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야 할까요 나와야 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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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야 할까요 나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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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안녕하세요 92년생 31세 남성입니다. 작년에 직장을 잡았지만 나와야할지 말지 고민입니다. 글이 쓸데없이 길기도 하고 신원이 노출될까 두렵기도 하지만 최대한 자세히 적어보*** 합니다. 학생 때 나름 공부를 열심히 하여 연대 사과대에 입학했지만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을뿐더러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편의점, 학원강사, 이사노가다, 인바운드 전화상담, 중소기업 인턴, 교직원 인턴, 식당서빙주방, 술집서빙알바 등 1년 공부 1년 휴학하면서 살았습니다. 안그래도 몸이 좋지 않아 군면제를 받은 제가 너무 무리했는지 허리디스크에 걸려 ***도에 수술을 받고 그 해에는 재활에만 힘을 썼습니다. 긴 방황 끝에 결국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19년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19년에는 아무것도 붙지 못하였고 20년에는 지방직 9급에 최종합격하였지만 7급을 준비하던 터라 임용을 포기했습니다. 21년에는 국회직 8급에 필기합격하였지만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오랜 수험생활에 지친 저는 군무원 행정 7급을 보험으로 시험삼아 보았고 얼떨결에 합격했습니다. 들어갈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가족들의 설득으로 서울에서 대전(계룡)으로 내려와 급하게 원룸을 잡고 11월부터 계룡대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우선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나름 성적을 잘 받아 본부로 들어왔음에도 사람들은 제게 왜 연대까지 나와놓고 이런 곳으로 왔냐고 무슨 문제있냐고 계속 여쭤보십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나가서 더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합니다. 한 두번이면 모르겠지만 매번 쉬는 시간 때마다 제 부서 사람들은 물론 타 부서 사람들까지 옥상으로 불러내 오래 있을 곳이 아니니 얼른 나가라는 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니 힘이 빠집니다. 뭐 그래도 제 걱정해주시나보다 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업무도 너무 벅찼습니다. 제가 맡은 보직은 예비군동원감사였습니다. 매주 내지 격주로 일주일 동안 전국 예하부대에 출장을 나가 담당자를 만나 개선사항을 지적하는 업무였습니다. 그러나 감사업무는커녕 기본적인 행정업무에 대한 아무런 인수인계없이 갑자기 11월 둘째주부터 출장을 다녔습니다. 저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예전 담당자에게 문의하려 했으나 출산휴가로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부서 사람들께 여쭈어보아도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 잘 모른다, 원래 알아서 하는거다라는 답변만을 받았습니다. 사수님은 모르는게 있으면 뭐든 물어보라 하셨지만 워낙 바쁘셔서 질문할 짬도 나지 않는 데다 제 업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미안하다고만 하셨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전임자 자료를 찾아가며 일을 배우*** 주말도 반납하고 출장지에서 술을 먹고 들어와서도 밤새 업무공부를 했습니다. 인간관계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제 부서 과장은 해병대 중령이었습니다. 성격은 시원시원하시지만 술도 워낙 좋아하셔서 출장만 나가면 술을 들입다 마십니다. 술을 잘 못한다고 말씀드렸지만 마시다보면 는다면서 소주 석잔도 못마시는 술을 폭탄주로 계속 마시게 하였습니다. 밖에서 노상방뇨하실 때는 막아드려야했고, 술에 취해 제 면전에 빈 담뱃곽을 집어던지실 때에도 웃으면서 사비로 산 담배에 불을 붙여드렸습니다. 저는 매 출장 때마다 숙소로 들어와 토하면서 속을 비워내고 다음날에 있을 업무를 숙지하느라 바빴습니다. 그 와중에 공항에 있을 때면 면세점에서 수발을 든다든지, 출장을 나가지 않을 때는 주말에 불러내서 술을 마신다든지, 근처 백화점으로 쇼핑할 때 나오라든지..... 안그래도 월세에 차값에 부담스러운 와중에 회식은 갹출이라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12월 겨울 타지에서 동기도 없이 홀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몸도 마음도 점점 망가지던 중 허리에 다시 무리가 생겨 병원을 가보니 디스크가 재발하였습니다. 휴가를 쓰면 3월 성과급을 받지 못하였지만 걸어다닐 수가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휴가를 쓰고 치료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나 통원치료만으로는 부족해서 질병휴직을 내고 본가로 돌아와 이번 4월 중순에 재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더해 우울증도 심해져서 정신과에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차라리 아팠으면 하는 심정이던터라 이게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휴직을 끝내고 복귀하는 것이 너무도 두렵습니다. 인사과에서 제 보직을 변경해주신다고는 하셨으나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복귀를 하게 된다면 이번 해 하반기일 것 같습니다. 요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먹고도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계속 다니자니 먹고는 살겠다만 가족들과 떨어져서 홀로 타지에서 고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면직하자니 그만두고 무엇을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어서 가족들의 시선도 너무 두렵습니다. 제 앞에 놓인 길은 낭떠러지같고 건너온 다리는 끊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그 와중에 인생 잘 풀리는 동기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는 철들지 못한 제 모습에 환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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