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내릴 것 같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는 이들에게 얘기라도 하고 풀려고 했는데.
다들 듣기를 거절하더군요.
여태것...지인들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까지 자처하며, 그들이 힘들 때 곁을 지켜줬는데.
오늘은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이 잘못되었음을 느꼈습니다.
힘들 때, 힘이 되어주었으니. 내가 힘들 때 외면하지 않을 거라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하나 같은 외면.
뭘 잘못한 걸까요?
하하...한참을 울분에 차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오늘의 일을 되돌아봤습니다.
외면 당해서, 그것 때문에 화가 나서, 그들 전부와 연을 끊기 위해...
기운을 되찾은 제가 보이더군요.
아, 아, 이렇게 배신감에 치를 떨어서도 기운이 되찾아지는 걸 보면.
참, 모든 게...무상하게 느껴집니다.
정말이지. 쌓아온 모든 게 의미가 없을 줄은...
일단은 그들 모두와 연을 끊고자 합니다.
분노로 모든 걸 태워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니까요.
이제, 누군가를 위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하나는 고맙네요.
무너져내리던 다리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바른 힘, 그른 힘, 상관 없이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 당분간은 받아들일 겁니다.
위로 받을 필요가 없게.
더 이상 위로라는 주제 넘는 짓을 안하도록.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참, 아이러니하다 느낍니다.
죽을 것 같이 무너져내리고 있었거든요.
그만 살자.
그런 생각이 가득했었거든요.
화가 나서, 그게 날아갔어요. 일시적일지, 지속적일지는 모르지만.
당장 내일을 살 수 있을 거 같으니.
이 점에 만족하고자 합니다.
이제 남은 건 사고만 안 치면 될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연들을 끊어버릴 겁니다.
그 사람들이 더 이상 내게 기대지 않게.
나를 찾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