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요
중학생 때부터 대학졸업을 한 지금의 약 10년 넘는 시간동안 지독하게 가족끼리 싸웠어요 화목하지 않은 가족은 아니지만 싸움의 빈도가 너무 잦았고 말다툼의 끝이 좋지 않았어요 서로에게 지쳐 얼굴을 붉히며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다음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마음 속 짐은 그대로인데 말이죠.. 우리가족은 싸울 때 당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기억도 안나는 몇년전 일까지 들고와 싸우는 나쁜 습관이 있어요 어릴 땐 기억도 안나는 이야기라 당황스러웠는데 어느새 저도 질세라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구요.. 예전엔 그래서 늘 다음을 위해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과 개요를 기억하려했어요 그리고 싸울 때 똑같이 써먹었죠.. 근데 요즘은 이상하게도 싸움이 일어나면 몇년전 일뿐만 아니라 당장의 일, 지금 내가 왜 싸우고 있는지조차 까먹어요 사실 까먹는다는 표현보단 그냥 내 자아가 둘로 나뉜 것 같아요 하나는 나에게 기억을 해내라 하는 것 같고 다른 하나는 방금의 사건도 기억나지 않도록 아예 지우개로 지워버리는 기분이에요 결국엔 내가 왜 싸우는지 생각하려는 행위 자체가 너무 머리가 아파요 머리가 닫힌 기분이에요 지우개로 싹 다 지워진 기분이 요즘 매일 느껴져요 우울하고 눈물도 많아지고 마음도 아파요 기억이 왜 안나게끔 스스로 노력 아닌 노력을 하는걸까요? 기억하고 싶은데 기억하기 싫은 기분이에요