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님께서는 지금까지 여러 상담사와 함께 상담을 해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한 번의 만남에 그쳤나보네요. 게다가 상담을 하시면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뭔가 감추려는 마음이 크셨기에 상담의 효과가 그다지 없다고 느끼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잘 공감해주고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상담도 좋지만 내가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하셨죠? 잘 오셨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상담에서 진솔한 마음가짐과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진지한 태도로 상담을 신청하시고 참여하셨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가면을 써야만 할 것 같은 알 수 없는 마음이 마카님이 상담을 좀 더 진솔하게 경험하는 데 방해가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상담을 하시게 되면 정말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이야기까지 모두 꺼내어 함께 살펴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상담사들마다 자신만이 상담 접근방법이 조금씩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각자 공부한 길이나 수련한 과정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만들어가며 내담자분들을 만나고 있으니까요. 물론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공감하는 건 그 어떤 상담의 이론이나 기법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 요소이긴 하지만 마카님처럼 자신의 사고패턴이나 습관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런 자신의 생각이 삶에 어떻게 도움이 되거나 방해가 되고 있는지를 알아차려서 좀더 나은 방법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상담의 이론과 기법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방법과 가장 가까운 상담이 바로 인지행동치료가 아닐까 합니다.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일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나의 감정을 살펴보고 그 일과 감정 사이에 작용하는 나의 생각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상담인데요. 내가 겪은 일이 자동적으로 어떤 감정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하기 쉬운 내담자분들께 그 사이에서 역할하고 있는 나의 생각을 어떻게 하면 더 적응적이고 기능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고 찾아보는 상담이 바로 인지행동치료입니다.

되도록 긴 호흡으로 상담사와 내담자가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서 상담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될 확률이 높으니 가능하면 최소 4차례에서 8차례 정도는 한 명의 상담사와 꾸준히 상담을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오랫동안 공부하고 수련해온 중심이론이 바로 인지행동치료, 그 중에서도 수용전념치료(ACT)입니다. 언제든 용기내어 손을 내밀어 보세요. 제가 그 자리에서 마카님의 손을 잡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