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SD,공황장애,우울증 극복 할 수 있을가요?
어린시절 술,담배,남자를 좋아했던 엄마와 술,담배,도박을 좋아했던 아빠.
두 분은 술은 항상 많이 마셨고 술을 마신 날 밤이면 나를 장롱 안으로 숨기던 엄마의 모습도, 높은 언성의 말다툼도, 엄마를 향한 아빠의 폭력과 주민들의 신고로 매일을 보냈던 거 같다. 우리 집은 칼이 있어야 할 자리에 칼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항상 엄마가 칼을 숨겨놨었기 때문이다. 한 날은 엄마랑 아빠가 심하게 싸웠던 적이 있었다. 우리 엄마도 아빠도 두분 성격이 쌘 사람이기에 둘다 지지않았고 결국 아빠는 엄마가 숨겨둔 칼을 들고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어린 나는 울면서 아빠의 바짓자락을 잡고 말려봐도 소용 없었다. 내 집안의 싸움은 일상이었다. 엄마의 얼굴은 기억 나지 않지만 항상 멍이 들어있던 걸로 기억 한다. 그렇게 바람 잘 날 없던 우리 집에 엄마가 집을 나갔다. 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입학식이였다.
그 후 아빠는 더욱 술에 의존 하게 되였고, 나는 잠드는 것이 무서웠다. 잠이 들면 아빠가 나를 죽일 것만 같아서 혹은 아빠가 죽어있을가봐서. 아빠가 술 마시고 들어 올 때면 무서워서 자는 척을 했었다. 그러면 아빤 항상 울면서 죽자고 말을 했었고 나의 목을 조르기도 하고 어떤 날엔 베개로 꽉 누르기도 했었다. 그래서 자는 척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에는 아빠가 집에서 목을 매단 적이 있었다. 한강다리에서 뛰어내렸던 적도 있었다. 그런 아빠가 무서웠다. 엄마처럼 나를 떠나갈까봐. 혼자 남겨지는게 싫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 부터 목에 무언가가 닿는걸 싫어했다.
지금도 목에 서늘함이 느껴질때면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런 어린시절의 기억 들을 지우고 싶어서 운동선수의 길로 선택했다. 몸이 지치고 힘들면 힘든 기억들이 생각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이 선택은 오히려 지금의 나를 더 옭아매는 것만 같다.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너무 지쳐있는 상황에서 시합경기에 대한 스트레스와 팀리더로써의 스트레스 주변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나를 끝으로 몰아넣는 것만 같다. 그래서 이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머리가 멈추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상담사나 정신과 의사선생님은 여행이나 취미생활을 가져보라고 했는데 나는 직업상 운동선수 라는 직업 안에 여행을 갈 시간도 취미생활을 찾을 시간도 여유도 없다.
숨통은 점점 막혀오는데 홀로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가시밭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내 자신이 한계에 왔다고 느껴진다.
내가 지금 죽는다고 해서 무섭지 않다. 죽는 것보다 홀로 있는 내 자신이 더 무섭다. 그래서 이젠 죽어도 괜찮지 않을가? 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