에 어떻게 해야하나 무척 난처했겠어요. 안간다고 하면 사이가 틀어질까 걱정되고 점심 약속이 아니냐는 물음에 짧게 답해온 친구의 반응을 보고 고민이 더 깊어졌네요.

몸이 고단한 상태에서도 친구의 약속을 지키시려는 걸 보면 그만큼 마카님에게 관계가 소중함을 의미할 것 같은데요. 어쩌면 이 친구가 그 관계에서도 더욱 의미가 있는 친구는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거기다 만약 그 친구와 이전에 약속이 틀어져서 관계가 서먹해진 적이 있었다면 혹여 이번에도 그렇게 될까봐 더 마음이 쓰일 것 같아요. 혹은 시험보다 이전에 약속이 되어있었고 평소 마카님이 약속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면 되도록 지키려 애쓰시겠구나, 거절에 친구가 서운해할 감정이 많이 이해가 된다거나 어떻게 거절을 해야할지에 대한 염려가 있으시다면 더욱 고민이 되시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이후로 마카님은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요? 친구의 ‘안되면 말고’라는 반응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드셨고 그 생각은 마카님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친구를 생각해 나간 자리는 좀 편안하고 그래도 얼굴보러 나오길 잘했다는 마음은 좀 드셨을까요? 어떤 관계에서든 한쪽이 일방적으로 맞춰야한다면 그 한쪽이 너무나 힘들 수밖에 없을 거에요. 어느 관계에서든 갈등은 생기기 마련인데 그나마 좀 거리가 멀면 그럴 가능성이 그나마 좀 줄지만 자주 봐야한다거나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사이라면 갈등을 풀어가는 경험들이 필요한데요. 그 과정에서 친구의 의견도 들어주고 내 생각도 표현될 때에 양쪽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관계가 될 수 있을 거에요. 마카님의 경우엔 친구에게 ‘내 상황이 이러이러한데 오늘은 점심때 만나면 어때? 라고 마카님의 상황을 알리면서 친구와 함께 의견을 맞춰가보는건 어떨까 싶구요. 기분 좋은 거절은 없다고 하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친구 마음이 살펴지고 내가 너에 대한 거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상태를 네가 이해해주었음 하는 바람이 함께 전해진다면 순간은 기분이 좀 상할지라도 앞으로의 관계에 그리 안 좋은 영향으로만 남지는 않을 듯해요. 그리고 마카님이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통해 친구에게도 이후 뭔가 이야기해도 괜찮구나라는 신뢰가 생길 기회도 될테니 앞으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될 때 참고해보시면 어떨까요?

어떤 결정을 하셨든 당시에 그럴만한 여러 조건들을 마카님이 고려하고 내린 결정이실테니 애썼다고 넘겨보셨음 하구요. 혹여나 그 과정에서 아쉬움이나 후회나 불편함 등이 마음에 남아 힘드시다면 언제든 마인드카페의 전문상담도 찾아주세요. 제 글이 마카님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