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살고 싶지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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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살고 싶지 않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bready
·3년 전
안녕하세요! 모친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낮은 자존감과 심한 트라우마 믿었던 사람의 ***, 폭력과, 각종 사건 사고로 인한 온갖 종류의 ptsd와 조울증, 우울증, 불면증, 폭식, 스트레스로 인한 발작, 자해 등등, 일단 갖고 있을 건 전부 수집한듯한 종합병원입니다. 처음 죽고싶었다고 생각 했던 건, 아마도 10살 즈음이었다고 생각해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정폭력과 가스라이팅에, 나는 쓰레기구나 살 가치가 없구나, 죽어야 맞는거겠구나 생각했어요. 하루하루 매일매일이 힘들었지만, 동생은 저를 좋아해줬으니까 제가 죽게되면 동생이 슬퍼 할 것 같아서 버텼어요. 시간이 흐르고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정상적인 등교 시간에 맞춰서 일어났던 기억이 얼마 없네요. 학교에 가기가 너무너무 싫었고, 등굣길에 보이는 나무, 돌, 벽, 바달에 머리를 박고 죽을까, 차에 치여볼까, 유리조각으로 죽을까, 하고 하루종일 매일매일 그런 생각에 침식 되었던 기억도 있네요. 2학년이 됐을 쯤에는 사랑했던 친구가 병으로 갑자기 죽은 바람에 한참을 울고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핸드폰 날짜가 1년이 넘게 지나있어서 고장이라도 났나 싶었는데, 1년치의 기억을 몽땅 날려버렸더라구요. 그래서 그때의 기억은 얼마 남아있지 않아요. 아주 어렸을때부터 몸을 움직이는 걸 너무 좋아해서, 꼭 운동선수가 되거나 그게 안된다면 몸을 쓰는 어떤 직업이라도 좋으니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자전거, 무거운 것 들기, 인라인, 달리기, 줄넘기, 걷기, 등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는데, 어느날 교통사고가 났었고 후유증이 남아 몸을 움직일때마다 온갖곳이 바스라지는 것 같이 아팠어요. 이 후유증은 평생 낫지 않을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서는 크게 충격을 받고 1년을 넘게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누워서만 지냈어요. 그렇게 지내고서 어느날 병원에 가보니, 저를 보고 지금 앉아있는 것도 힘들지 않냐며 온 몸의 근육이 거의 소실 된 상태에 가깝다는 말을 들었어요. 누워있는 것 이외에는 모든일이 버거웠고, 계단은 한 두개를 오르고나면 숨을 고르며 잠시 쉬었다가 오르거나, 짧은 거리라도 이동해야 했을때는 지팡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움직일 수 없었어요. 어차피 성인이 되기 전에 꼭 죽어야지 마음 먹었던 터라, 아예 이대로 몸을 망가트리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이상 운동 쪽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망도 없어보였구요. 며칠씩 밤을 새거나, 아니면 며칠 내리 잠만 자거나, 굶거나, 몰아서 폭식을 하거나, 음식은 자극적인 것만 골라서 먹거나, 할 수 있던 몹쓸 짓은 이것저것 시도해봤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정말로 몸이 안 좋아지고,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힘들어져서 앞이 문득 어두워져서 보이지 않거나, 갑자기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거나, 통각과 미각을 비롯한 다른 감각들이 느껴지지 않는다거나, 실어증에 걸리거나, 또는 이석증이 온 것 마냥 심하게 어지러워서 앉지도 못 했던 때도 있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 때 부터, 억지로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꾸역꾸역 상담을 받으면서 버텨왔어요. 세상엔 아직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고, 무엇보다도 저를 좋아해주는 귀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슬퍼하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가까운 사람이 죽었을때의 그 상실감과 고통스러움을 죽어도 안겨주고싶지 않아서 필사적으로 상담을 받고 약을 먹으면서 살았어요. 그리고 어느덧 스물다섯이 되었네요. 이렇게까지 오래 살거라고는 생각 못 했고, 약물 과다복용으로 구급차에 실려갈 뻔 했던 적도 있었지만 어찌됐든 살아있어요. 하지만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요? 스스로 칼을 들었다 내려놨던 날들이, 몇번이고 죽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날들이 어느덧 20년 가까이 되어가요. 이젠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오랜시간동안 망쳐놓은 몸을 복구하는데 드는 노력과 시간, 돈도 너무 아까워 죽겠는데. 기본적인 초등교육조차 외면했기에 가장 기본적인 구구단조차 다 외우지 않았고 두자릿수 이상의 계산은 힘이 들어요. 역사나 기본적인 상식이 없는 건 물론이고요. 할 수 있는 게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좋아요. 이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 젊으니, 제가 여기서 더 노력하고 힘을 낸다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말,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요? 이젠 전부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고맙게도 날 아껴주는 사람들이 슬퍼하는 게 싫어서 여태까지 꾸역꾸역 버티며 이 악물고 살아왔지만 이제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지치고, 무기력하고, 더는 아무것도 하기 싫네요. 그 어떤 노력도 더 하고싶지 않아요. 죽으면 지옥에서 평생 썩어야 한다던데, 과연 지금 살고있는 이 지옥이 나을지 그 지옥이 나을지 잘 모르겠어요. 조금만 더 버텨야지,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잖아, 저렇게 멋진 사람들의 소중한 인생을 나로 인해, 나의 죽음으로 인해 낭비하게 만들고 싶지않아, 그런 생각만으로 지금까지 아득바득 버텨내며 살았는데... 이젠 지쳤어요. 정말정말 사랑하는데도, 제가 죽었을 때의 이후만 생각하면 후회스럽고 고통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죽음이 바로 코 앞에 다가와서 웃는 얼굴로 응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걸 따라가고 싶어요, 이만하면 오래도 버텼으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부디 좋은 날들만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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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nay
· 3년 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나 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만들 다양한 추억에 한페이지 들어가보고 싶다면 버텨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옛날 얘기꺼내는게 사실 남사스럽긴 하지만 친구와 그런 얘기 나눌 때 그 친구도 저도 활기라는 게 생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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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dy (글쓴이)
· 3년 전
@Verynay 그러는 게 좋을까요? 하지만 계속 그런 생각으로 살았으니 역시 이만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감사해요, 부디 앞으로 좋은 날만 있기를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